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한다는 믿음
요즘 커리어에 대한 생각이 많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용기도 좋았고, 전혀 경험해보지 못했던 세계에 대해 배워가는 것도 좋은데 일을 하다 보면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하기 때문이다. 예전보다 몇 배나 빠른 터보 엔진을 단 것만 같은 업계의 속도를 피부로 느끼면서 종종 멀미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매일매일 항상 뭔가 새로운 일이 일어나는 곳에서 다이내믹한 분위기가 좋은 거라고 생각하다가도 어딜 가든 장단점이 있듯, 그에 비해 안정성과는 꽤 거리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급변하는 시장 상황, 그리고 함께 일하던 동료들의 결정들과 같은 주변의 변화들을 발견하게 되면서 과연 6개월 전 나였다면 같은 선택을 했을까라고 질문을 던져보았다.
선택을 하기 전 굉장히 신중하게 경우의 수를 생각해보았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 같은 질문을 해도 나의 대답은 여전히 예스였다. 그때 도전하기로 결정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새로운 세계를 지금 와서 알게 된 것이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아무리 불안정한 시장이라고 하더라도 더 배우고 싶고 호기심이 생기는 건 변함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일 매력적인 사실은 바로 이 시장의 전문가를 찾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금융분야를 잘 알면서 이 세계를 동시에 잘 아는 사람은 더더욱 드물다.
희소성이 곧 차별화를 만들고, 그런 작은 차이들이 차곡차곡 쌓였을 때는 결국 나의 자신감이 된다는 사실은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알았던 사실이다. 처음에는 어렴풋이 짐작했지만 경력이 쌓일수록 더 강하게 느낀다. 나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바로 남들이 잘 못하는 것을 얼마나 잘하는지, 대체 불가능한 스킬 플러스 “나다움”이란 것을 말이다.
멀미가 날 것만 같은 불확실성을 경험 중이지만, 미리 겁먹지 않기로, 도망가지 않기로 결심했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은 그저 흐르는 대로 두기로, 대신 지금 배울 수 있는 것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배워서 지식으로 남기기로 말이다. 시간이 흐른 후에도 미련이나 후회가 남지 않도록 미래를 미리 무서워하지 말고 지금 현재에 충실하기로 마음을 다독여본다. 뻔한 결론을 알고 커리어 계획을 세우는 것은 재미가 없다. 불확실한 미래에 기꺼이 모험하기로 결심했을 때, 예측불가능한 재미있는 일들이 일어나기 마련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