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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동현 팀장 Mar 24. 2023

회계직 자소서의 수준, 프레이밍으로 올려보자

안녕하세요, 강동현 팀장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자소서와 관련된 칼럼을 작성하는 것 같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자소서와 관련된 칼럼은 기본적으로 충분히 작성했다고 생각되어서 앞으로 필요한 경우가 생기지 않는 이상 다른 주제의 칼럼을 위주로 작성할 예정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필요한 경우'란 저희 서비스를 이용해주시는 분들의 이해를 더 깊게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칼럼인 것이죠. 


최근 회계직과 관련하여 저와 컨설팅을 받는 분들이 몇 분 계시는데...


이분들과 이야기하다보니 회계직 지원자가 회계직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지, 그리고 이것을 자소서에 어떻게 반영해야 하는지를 칼럼으로 작성하면 도움이 되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통해 회계직에 관심이 있는 당신도 조금이나마 도움을 받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1. 회계란 무엇인가?



회계직을 준비하는 당신, 회계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물론 대부분의 신입분들에게 이런 질문은 숨이 턱 막히는 질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질문을 경력직들에게는 무조건, 신입분들 중에는 역량이 뛰어나서 흠을 찾기 어려운 분들에게 던지는 편이긴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계를 공부해온 당신은 회계가 무엇인지에 대한 나름의 정의를 지니고 있어야 합니다. 


https://blog.naver.com/careerners/222343788492



왜냐하면 제가 위의 칼럼에서 설명했듯이, 회계는 비즈니스의 본질적인 요소 5가지 중 하나(5번.재무)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당신은 아래와 같이 스스로에게 자문해야 합니다.



내가 생각하는 회계란 무엇일까?



2. 취준생들이 생각하는 회계



여기까지 읽고 뜬구름 잡는 말만 하는 칼럼이라고 생각하셨다면 지금 돌아가셔도 좋습니다. 


어차피 이 글은 '프레임'이 주제이기 때문에, 추상적인 것을 구체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한 부분이라서 이런 내용이 싫다면 돌아가시는 것이 서로를 위하는 길입니다. 


어쨌든, 여전히 당신이 이 글을 읽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할지라도, 회계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를 잘 찾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생각해본 적이 별로 없을 것이기 때문이죠.


저는 회계 전문가가 아니지만, 회계를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진부한 표현이지만 회계는 경영의 언어, 비즈니스의 언어 그 자체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회계는 경영의 언어라는 말을 당신은 깊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일반적인 취준생들의 회계직 지원 자소서는 다음과 같기 때문입니다.


학부시절 경영학을 전공하며 회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를 위해서 회계 원리, 재무관리 등 회계 관련 과목들을 우수한 성적으로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밖에도 실무 능력을 A 기업에서 함양하기 위해서 연말정산 담당자로 근무하였으며, B 기업에서 예산 관련 업무를 수행하였습니다. (···)



커리어너스의 칼럼들을 꼼꼼히 읽은 분들이라면, 이제는 이런 자소서가 왜 좋은 점수를 못받는지를 빠르게 캐치할 수 있을 것입니다.


1) 이력서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옮겨적은 것에 불과한 자소서이기 때문이며, 2) 다른 회계직 경쟁자들도 똑같이 말하는 내용들을 말해서 경쟁력이 없는 자소서이기 때문이며, 3) 결정적으로 회계에 대한 본인만의 생각이 담겨있지 않은 자소서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저는 얼마나 회계를 알길래 이런 말을 할까요?




https://smartstore.naver.com/careerners/products/5904239963







3. 강팀장이 생각하는 회계




먼저, 저는 회계 전문가가 아닙니다. 


경제학을 전공하며 재무 관련 수업을 들었지만 재무 관련 수업과 회계는 완전히 다른 분야 별개의 분야이고, 당연히 회계 관련 자격증은 없으며, 회사에서 회계 관련 업무를 주도적으로 맡아서 해본 경험도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알고 있습니다. 회계란 경영의 언어라는 것을 말이죠.


회계란 경영의 언어라는 것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진부한 표현이 아닙니다. 회계라는 직무의 본질을 간결한 문장으로 표현해주는 것이죠.


회계가 경영의 언어라는 말은 회사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들이 '회계'라는 수단을 사용해서 의사소통할 때 비즈니스가 최적화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회계직을 준비하는 당신이 가장 중요하게 해야 할 일은 마감시간을 철저하게 준수해서 꼼꼼하게 숫자를 입력하는 일이 아니라, 숫자라는 매개체로 회계 정보를 이용하는 이해관계자와 소통하는 것이라는 것이죠. 


