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직장의 추억
예전 직장 홈페이지에서 크립토, 메타버스란 단어를 발견하니 반갑기도 하고 세상이 점점 변해가는 것을 느낀다. JP Morgan, HSBC과 같은 대형은행들이 최근에 메타버스 소식을 발표할 때는 그냥 그런가 보다 했는데 내가 예전에 일했던 직장이었던 골드만삭스의 소식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
골드만은 처음부터 끝까지 치열한 문화였긴 했지만, 세계적인 투자 은행답게 업계에서 항상 선두를 달리는 곳이었고, 똑똑하면서 재능이 많았던 동료들 사이에서 자극도 받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개인 (I) 보다는 팀 (We) 플레이를 중요시하던 곳이고, 퇴사한 이후엔 그냥 끝이 아니라, alumni 소식들을 정기적으로 보내주면서 출신 동료들을 챙겨준다. 점심시간에는 시니어 매니지먼트와의 브라운 백 세션도 자주 있고, 이제까지 다녔던 회사 중에서도 유난히 인재를 중요시한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예전 동료들은 다들 잘 지내고 있을까. 함께 야근하고 회의하느라 바쁘게 지냈던 시간들이 문득 그리워졌다.
그나저나 전혀 움직이지 않을 줄 알았던 전통 금융계가 요즘 들어 점점 디지털화를 선언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세상의 흐름에 빠르게 적응하는 것이 앞으로 더욱 중요해지겠단 생각이 들었다. 금융과 테크 간의 경계가 이제는 흐릿해져 가는 것 같다. 말로만 끝나지 않고 조금씩 움직이는 전통 업계의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의 세상의 변화가 기대되기도 한다.
변화의 흐름에서 중심을 잘 잡고 배워가야 할, 그리고 배우고 싶은 콘텐츠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는데 배움의 속도가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는 것 같다. 똑똑한 친구들이 점점 이쪽 분야로 많이 진출하는 것 같다. 핀테크에서 일하고 있는 싱가포르 친구는 어젯밤을 꼴딱 샜다고 했다. 블록체인 기술 관련해서 등록한 코스가 있다는데 정말 열심히 공부하는 것 같다. 나는 수업은 듣고 있지 않지만 집에 사놓고 쌓아둔 책이라도 먼저 읽어봐야할텐데, 자꾸만 새벽엔 눈이 감긴다-.- 얼른 커피를 더 끓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