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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리어 아티스트 Aug 09. 2023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용기

변화가 많은 8월

"다시 초기화 하시겠습니까?"


회사 랩톱에 뜬 메세지를 보고 Yes를 누르면서

지난 1년 반동안 열심히 만들어온 자료들이 한꺼번에 날라가는 것에 허무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수많은 파일들 너머에 동료들과 함께 쌓은 추억들과 기억들은

영원히 삭제되지 않을꺼니까 괜찮은거라고,

여태까지 해오던 것을 내려놓고 다시 리셋하는 상황에서 허무함이나 아까움보다는

묵은 것을 비워내야만 비로소 다시 새로운 것으로 채워 넣을 수 있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그렇게 랩톱을 반납하고 마지막 출근을 마무리했다.


8월에 접어들면서 많은 변화들을 앞두고 있다.  

출간을 했고, 퇴사를 했고, 내일모레면 이사를 한다.


열심히 뛰어오던 상반기를 마무리하고 돌이켜보면서 정리 정돈하는 듯하다.

몇 달 전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많은 변화들이 한꺼번에 몰려오다 보니, 정신이 하나도 없지만

고여있거나 정체되어있지 않고 한 걸음씩 나아가는 지금 이 순간이 나중엔 어떻게 기억될지 궁금하기도 하다.


새로운 곳에서 다시 시작하는 리스타트를 앞둔 마음은 예전에는 설레는 쪽에 가까웠다.

하지만 지금은 사실 두려움이 조금 더 앞선다. 새로운 집에서 모기지의 압박은 잘 견뎌낼 수 있을지,

커리어는 앞으로 다양한 선택지들 가운데 어떤 결정을 하게 될지, 출간 후 첫 북토크는 잘 해낼 수 있을지 등등.


오랜 시간 동안 해외생활을 하면서 "안정감"보다는 "불안정한" 삶에 더 익숙해진 것 같다.

월세 계약이 끝나면 다른 곳으로 언제든 이사 갈 수 있고,

이직이 잦은 분위기로 인해 직장도 언제든 바뀔 수 있는 상황이

이젠 낯설기보다는 삶의 일부로서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단계가 된 것 같다.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으면 정신을 못 차리다가도

훗날 돌이켜보면, 그때 그 일을 겪어서 다행이었다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새로운 업종으로 오지 않았다면 예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기회들을 마주하지 못했을 것이고,

코로나 시절, 락다운이라는 갑갑한 상황 속에서도 출간이라는 꿈을 향해 열심히 원고를 쓰던

그때의 내가 없었다면 지금의 상황도 없었을 테니까.


완벽함보다는 헐렁함이 더 잘 어울리는 나이긴 하지만,

이제까지 수많은 변화들을 겪어오면서 단단해진 나를 믿으려고 한다.

옳고 그른 선택이란 없다. 그 선택을 좋은 결정으로 만들어가는 건 "나"에게 달려있다는 사실을 그동안의 경험들로 배웠기 때문에, 지금 앞두고 있는 또 다른 변화들도 담담하게 하나씩 해결해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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