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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동현 팀장 Jan 25. 2023

인성면접의 비밀, 공항 테스트(Airport Test)

인성 면접



'인성' 이라는 주제는 면접에서 빠질 수도 없고, 빠져서도 안되는 주제입니다. 


왜냐하면 제가 다른 칼럼에서도 지나치게 많이 강조했듯이, 결국 기업이라는 조직은, 나 혼자만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다른 사람들이 함께 협업을 해서 더 나은 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집단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성 면접을 위해서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이죠.



• 본인 소개 좀 부탁드릴게요.
• 이 분야는 왜 지원하신 것인가요?
• 본인의 장단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 인생의 목표가 무엇인가요?
•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이 무엇인가요?
• 가장 인상깊게 읽은 책이 있나요?
• 팀워크를 발휘했던 경험을 소개해주세요.
• 갈등은 어떻게 해소하시나요?
• 관심있는 사회 문제는 어떤 것인가요?



저와 대화를 하는 분들 중, 가끔 이런 질문을 도저히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 하는 분들도 있지만, 당신이 신입이라면, 직무역량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인성' 적인 질문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합니다.


제가 하드 스킬(hard skills)이 아니라 소프트 스킬(soft skills)을 많이 강조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직무역량=스펙이라고 해석해버리는데, 직무역량은 하드 스킬뿐만 아니라 '인성'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소프트 스킬도 있습니다. 이 사실을 모르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저는 소프트 스킬을 하드 스킬보다 많이 강조하는 편입니다.


그동안 해왔던 말들을, 너무 똑같이 반복하고 있죠? �


늘 그렇듯이, 여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오늘의 주제가 바로, '인성 면접' 이기 때문이죠. 저는 오늘 이 인성 면접을 면접관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설명해보려고 합니다.


사실, 오늘 소개하려는 '이 기법'은 우리나라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기술이라 한동안 작성하는 것을 망설였지만... 조그만 기업에서 직원을 뽑는 위치에 계시는 어떤 분으로부터, 저희 커리어너스의 글들을 보고 면접 스킬이 늘어났다는, 그래서 고맙다는 피드백을 얼마전에 받았습니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제가 전혀 고려하지도 않았던 주제를 가지고, 칼럼을 쓸 생각을 하는 것을 보면요 ㅎㅎㅎ


저는 고래는 아니지만, 칭찬을 받은 김에, 면접관분들께 더더욱 도움이 되고자, 더 나아가 면접관들의 생각을 통해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이 어떤 식으로 자신의 진정성을 드러낼지를 파악하기를 바라는 이중적인(?) 마음에서, 오늘의 주제인 공항 테스트 소개해보겠습니다.



1. 공항 테스트? 이게 뭔가요?



짐작컨대, 이 글을 읽는 당신이 '공항 테스트' 라는 용어를 들어본 적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이 해외에 거주하고 있지 않는 한요.


네, 그렇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공항 테스트는 해외에서 주로 사용하는 기법입니다. 저는 같이 프로젝트를 하던 영국인 친구에게 처음 듣고 알게 된 개념으로, 공항 테스트(Airport Test)란 일종의 사고 실험(Thought Experiment)으로 면접관이 면접을 보면서 아래와 같은 생각 또는 가정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번에, 매미보다 강력하다는 태풍 힌남노가 온다는데,,,
만약 런던 히스로 공항에 이 지원자와 함께 28시간을 갇혀야 한다면 어떨까?


여기서 매미도, 힌남노도 , 런던 히스로 공항(제게 공항 테스트를 알려준 친구의 국적이 영국이라, 히스로 공항으로 예시를 들어봤습니다 ㅎㅎㅎ)도 중요한 내용이 아닙니다.


기업에 합격을 하기 위해서 면접을 보기 위해서 기계적인 말을 내뱉는 당신과 28시간 동안 갇혀야 한다는 생각이 핵심입니다.



2. 공항 테스트의 본질



두뇌 회전이 빠르신 분들은 눈치채셨겠지만, 공항 테스트라는 사고 실험의 본질은, 면접관이 당신과 함께 있고 싶은지를 상상해보는 것에 있습니다.


당신이 호감이 가는 사람인지, 당신과 28시간동안 대화를 할 수 있는지, 아니면 그냥 당신을 무시하고 잠이 든 척을 할 것인지를 면접관이 상상해보는 것이 핵심입니다.


여기서 만약 면접관이 아래와 같이 대답한다면 당신은 합격할 확률이 높은 것이죠.


답변을 하고 질문을 하는 모습을 보니, 이 친구가 능동적이고
일에 적극적인 것 같군... 공항에 갇힌 김에, 이 친구랑 대화를 나누고,
서로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을 것 같아.




결국, 앞에서 강조했듯이, 조직은 직장 동료들끼리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일을 해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당신과 함께 일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태풍이나 폭설때문에 공항에 갇히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상황에서도 함께 할 수 있는지를 스스로 고민해보는 것이 공항 테스트의 본질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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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강팀장이 공항 테스트를 사용하는 방법


당신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제가 면접관으로서 공항 테스트를 직접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저는 '공항 테스트' 라는 개념을 대략 5년 전쯤 같은 프로젝트를 하던 외국인 동료로부터 알게 됐습니다. 하지만, 저는 실제로 대학생 시절에 필리핀에서 태풍 때문에 공항에 갇혀 본 적이 있기 때문에, 공항 테스트를 통해서 지원자가 어떨지를 상상해보는 것을 매우 구체적으로 할 수 있었죠.


저는 그래서 면접을 볼 때, 지원자들이 어떨지를 아래와 같이 판단합니다.



