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워킹맘을 보면서 느끼는 점
해외생활을 하다 보면 같은 또래라고 하더라도 소득 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를 보게 된다. 같은 샐러리맨이라고 하더라도 업종별로 그리고 회사별로 월급이 천차만별이다.
예전에 근처에 사는 친구들과 차를 마시다가 주재원과 현지 채용에 대한 토픽이 나왔다. 남편이 주재원으로 이곳에 나온 가족들은 집값과 학비가 함께 지원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학비가 비싼 국제학교도 보내고 집도 고급 콘도에 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주재원 남편이 있는 가족을 또래 엄마들은 부러워했었다. 생활비가 비싼 싱가포르에서 알뜰살뜰 아껴가며 빠듯하게 사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봤을 때 주재원과 로컬 채용의 개념은 한국 기업이랑 일본 기업에서 많은 듯하다. 미국이나 유럽계도 expat package라고 있긴 하지만 그마저도 요즘엔 거의 안 해주는 편이고 대부분 해당 지역에서 채용되는 경우가 많아 주재원이란 개념은 찾아보기 힘들다.
요즘 주변에서 코로나로 인해 무급이 되거나 실직된 사람들도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더 높은 연봉으로 이직하는 사람들도 몇몇 보인다. 내가 부러운 건 남편이 주재원인 가족보다 남편 말고 본인의 커리어로 현지 채용이더라도 더 좋은 조건으로 이직하는 워킹맘이었다. 나와는 다른 업종이고 경력도 다른 경우라서 1대 1 비교가 불가능하지만 엄마임에도 오롯이 본인의 커리어 관리를 잘해서 더 좋은 조건으로 이직하는 것이 부러웠다. 나도 역시 나름대로 열심히 시간을 쪼개가면서 자기 계발하고 커리어 관리를 잘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주변에서 워낙 잘 나가는 분들이 많아서 그분들을 보면 솔직히 가끔 상대적으로 스스로가 초라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비교란 상대적이다.
세상엔 나보다 훨씬 잘난 사람들도 많지만 , 지금의 내 모습을 부러워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보다 잘난 사람들만 보면서 자존감을 갉아먹기보다는 어제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것도 역시 안다. 근데 주변에 자극되는 소식들을 들으면 열심히 살려고 하는 나의 노력들이 어딘지 모르게 많이 부족하다고 느껴져서 순간적으로 의욕이 떨어질 때가 있다.
주재원은 몇 년이라는 기한이 있어서 끝나고 나면 결국 본사나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하는 것이기에, 그렇게 많이 부럽진 않다. 사실 제일 대단한 건 회사에서 잘 나가는 거보다 본인의 브랜드로 사업하는 사람인데, 사업가는 회사원들과는 완전 다른 차원의 세계라서 대단하다고만 느껴지고 감히 비교까지는 생각이 닿지 않는다.
그러나, 비록 업종이 다르더라도 나랑 비슷한 커리어를 가진 워킹맘의 성공적인 커리어 스토리를 들으면 그때는 유난히 엄청 자극이 된다. 오늘따라 회사에서 더욱더 성장하고 싶다는 동기부여가 되면서 갑자기 나는 그동안 무엇을 해온 건가, 너무 느리게 미련하게 하고 있는 건 아닌가란 생각에 잠시 기분이 가라앉았다. 이미 내가 갖고 있는 것에 감사하고 집중해야 하는데, 요즘 유행한다는 해빙이라는 책을 한번 읽어볼까...
잘 나가는 슈퍼직장인 그리고 아이들에게 좋은 엄마 되기
이 두 가지의 토끼를 잡고 싶은 건 나의 욕심인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