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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리어가드너 May 22. 2024

나의 버닝(burning) 버튼이 눌리는 순간

진로에 대한 우문현답(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시리즈

습관이 되면 계속할 수 있고계속하면 잘할 수 있다!     


드라마나 책에선 앞으로의 일을 예감할 수 있는 복선이 있다. '98%의 실패'라는 통계치의 복선이 있지만 우리는 매년 새해가 되면 습관처럼 조금은 강박적으로 새해 목표와 계획을 세운다. 나에게도 작심삼일의 대명사인 독서, 운동, 식습관 등 루틴을 습관으로 만들고 싶은 열망과 징크스와 같은 번아웃을 환대하려는 의연함도 담고 있었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다른 사람은 못될망정 전보다 '좀 괜찮은 나'를 상상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하지만 번아웃도 찾아왔고,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말처럼 길들여진 습관은 고치기 힘들다. '작심 5월'은 작심삼일로 끝났던 계획이 있는지 중간 점검해야 할 때다. 작심삼일을 120번 해서라도 1년을 보내면 된다.      


나의 새해 결심이 작심삼일로 끝난 이유로 쉽게 식어버린 열망과 습관이 되지 못한 루틴, 번아웃을 예감하지 못한 무리한 계획을 말할 수 있다. 내적 동기, 호기심 등의 보상이 강력한 의지를 만드는 열망은 습관을 만드는 원동력이다. 전문가들은 습관을 우리 뇌가 일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라고도 말한다. 그만큼 습관은 뇌에 박힌 일상적 반복 패턴으로 좋든, 나쁘든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새로운 습관을 형성하는데 평균시간이 약 66일 걸린다는 영국 UCL(University College London) 실험 결과도 있다. 재능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노력을 거듭한 끝에 만들어진다는 말도 있다. 즉, 오랫동안 반복하기만 하면 습관이 되고 조금 더 잘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루틴은 이로운 습관 형성 및 새로운 목표 달성을 위해 각 개개인이 만들어낸 하나의 의식적 행위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으나 루틴이 계속 지속되면 어느 순간 습관으로 넘어가게 된다. 일상생활을 살아갈 때 하는 행동의 약 45%는 습관의 범위에서 이루어진다고 한다. 샤워를 할 때 머리부터 감는 것처럼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행동하는 것이 습관이다. 이처럼 편안함과 본능이 우선시 되는 습관에 반대되는 루틴을 평생 습관화시키기 위해 평생을 의식하고 의도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부정적인 의미의 징크스와 달리 루틴은 평생에 걸친 긍정적인 실천 과정이다.     


      

함부로 열심히 살지 마라      


"선생님, 저 또 안 됐어요. 그나마 있던 자존감까지 탈탈 털었는데... 그동안 제가 잘못 살아왔는지, 
  마치 쓸모없는 인간인 듯 왜 저만 안될까요?"
"저 사실 조금 번아웃이 온 거 같아요. 자소서 쓰기도 귀찮고, 채용공고도 별로 없고 좀 쉬고 싶어요. 
 그래도 되지 않을까요?"     


대한민국 직장인의 약 90%는 겪어봤다는 번아웃이라는 말은 과거 오래된 연차의 직장인들의 한정된 용어로만 인식되었다. 직장인들은 업무 현장에서 개인에게 요구되는 현실이 그들이 평소 갖고 있던 또는 보이는 직업적 이상과 많이 다를 때, 영혼 없이 기계처럼 일을 하다가 소진이 되는 번아웃을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지금은 구직 중인 취준생, 학생, 어린아이들까지 자조적으로 쓰는 말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앤 헬렌 피터슨의 [요즘 애들]에서는 번아웃상태의 이유를 단순히 일중독 문제만을 아닌 자아와 욕구로부터의 소외라고 말한다. 직장에서의 과도가 업무(일)에만 몰두하다 보면,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머지 것들마저도 잊게 되는 것이다.      

