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 시작되었다
벌써 9월이 다가왔다. 회사일은 여전히 바쁘고, 매일 새로운 뉴스와 지식들 속을 허우적대는 기분이 든다.
수없이 많은 회의들을 참석했지만 한번도 같은 내용이 나온적이 없었다. 어젠 유명 컨설팅 회사와의 미팅이었는데 질문의 농도가 다른 회의때보다 유난히도 깊고 어려웠다. 처음 접해보는 단어들의 나열이 시작되는 순간 머릿속이 엉키면서 식은땀이 흐르는 것 같았지만 함께 참석하셨던 상사께서는 너무나 자연스럽고 익숙하게 세련된 답변을 무리없이 꺼내놓으셨다. 나였다면 과연 이런 질문을 어떻게 답변했을까라고 생각해보니 구조가 확실히 그려지지 않았다.
회의록을 정리하면서 그동안 다뤄보지 않았던 주제에 대한 새폴더를 하나 열었다. 그리고 공부를 시작했다. 관련 부서 동료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리서치를 통해서 이런저런 자료들을 다운받아서 읽어보니 그동안 내가 관심있게 들춰보지 않았던 내용들이었다. 이 정도면 그래도 많이 익숙해졌을 법도 하지 않을까 하다가도 어김없이 이런 회의를 참여하고 나면 자기반성의 시간이 다가온다. 모르는 내용이 나오면 계속해서 공부 하게 될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새로운 내용이 파도파도 또 나오는 컨텐츠의 바다 속에서 가끔 우주의 수많은 먼지들 마냥 둥둥 떠다니는 듯, 먹먹해지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더 많이 배우고 싶다는 의욕과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좌절감 사이에서 좌충우돌 치이는 중이다. 힘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하고 싶다는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이 분야가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다. 대충해서 쉽게 때울 수 있는 지식이 아니라 매일 업그레이드 해야하고 계속해서 알아가야한다. "하루도 같은 날이 없이, 매일 매일 새로운 배움이 지속되는 것"은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일터의 조건 중 하나였다. 여러가지 장단점이 있지만, 적어도 매일 더 나아지고 싶다는 자극은 확실히 있는 것 같다. 경력이 10년이 넘어가면 하던 일이 손에 익어서 해오던 틀에서 굳이 벗어날 필요가 없고 안주하게 되기 마련인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몇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수습기간 중인 신입의 마음으로 일하게 되는 듯 하다.
회사는 커리어 플랫폼이지, 커리어의 목표가 될 수 없다. 회사라는 무대에서 나는 어떤 역할을 해내갈 수 있는지 브랜딩에 대해 고민해가는 나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일을 하는 와중에 배워가는 지식들이 언젠간 나에게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기에 일분일초도 허투로 보내고 싶지 않다. 어려운 미팅들에 참석할때면 좌절감이 몰려오기도, 망망대해에서 표류하는 듯한 느낌이 들다가도, 이렇게 드넓은 바다에 거침없이 풍덩 뛰어들었던 스스로의 용기를 칭찬해 주고 싶기도 하다. 덕분에 공부할 수 있고 어제보단 조금 더 나아지는 계기가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