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어서 해낼 수 있습니다
지난주에 출간이 되었지만 솔직히 아직도 작가가 되었다는 실감이 나질 않는다.
한국이 아니기 때문에 아직도 실물로 책을 받아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모니터에 뜬 책 표지 사진으론 뭔가 가상세계에 있는 듯하고,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이 익숙한 나는 직접 페이지를 넘기고 실제로 만질 수 있는 책을 받아보길 손꼽아 기다리는 중이다. 지금쯤이면 서점에 놓여있을지도 모를 내 책의 모습도 아직 실제로는 보지 못해서 궁금하다. 마음 같아선 얼른 한국에 가고 싶지만 이사를 앞두고 있기에 바로 갈 수 없는 게 아쉽다.
책을 쓰는 내내 계속해서 마음 한구석에서 든 생각이 하나 있다. 자기 계발서에서 가끔 볼 수 있는, 성공한 사람들의 자기 자랑글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었다. 처음부터 화려하게, 완벽하게, 혹은 훌륭하게 했던 도전들은 이제까지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성공보다는 성장, 그것도 아주 작지만 꾸준한 성장을 지향하는 나는, 대단한 성공인과는 거리가 있다고 늘 생각해 왔기에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초고를 쓰고 나서 너무 스스로를 낮춘 것 같으니, 조금 더 자신감 있는 문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피드백을 받기도 했다.
작가로서 제일 궁금했던 건, 문장 사이사이에 녹인 나의 생각들이 과연 독자들에게 무사히 전달이 되었을까란 물음표였다. 그러던 중 나의 책을 읽는 분의 서평을 우연히 발견했다. 처음으로 읽어보는 서평이라선지 읽는 내내 굉장히 떨렸다. 원고를 쓰는 것보다 더 긴장되었던 것 같다. 인터넷에 올리는 브런치나 블로그 포스팅에 달리는 댓글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한편이 아닌 여러 편의 글에 담긴 생각들이 엮인 책의 묵직한 무게만큼이나, 한 권을 다 읽는 것은 독자로서도 적지 않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간절함이 있었다. 그리고 서평을 읽어보니 감사하게도 따뜻한 독자분의 글에서 나의 그런 마음이 조금이라도 전달된 거 같아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의 도전들은 스스로의 의지뿐만이 아니라 주변의 감사한 분들 덕분이 큰 것 같다. 출간 당시엔 실감이 되지 않다가 책을 직접 서점에서 봤다는, 그리고 읽어보았다는 고마운 분들의 메시지를 받아보았다. 초보작가인지라 북토크에 대한 로망이 있었는데 해외에 있어서 아무래도 어렵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주변의 고마운 분들의 격려와 응원 그리고 배려 덕분에 싱가포르에서 오프라인으로 북토크를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음 달 예정된 한국일정은 비록 출장이지만 주말이든 시간을 내어서 여력이 된다면 작은 규모로라도 독자들과 하는 소소한 커피수다의 시간도 만들어보고 싶다. 거창하거나 화려하지 않아도, 소박하지만 잔잔한 분위기로 소중한 분들께 도움이 될만한, 선물 같은 시간을 기획해보고 싶은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