• 공항에 갇혔을 때, 이 친구에게 협력사 스케쥴링 조정을 다시 하라고 하면 불만없이 할까?
• 공항에 갇혔을 때, 이 친구는 스트레스를 얼마나 받을까?
• 이 친구는 공항에 갇혔을 때 우울한 표정만 짓고 있을 것 같은데... (왠지 힘이 없어보여...)
• 이 친구는 공항에 갇혔을 때, 오히려 나에게 힘을 줄 수 있을 것 같군!
• 미안하지만, 이 친구는 공항에 물이 차오를 때 자기 혼자만 살겠다고 도망갈 것 같아...


위의 내용을 보고, 어쩌면 당신은 겨우 '면접' 만 보고서 저렇게 판단하는 것은 지나친 해석 또는 성급한 일반화가 아니냐는 질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합리적인 의문입니다. 네, 맞습니다. 성급한 일반화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애초에 면접은 제한된 시간 내에서, 지원자의 모습을 판단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면접관은 지원자를 자신과 대화하는 방식, 몸짓, 제스쳐, 표정 등과 같은 신체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방식, 나와 눈을 마주치는지, 본인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등과 같은 말로는 모두 형언할 수 있는 신호들을 통해서 '일반화'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그래서 제가 사용하는 이 방법이 불합리하다고 생각된다면, 그 불합리함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이 더 생산적일 것입니다.


아울러, 제가 공항 테스트를 즐겨 사용하는 더 본질적인 이유는 지원자가 면접에서 보이는 모습이, 결국 고객 앞에서 보이는 모습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면접에서의 당신의 모습은, 
고객·고객사·클라이언트 앞에서의 당신의 모습을 대변한다.
적어도 면접관들은 이렇게 생각하고, 당신을 평가한다. 




만약 당신이 면접에서 부정적인 모습―사람처럼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기계처럼 이야기를 하거나, 사람으로서의 매력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면―을 보인다면, 당신이 고객과 만날 때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결국, 이는 잠재적으로 고객을 잃을 수 있는 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죠.



4.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을까요?



공항 테스트를 통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상호작용' 에 달려 있습니다.


제가 늘 강조하듯이, 인터뷰(interviewing)는 
상호(inter)간에  서로를 알아보는(viewing) 자리입니다.

그러므로, 면접에서 사소하게 여겨질 수 있는 질문이라고 할지라도 성실하게 대답해야 합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당신에게 질문이 던져지지 않았더라도 면접관과 다른 지원자들과의 의사소통을 경청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입니다. 적극적인 모습, 대화에 참여하려는 모습, 경청하는 모습, 등은 공항 테스트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사적인 질문을 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취미, 가족관계, 여행, 좋아하는 예능이나 유튜브 등과 같은 내용들을 말하는 것에 두려워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인간의 관심사는 대개 비슷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므로, 비즈니스적인 규범 내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당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대화는 꺼려한다는 느낌보다는, 환영한다는 느낌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5. 인상깊던 지원자의 예시



사실, 예시를 첨부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예시가 없으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이해가 안되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아서 예시를 첨부해보겠습니다.


저는 얼마전에 저희 회사에 지원한 지원자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최근에 어떤 책을 읽으셨나요?


대부분의 취준생들은 다음과 같은 답변을 합니다.


제가 최근에 읽은 책은 데일 카네기의 <인간 관계론>입니다. 
이 책은 제게 인간관계란 무엇인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주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저는 사람들을 어떻게 대할지를 배울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인간관계를 긍정적으로 변화시켜나갈 수 있었습니다.



어떠신가요? 아마 십중팔구,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이와 비슷한 답변을 하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건 실제 사례로, 제가 가장 인상깊었던 지원자의 답변을 살짝 각색해서 소개해보겠습니다.


음... 사실 조금 쑥스럽긴 하지만, 솔직하게 답변드리자면, 저는 최근에 읽은 책이 딱히 없습니다. 핑계이긴 하지만, 취업 준비를 하느라 책을 읽을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 

사실, 늘 책을 가까이 해야 성공한다는 사람들의 말을 들으면서, 그 사람들은 대체 어떤 생각으로 책을 접근하기에 독서를 강조하는 것일까? 라는 생각을 늘 해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생각하는 방법'에 대한 책을 1년전에 읽은 것이 마지막입니다.


두 번째 답변이 도대체 어떻게 더 좋은 답변인지 궁금하실 수 있을 겁니다.


애초에 답변에 정답은 없습니다. 저는 그저, 두 번째 지원자의 솔직함이 좋았고, 제게 질문할 거리를 던져준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는 생각없이 시키는 일만 하거나 매뉴얼에 적힌 내용을 기계적으로 암기해서 그래도 실행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만의 '생각' 을 가지고 더 나은 방법을 고민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저는 두 번째 지원자에게 추가적인 질문을 던졌고, 이 친구가 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 힘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어쨌든 결론적으로, 공항 테스트에 입각해서 바라본다면, 저는 첫 번째가 아니라 두 번째 지원자에게 더 높은 점수를 주었다는 것입니다. :)



6. 결론



지금까지 '공항 테스트(Airport Test)'에 대한 설명을 해보았습니다.


결론은 단순합니다.



면접에서 인성 면접은 직무면접보다 중요할 수 있다.
왜냐하면 결국 조직은 팀워크를 통해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이다.




결국 솔루션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진솔하게 보여주는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위의 칼럼에서 정리한 것처럼, '사람냄새' 인 것이죠.


인간은 애초에, 신뢰를 갈망하고, 다른 사람들과 깊은 관계를 맺기를 바랍니다. 그래야지만 성공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니까요.


그러므로, 이번 칼럼을 통해서 공항 테스트를 역으로 떠올려보시면서 내가 어떻게 하면 나의 진솔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나의 사람냄새를 흘릴 수 있을지, 나의 인간미와 진정성을 어필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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