힘든 일임을 알면서도 때로는 개인이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기꺼이 그 길을 선택하고 그 일에서 보람을 느끼는 이들 또한 많이 있다. 많은 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 선생님, 그리고 사회 전반의 목소리를 내면화하여 스스로를 혹독하게 대하는 데 익숙하며, 정작 중요한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에는 귀 기울이지 않는다. 번아웃도 습관이다.      


여러 차례 번아웃을 경험한 누군가는 말한다. 첫 번째는 속수무책으로 당했고, 두 번째는 그냥 무조건 쉬었으며, 세 번째를 겪고 난 이후 '그냥 오늘을 살되 그 안에서 회복이 일어나야 된다'라는 걸 깨달았다고. 자신을 채찍질하던 손을 멈추고 자신을 지켜줄 무언가를 옆구에 하나씩 끼고 살아가면 좋다고 말한다.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     


과거 누구보다 더 완벽하고 멋지게 성공해 보겠다는 무모한 자만심만 컸던 시절. 조직에서의 승진과 그들의 기대에 맞추어 노력했던 책임감은 잦은 해외 출장과 반복된 야근, 개인의 삶 부재 등 결국 일벌레, 일중독자로 번아웃을 경험했었다. 그 후로도 몇 번씩, 가랑비에 옷 젖듯 찾아오는 번아웃을 지금도 경험하고 있다. 뇌와 몸이 기억고 있으며 지금도 긴장된 순간에 나타나는 설레는 징크스와도 같다.      


누구에게나 하나쯤은 있다는 징크스. 유난히 꿈자리가 뒤숭숭하거나 뭔가 잘 안 풀리는 그런 날, 컨디션도 안 좋고 왠지 기분이 묘하게 찜찜한 그런 날이 있다. 사람들이 징크스를 믿는 이유는 바로 건강, 행복, 사랑, 성공 등 자신에게 다가올 복에 관한 것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적으로 입증이 되지 않은 징크스임에도 불구하고 굳이 이에 반하는 행동을 하지 않으려 한다. 심리학 용어로 '자기 충족적 예언'이 있다. 뭐든지 일이 잘 될 거라고 기대하면 기대한 대로 잘 풀리고(피그말리온 효과), 영 운이 없는 날이라 여겨서 되는 일이 없을 거라고 예단한 그만큼 일이 안 풀리는 경우(스티그마 효과, 낙인 효과)를 가져온다는 믿음이다.      


누군가 일상에서 조금씩 때를 벗기듯 매일매일 번아웃을 돌봐야 한다고 한다. 번아웃이 올 때마다 스스로에 대한 혹사를 정당화했던 생각으로 자책하거나 '나만 유독'이라는 부정적 프레임에 절망할 필요도 없다.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의 문제로 예방하거나 극복할 수 있는 개념이 아니기에 무기력한 상태의 노력보다는 번아웃 이후의 자신의 모습, 기질, 특성을 살펴 조각을 모아두어야 한다. 그래서 살면서 번아웃은 언제든지 올 수 있다는 격한 설렘과 버리지 못하는 징크스를 함께 가지고 살아야 한다.          





많이 늦은 새해 인사로, 

저와 같이 '작심삼일 120회에 도전' 중이시거나 번아웃을 경험하고 있는 당신이 있다면, 

다시 버닝 버튼이 눌리는 그 순간을 위해 우리 서로 힘내시길 바란다. 

아직 못 받으신 복도 꼭! 다~ 챙겨 받으시는 한 해 보내시기 바란다.          


"나는 우리의 삶이 시합의 연속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매일 타석에 들어서고 새로운 기회를 맞이한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인생을 즐기고, 매 순간 최고의 실력을 발휘하기 위해 스스로와 경쟁을 벌인다. 나는 다만 순간에 존재하기를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제대로 통제할 수 있기를 그리고 최선을 다할 수 있기를 바란다. 승패를 떠나 뭔가를 배웠고 발전했다는 기분으로 경기장을 걸어 나올 수 있기를 소망한다."   - 뉴욕메츠 스포츠심리닥터 조너선 페이더의 [단단해지는 연습]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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