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해내는 성실함의 아름다움
책에도 다루긴 했지만 나는 예전에 새벽원서 읽기 모임을 리드해 본 적이 있다.
집에 있는 수많은 원서들을 장식용이 아닌, 본격적으로 읽고 소화하는 것이 간절했는데
혼자 하면 아마 또 흐지부지될 것이 뻔하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함께할 분들을 모집했었고,
사실은 한 명만 조인하셔도 일단 시작하자란 생각이었는데
감사하게도 한국 그리고 싱가포르에서부터 참여하시는 분들과 함께 하게 되었다.
고민 끝에 선택한 첫 번째 책은 전 Facebook COO였던 쉐릴 샌드버그의 <Lean In>이었다.
새벽에 졸린 눈을 비비며 돌아가면서 한 단락씩 읽어 내려가면서도
커리어우먼으로서 솔직하게 써 내려간 저자의 이야기에 매료되었다.
언젠간 나도 저렇게 멋진 이야기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란 생각이 들었었다.
아마도 지금의 책을 쓰게 된 바탕엔 이때의 경험이 어느 정도 영감을 준 듯도 싶다.
그렇게 원서모임을 하면서 결국 마지막 페이지까지 끝까지 다 읽을 수 있었다.
마지막 장을 넘기는 순간을 아직도 기억한다. 드디어 원서를 한 권 다 읽게 되다니 굉장히 뿌듯했다.
다음 책도 계속해서 하고 싶었지만 당시 미국 지사와의 새벽 콘퍼런스 콜이 생기면서
아쉬운 마음을 안고 어쩔 수 없이 원서 모임에서 나와야 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멤버분들께서 아직까지도 계속해서 모임을 이어가고 계시고
시간의 흐름이 쌓이는 동안, 벌써 여러 권의 원서를 완독 하셨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새벽원서 읽기 모임 참여하신 분들은 다들 알고 보니
이미 영어를 정말 잘하는 분들, 소위 능력자들의 모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를 시작하는 보석 같은 시간인 새벽을
어제보다 조금 나아진 오늘을 위한 성장에 꾸준히 투자하고 계신 멋진 분들이었다.
안그래도 영어를 잘하시는 분들인데 그동안 완독한 원서가 어느덧 10권이 넘었다니 다들 대단하신 것 같다.
외국어를 잘하는 사람들일수록 성실함과 끈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너무나 잘 알 것이다.
눈에 띄는 결과가 보이지 않아도 좌절하지 않고 꾸준히 시간을 저금하듯 쌓아가는 동안의 내공과
당장은 초보라고 느껴지더라도 어느 날 문득 돌이켜보니 부쩍 성장한 실력을 발견했을 때의 짜릿함을 말이다.
아직도 원서 읽기 모임을 지속하고 계시는 북클럽 분들의 꾸준함이 자랑스럽단 생각이 들었다.
이미 너무 잘하고 계심에도 불구하고 꾸준하게 성장을 쌓아가고 계신 분들이 정말 멋진 것 같다.
시작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꾸준히 지속하는 건 결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시작할 당시의 열정적인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려운 일이다.
중간에 많은 방해와 타협의 유혹을 뿌리치고 묵묵하게 오늘의 할일에 집중하며
나와의 약속을 지켜내는 건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모두가 잠든 새벽에 더 자고싶은 마음을 내려놓고, 영어책을 펼치는 북클럽 멤버들이 대단한 이유이다.
생각해보니 이건 다이어트에도 적용되는 이야기 같기도...^^;;
나는 과연 지금 어느 분야에 꾸준함이란 시간을 쌓아가고 있는지 문득 궁금해지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