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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유니버스 언어의 A to Z

교사의 Lingo(언어)

by 커리어걸즈

학창시절 선생님을 부르는 단골 별명은 늘상 있다. 초등학교 5학년 담임 선생님은 ‘고질라쌤’이라고 불렸다. 선생님 이름에 ‘고’가 있다는 이유로 친구들과 ‘고질라’라는 억지스러운 별명을 붙였다.


고등학생의 시점에서 선생님은 학교를 유유히 다니는 백조와도 같은 존재였다. 시험 문제만 내면 되지 시험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되어서 내심 편해 보였다. 교사가 되고 나서야 우아한 백조의 물 밑 전투를 몸소 실감했다. 교사의 하루는 바쁘디 바쁘다. 밀려오는 부서, 담임, 교과 업무를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교사들 간의 lingo(언어)를 체득해야 한다. 교사의 세계에서 쓰이는 대표 용어를 예문과 함께 준비했다. 재미를 위해 예문만 보고 뜻을 맞춰봐도 좋다.


예문1

"장감님께 보고 드리고 오세요."

"님은 오늘 부재중이십니다. 님께 결재받으세요."


해설1

장: 교장

: 교감

장,감은 학교 관리자를 칭하는 명칭으로 ‘교장 선생님’, ‘교감 선생님’ 풀 네임으로 부르기 번거로워 한 단어로 짧게 쓴다. 신규 시절, ‘장감 장감’이라고 말하는 선배 교사들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장갑’으로 오해하기도 했다. 시간 단축을 위한 교사 세계의 Abbreviation(축약어)다.


예문2

"쌤! 확인 부탁해요~!"

"00쌤도 참조로 달아줘!"


해설2

: 쿨 메신저

참조: 메신저 내용과 관련 있는 선생님을 메신저에 추가하는 뜻이다. 업무 담당자가 애매할 경우 관련 있는 선생님을 참조로 단다.

쿨 메신저는 학교에서 쓰이는 메신저다. 교내 공지와 중요 문서도 쿨로 공유한다. 쿨 메신저는 신학기 주간인 3월에는 많으면 100개 적으면 20개 내외로 오간다. 쿨 메신저에 중요한 안내와 공지가 자주 오기 때문에 아무리 바빠도 쿨을 확인해야 한다. 신규 시절 쿨 메신저 확인 속도가 느려 전화가 종종 왔다. 메세지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네! 확인하겠습니다!"라고 대답해야 했던 신규 시절이 떠오른다. 쿨 메신저 알림을 켜놓으면 카카오톡 ‘까톡’처럼 펭귄이 얼음에 미끄러지는 듯한 ‘또독!’ 효과음이 연발한다. 수업 도중에 쿨 메신저가 연결되어 있으면 교육 영상 도중에 메신저 효과음이 연발하는 민망한 불상사도 발생힌다. 아이들에게 이 메신저를 ‘악마의 쿨메’라고 부른다. 이유는 생략한다.


예문3

"선생님, 00 교육 사업 문서 K에듀파인공람했습니다. 검토/결재/대결/신속 결재’ 부탁드립니다."

"선생님, 문서에 오류가 있어 회수 후 재작성 부탁드립니다."


해설3

K에듀파인: 학교 행·재정 업무가 이루어지는 포털

※ 학교에서 일어나는 모든 크고 작은 일을 열람할 수 있는 온라인 아카이브

검토: 업무 담당자가 K에듀파인에 문서를 기안(문서를 서버에 탑재하는 일)하면 결재라인에 해당하는 담당자가 문서를 검토해야 한다. 문서에 누락된 서류 및 잘못된 내용이 있는 검토하는 일을 한다.

결재: 검토 담당자가 문서를 넘기면 결재를 담당하는 교사가 문서를 최종 결재하고 K에듀파인 문서대장등록(교내 문서가 총집합된 교사 유니버스의 위키백과)에 탑재된다. 결재자도 검토자와 마찬가지로 문서를 다시 한번 확인한 후 최종 결재한다.

대결: 결재를 담당하는 담당자가 부재중일 경우 결재 전 검토에 해당하는 담당자가 대신 결재를 맡아 문서를 대결한다.

신속 결재: 문서 결재가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12월 31일에는 연도가 바뀌는 관계로 K에듀파인에 탑재된 문서가 모두 결재 완료되어야 한다. 이럴 경우 결재권자에게 신속하게 결재를 요하는 ‘신속 결재’를 올릴 수 있다.

회수: 문서 결재 진행 과정에서 오탈자, 누락된 서류 등 결재할 수 없는 사유가 발생할 경우 결재권자가 회수를 요청할 수 있다.


예문4

‘9월 말까지 결석계 제출 부탁드립니다’


해설4

결석계: 학생 결석 증빙 서류로, 질병, 독감, 여행 등 다양한 결석 사유가 있다. 결석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인정 결석: 학교장이 승인하는 사유로 결석할 수 있다. 여학생들의 경우 대표적으로 생리결석이 있다. 생리결석은 한 달에 한 번만 사용할 수 있다.

전염병 결석(인정결석): 코로나, 독감 등의 사유로 인정 결석을 받을 수 있다. 학교마다 인정되는 일수와 조건이 다르다.

교외체험학습(인정결석): 국내외 여행으로 인한 결석으로 인정 결석을 받을 수 있다. 사용 가능한 시기는 학교마다 다르다.

질병 결석: 감기 등의 사유로 등교가 어려울 경우 결석할 수 있다. 인정되는 사유는 아니고, 질병 결석으로 처리된다.

무단 결석: 어떠한 사유 없이 결석할 경우 무단 결석으로 처리된다. 고3에서 자주 나타나는 결석 형태다.


예문5

"저희 반에 금쪽이가 너무 많아요…"

"‘아니 00쌤네 반에 관심군이 10명이나 나왔잖아!"


해설5

금쪽이: 정서적으로 케어가 필요한 학생. ‘슈퍼 금쪽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관심군: 3-4월에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 대상으로 정서행동관심 조사를 실시한다. 관심군에 속한 학생들은 검사에서 불안 및 정서적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온 학생들로 지도에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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