기꺼이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

시간을 내어준다는 의미

커리어 코칭을 할 때면 참 보람이 있었던 적이 많았다.

미처 보지 못한 부분을 세심하게 발견하고 질문을 할 때, 상대방의 고마워하는 목소리에서 내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단 것을 발견할 때면 오히려 내가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비록 한 번도 만나지 않았던 사람이더라도 도움을 줄 수 있었던 커리어 코칭은 나에게 보람 있는 일이었다. 간절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가치를 주는 의미 있는 일 같았다.

그런데 막상 나 스스로의 커리어 고민을 마주하게 되니 안갯속을 헤매는 것처럼 시야가 흐릿해 지는 것 같았다. 새로운 제안으로 인해 2번의 미팅 이후에도 아직도 4번의 면접이 남은 터라 여전히 결론은 나지 않고 현재 진행 중인 상태이다. 처음엔 혼란스러움이 섞인 불안한 마음이었는데 앞으로 거쳐야 할 단계들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진다. 아직은 당장 빠르게 결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느끼게 된 점이 정말 많다. 스카우트 제의로 인해 겪는 이 경험 자체야말로 하나의 배우는 과정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 모르는 분야의 새로운 도전을 두고 바라보게 되는 나의 솔직한 마음, 커리어에 있어서 중요한 가치에 대한 재정의, 불안을 마주할 때 수동적보다는 능동적인 솔루션 위주로 생각하는 훈련이라는 내면의 공부도 있었지만, 가장 나를 감동하게 만든 건 바로 주변 지인의 선한 마음과 그분들이 투자해준 소중한 시간, 그리고 일면식도 없지만 기꺼이 지인의 소개를 통해 조언을 해주는 사람들의 도움이었다.

일분일초가 소중한 워킹맘으로서 시간낭비는 제일 피하고 싶은 것 중 하나다. 요즘처럼 바쁜 하루하루를 사는 사람들에게 "시간"이란 소중한 자원이다. 어쩌면 돈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시간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누군가의 고민에 대해 들어주고 함께 생각해준다는 것 자체가 상대방을 얼마나 진심으로 생각하는지에 대한 표현일지도 모른다. 새로운 분야에 대해 잘 아는 사람도 있었지만, 설령 모른다고 하더라도 내 일처럼 함께 고민해주고 공감해주고 질문해주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찐한" 우정을 전했던 지인에게 진심으로 고마웠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참 중요한다는 교훈을 계속 느끼는 중이다. 금융계에서 있다가 스타트업으로 새로운 도전을 한 싱가포르 친구도 소개받았는데, 이 분은 멘토님께서 소개해주신 분이었다. 마치 본인의 일처럼 여러 가지 장단점을 짚어주는데,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알려줘서 참 고마웠다. 한 번도 만나지 않았던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도움이 되어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이번 커리어 선택과는 별개로 훗날 나도 고민이 있는 누군가에게 기꺼이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혼자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존재라고 한다. 고민에 대한 결과가 어떻든 간에 나에게 소중한 시간을 내어준 고마운 분들에게 반드시 감사함을 표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