제가 생각하는 기업에서의 회계직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일반적으로 사내에서 사일로 현상(Organizational Silos Effect)이 가장 많이 일어날 확률이 높은 집단이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회계에서 사용하는 용어들은 공정가치, 비교가능성, 예측가치 등과 같은 언뜻 이해하기 쉬워보이지만 뜻을 읽으면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는 용어들로 점철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대부분의 회계팀 직원들은 마감시간 때문에 빨리 영수증이나 제출하라고 타박을 주고, 다른 부서의 직원들은 이것을 제출하는 것에 대한 중요도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자신의 업무를 더 중요하게 처리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서로 이해해야 할 것은 회계부서에서 하는 일은 궁극적으로 비즈니스에 참여하는, 더 정확히 말해서 기업과 관련된 모든 이해관계자의 전략적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핵심적인 일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회계직 직원들은 영업, 마케팅, 생산, 유통 등과 같은 다른 부서의 사람들의 입장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어야 하고, 다른 부서의 직원들은 회계직 직원들이 입력하는 숫자들이 결국 요즘 흔히 말히는 비즈니스의 생산성을 극대화시켜주는 빅 데이터(Big Data)와 같은 도구라는 것을 이해해야 하는 것입니다.



4. 당신은 경영을 위한 회계를 하는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우리나라 학생들 대부분이 영어를 수능이나 토익 점수를 잘 받기 위해서 공부하는 것처럼, 회계를 회계를 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부기 또는 기장(book keeping)을 위해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영어 공부의 문제점은 우리나라 대부분의 학생들은 해외에 나가면 입도 뻥끗 못한다는 것입니다. 실전에서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이죠. 이건 괜찮습니다. 어차피 해외 나갈 일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그리고 영어로 먹고 살 것이 아니라면, 여행만을 위해서라면 입도 뻥끗 못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회계는 다릅니다. 당신이 회계를 영어처럼 공부한다면, 당신이 커리어를 밟아나가는 과정에서 심각한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왜냐하면 기업은 부기를 위한 회계역량을 지닌 당신보다 경영을 위한 회계 역량을 지닌 인재를 선호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도움 덕분에 부기를 위한 회계를 하는 분들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는 실정이죠. 


갑자기 회계직 직원분들과 마감 때문에 투닥투닥했던 시절이 떠올라서 말이 길어졌는데, 어쨌든 제가 강조하는 것은 하나입니다. 


회계직을 지원하는 당신이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회계 데이터를 이용하는 고객이라는 것이죠. 회계부서에서 고객이라는 말을 쓰지는 않습니다만, 여기서 제가 말하는 고객이란 회계와 관련된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말합니다. 경영진, 타부서 사람들과 같은 내부이핸관계자가 될 수도 있고, 은행, 파트너사, 정부기관 등과 같은 외부이해관계자가 될 수도 있겠죠.


그렇다면 이런 프레임이 반영된 자소서는 어떨까요?




4. 나만의 관점을 반영한 회계 자소서



차이점을 명확하게 보여드리기 위해서 먼저 앞에서 제시했던 대부분의 회계직 자소서를 가져와보겠습니다. 


학부시절 경영학을 전공하며 회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를 위해서 회계 원리, 재무관리 등 회계 관련 과목들을 우수한 성적으로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밖에도 실무 능력을 A 기업에서 함양하기 위해서 연말정산 담당자로 근무하였으며, B 기업에서 예산 관련 업무를 수행하였습니다. (···)


그리고 저와 함께 컨설팅을 진행했던 분의 실제 합격 자소서는 아래와 같습니다. (주요 내용은 각색하였습니다.)


학부시절 경영학을 전공하며 회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제가 회계에 관심을 가지게 됐던 이유는 숫자에 재능이 있었던 이유가 아니라, 회계의 진정한 고객이 사실상 회사의 모든 이해관계자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관계' 라는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입니다. 이 때문에, 저의 동료들과 고객들의 의사결정을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회계직에 저의 적성에 맞겠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저는 A 기업에서 회계정보시스템을 운용하는 실무 경험을 통해, 저와 회계의 fit이 잘 맞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




단언컨대, 당신도 내면에 회계가 무엇인지에 대한 나름의 인사이트가 있을 것입니다. 아니, 확신하건대 있습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회계직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경과학이라는 프레임에 입각했을 때, 당신이 회계직을 선택한 것은 절대 우연이 아닙니다. 당신이 무의식적으로 회계와 당신이 잘 맞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며, 당신이 회계 업무를 통해서 먹고 살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며, 당신이 남들보다 회계에 재능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회계는 명확한 분야입니다. 하지만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오해를 받고, 이 때문에 기업에서 낭비되는 비용은 셀 수가 없을 정도죠. 


최근 쏟아지는 각종 횡령 사건들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나라의 비즈니스가 모두 성숙해지기 위해서 회계직을 준비하는 당신의 역할이 매우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회계를 단순히 숫자를 기록하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회계가 비즈니스의 본질이라는 생각에 입각해서 당신이 회계를 어떤 관점으로 바라봐야 할지를 고민해보시기 바랍니다. 


당신의 생각이 당신의 커리어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갈 것입니다. 


https://blog.naver.com/careerners/222526246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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