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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리어 아티스트 Aug 26. 2023

싱가포르 북토크 그리고 그 후

이번 도전에 내가 배운 한 가지

일주일 전 싱가포르에서 첫 북토크를 했다.


북토크의 감동이 사라지기 전에 얼른 후기를 올리고 싶었으나 이번 주에 새로운 직장으로 출근했던 터라 이제야 정신을 차리고 글을 써본다. 무명의 초보작가에 불과한 내가 북토크를 하면 과연 신청할 분들이 있을까, 그것도 한국이 아닌 싱가포르라는 해외에서? 긴가민가 했었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모집인원을 꽉 채우게 되었고, 굉장히 설레는 마음으로 북토크 시간을 준비하게 되었다.


처음으로 시작한 북토크의 제목은 <당신이어서 해낼 수 있는 커리어 디자인>이었다.

#커리어라는 키워드는 싱가포르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나에게 동기부여를 준 단어였다.

첫 인턴생활, 첫 직장의 시작을 하면서 싱가포르 생활을 시작했으니까, 그만큼 커리어는 나에게 삶의 터전을 한국에서 외국으로 바꾼 이유이자, 계속해서 성장하고 싶은 이유이기도 했다.


사회초년생에는 회사 브랜드의 개념이었는데, 중심축이 점점 "나다움"으로 이동해 갔다.

회사원이라는 정체성 외에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들을 중심으로 조금씩 도전해 간 이야기를 슬라이드에 담아보았다. 비록 대단한 성공을 이룬 건 아니지만, 계속해서 현재진행형으로 일벌이기를 해나가는 나의 스토리를 공유해보고 싶었다. 두려움이나 불안감에 머뭇거리던 예전의 나에게, 나이기 때문에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따뜻하게 격려를 전해주고 싶었는데, 10년 전 나에게 하고 싶은 응원의 마음을 독자들에게도 전달하고 싶었다.


북토크 슬라이드 중, 싱가포르 생활 초창기에 고군분투하면서 외국인노동자로 고생하던 시절 사진들을 한 군데 모아본 흑역사 시리즈가 있었다. 셋방살이 시절에 부엌을 쓸 수 없어서 방 안에서 대충 끼니를 때우던 사진, 릴레이 미팅에 뛰어다니느라 스타킹에 빵구가 나고 발이 퉁퉁부은 사진, 늦은 시간까지 시험공부하다가 찍은 사진 등등 어찌 보면 좀 구질구질해 보이고 서글픈 시절이었는데 그래도 그런 순간들을 사진으로 담아두어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없었으면 지금의 내 모습도 없었을 테니 말이다. 구글포토 클라우드 덕분에 옛날 사진을 찍었던 당시 느낌들이 새록새록 생각났다. 지금 현재의 순간들이 힘들더라도 글이나 사진으로 남겨둔다면, 훗날 돌이켜봤을 때 지금처럼 다시 한번 기록의 중요성을 느낄 것 같다.


20대의 키워드가 #커리어였다면 30대는 #나다움 그리고 이제 다가오는 40대의 키워드는 #사람들 일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삽질이라고 부르는 도전들을 거듭하면서 나 스스로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바로 주변"사람들"이었다. 사실 책 쓰기에 도전했을 때도 혼자서 했을 때 몇 번 해보다가 잘 안돼서 포기하려던 순간이 분명 있었다. 그때마다 나를 일으켜준 건 바로 옆에서 응원해 준 글쓰기 모임분들이었다. 이번 북토크를 진행하게 된 것도 장소협찬을 해주신 선생님이 계셨고, 진행을 도와주신 분들, 그리고 참석신청을 해주신 독자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기 때문이다. 너무너무 고마운 분들이다.


무모할 수도, 혹은 용감하게도 느껴질 이런저런 일에 도전하면서 프로젝트를 성공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했지만, 그 과정에서 알게 된 소중한 인연들은 도전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매 도전을 하고 나면 리뷰를 하곤 하는데, 이번 북토크를 통해 배운 사실은 바로 주변 사람들에게 더욱 감사하고 베푸는 내가 되어야겠단 깨달음이었다. 도전 자체보다는, 그 모든 도전의 순간을 거치면서 알게 된 분들 덕분에 조금씩 더욱 성장해 나갈 수 있었으니까.


북토크를 했던 일주일 전의 감동은 이직을 하고 난 첫 주, 잔뜩 긴장한 나에게 정말 큰 힘이 되었던 것 같다.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지금도 충분히 잘 해낼 수 있다는 토닥임과 응원을 그날 함께한 사람들을 통해 받았으니까 말이다. 와주시는 분들이 너무 고마운 마음에 책과 함께 뭔가 의미있는 선물을 준비해보고 싶었다. 매번 도전을 할때마다 곁을 지켜준 나의 사랑 커피, 그리고 글을 쓸때마다 함께한 펜이라는 아이템이 생각났다. 그래서 카푸치노 그리고 "영원한 가능성"이라는 문구를 새겨 넣은 펜을 준비했다. 조만간 한국에 출장을 갈 것 같은데, 기회가 된다면 싱가포르에서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소중한 독자분들과 이야기를 하는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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