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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리어 아티스트 Jan 02. 2022

아이들의 놀이터로 변신한 공항

평범한 일상을 여행처럼

새해 첫날인 어제 토요일. 아이들과 어떻게 새해 첫날을 신나게 보내볼까 하다가 공항으로 가보기로 했다.


여행 가는 것도 아닌데 공항으로 향했던 이유는 바로 공룡 테마로 된 아이들 놀이터 Dino Carnival 이 곧 마지막 날이라고 해서였다. 안 그래도 좁은 싱가포르인데 코로나로 인해서 웬만한 관광지나 놀이시설엔 사람들로 북적이던 터라 그냥 집에서 있을까 했지만, 집에서 지루해하는 아이들을 보고 있자니 어딘가로 나가서 뛰어놀게 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밖에는 새해 첫날부터 비가 내리고 있었고 실내 공간을 물색하던 중 의외로 공항을 찾았던 것이었다. 행사의 거의 마지막 날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보단 많지 않아서 한산했다.


가장 최근에 지어진 터미널 4는 평소 같았으면 티켓팅 하던 공간들이 문을 닫고, 다이노 카니발이라는 행사로 공룡 테마로 된 모래놀이, 트램펄린, 볼풀, 낚시놀이, 소소한 테마 게임들이 있었다. 임시로 셋업 된 거라 엄청나게 대단한 스케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어린아이들의 흥미를 사로잡기에 괜찮았다. 여행가방을 들고 설레는 마음으로 분주하게 돌아다니는 사람들로 가득했던 최신식 공항이 아이들 놀이터가 되다니 기분이 묘했다. 코로나로 인해서 정말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임시 셋업 된 것이기에 지금 아니면 언제 또 이렇게 공항에 아이들 데리고 놀러(?) 방문해볼까란 생각도 들면서, 코로나가 끝나서 여행으로 공항에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새로움에 대한 호기심이 강한지라, 뭔가 예전에 없었던 시설이나 이벤트, 특히 아이들을 위한 것이 있으면 시도해보는 편이다. 원래는 아이들과 여행을 더 자주 가고 싶었는데 코로나 시국인지라 여행 대신해볼 수 있는 것을 찾아보는데 더 적극적이 된 것 같다. 한국이라면 지방으로 국내여행도 다닐 수 있을 텐데, 도시국가인 싱가포르는 좁은지라 갈 수 있는 곳이 한정적이다. 하지만 답답하다고 불평만 하고 있으면 아무것도 바뀌는 것은 없으니, 지금 시도해볼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지, 새로운 것들을 좀 더 적극적으로 찾아보는 것이 어느새 습관이 되었다. 공항 방문 이후에는 집 근처 새로운 쇼핑몰에서 맛있는 음식점을 발견했다. 항상 같은 곳을 가는 것이 지루한데 이렇게 가끔씩 새로운 곳을 방문할 때마다 싱가포르 내에서도 여행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새해 첫날, 아이들을 데리고 한 하루짜리 싱가포르 여행, 시간을 알차게 쓴 것 같아서 뿌듯했다. 무엇보다 공항을 놀이터로서 활용한 아이디어가 신선한 것 같았다. 가장 최근에 완공된 터미널인지라 시설도 너무 깨끗하고 쾌적한 공간인데 텅 빈 곳으로 영원히 비워두기보단 임시로라도 새로운 이벤트를 셋업 하고,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공간 활용을 하는 것도 현명하단 생각이 들었다. 놀이 중간중간에 통유리창으로 보이는 비행기들을 보면서 마치 여행을 앞둔 것 같고, 색다른 느낌이었다. 오랜만에 외출로 아이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흐뭇했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 또다시 바빠질 텐데 그전에 아이들과 최대한 즐거운 시간을 많이 보낼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다. 평범한 일상을 여행처럼, 매너리즘 대신 새로운 호기심으로 채울 수 있는 새해를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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