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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동현 팀장 Apr 05. 2023

자소서 단점 작성법: 그냥 인정하라 (리프레이밍)

팀장님, 제가 자소서에서 단점을 적었는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적어도 괜찮은 것일까요?
뭔가 노력중이라는 말이 조금 궁하게 느껴져서요.....




네, 맞습니다.


단점을 극복하고 있다고 답변하는 것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중이라는 말은 궁색한 변명처럼 들릴 뿐만 아니라, 전혀 차별화되지 않으며, 지원자 스스로 조금 못났다.... 라고 인정하는 것 같아서 별로 입니다.


그럼 어쩌라구요? 제가 이 글에서 3가지 예시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제가 이 글에서 사용하는 방법은 저희 커리어너스에서 강조하는 프레이밍(Framing)을 활용한 방법으로, 더 정확히 말하면 리프레이밍(Reframing)이라는 기법입니다. 


즉,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단점을 색다른 관점으로 바라본 다음 그것을 설득력있게 다시 전달하는 것이죠. 


그게 도대체 뭐냐구요? 예시를 통해서 살펴봅시다. 


1. 취준생들의 단골 단점: 꼼꼼함 (for. 완벽주의자)


취준생들이 가장 대표적으로 사용하는 단점인 '꼼꼼함' 또는 '완벽주의'를 리프레이밍해보겠습니다.


'꼼꼼함'이나 '완벽주의'가 본인의 단점이라고 말하는 취준생들의 대부분은 아래와 같은 형식으로 작성합니다.


저는 지나치게 꼼꼼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업무를 수행할 때 다른 사람보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고, 이 때문에 지나치게 에너지를 많이 소모합니다. (···)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작은 세부 목표를 여러개 세우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


당신은 이런 식으로 작성하지 않고 있다구요? 혹시 아래와 같은 식으로 작성하지는 않나요?


저는 완벽주의 성향을 지닌 탓에 어떤 일을 붙잡으면 반드시 끝날 때까지 붙들고 있습니다. (···) 하지만 이런 성향 때문에 어떤 일을 쉽게 포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성향을 보완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수천 장의 자소서를 검토한 사람으로서, 이런 표현은 진부합니다. 저보다 더 많은 자소서를 확인해야 하는 채용 담당자들은 이런 자소서를 읽자마자 점심 시간에 먹을 메뉴부터 고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자소서에 대충 불합격점을 주고 말겠죠. 


그렇다면 완벽주의는 어떻게 리프레이밍 해야 설득력이 높아질까요?



진부하지만 저는 완벽주의라는 단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것을 단점으로만 인지하지 않습니다. 저는 완벽주의라는 성향을 지닌 덕분에 제가 통제할 수 있는 업무와 통제할 수 없는 업무를 그 누구보다 빠르게 파악하기 때문입니다. (···) 어떤 업무를 맡다보면 제가 항상 모든 업무를 능동적으로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합니다. 저는 오히려 그 덕분에 겸손의 미덕을 쌓아가며 교훈을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


어떠신가요? 조금 설득력이 높아진 것 같으신가요?


제가 취준생이라면 먼저 글을 읽는 채용담당자들이 '완벽주의'를 진부하게 느낀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단서를 달 것 같습니다. '진부하지만' 이라는 부사를 활용해서 말이죠. 그리고 이 진부함을 어떻게 재해석할지를 고민한 다음 완벽주의라는 성향이 지닌 장점들을 어떻게 맛깔나게(?) 표현할지를 고민할 것 같습니다. 더 구체적으로는 같은 표현이라도 조금 다른 관점에서 완벽주의를 재해석하는 것이죠.  


저는 '완벽주의'를 심리학이라는 프레임으로 재해석했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심리학이라는 프레임에 속하는 통제 소재(Locus of Control)라는 모델의 관점에서 완벽주의를 리프레이밍한 것이죠. 


조금 더 그럴싸해지지 않았나요?


(참고로 이렇게 조금 더 그럴싸하게 작성한다고 할지라도, 저는 완벽주의를 그다지 추천드리는 편이 아니긴 합니다. 이에 대한 이유는 아래 칼럼을 참조하시면 좋습니다.)



https://blog.naver.com/careerners/222416092911


2.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 (for. Nice Guy)


두 번째 예시는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을 지닌 사람들을 위한 예시입니다.


https://blog.naver.com/careerners/223022844566




저는 위의 글에서 착한 사람 증후군을 지닌 사람들을 호구라고 말하면서 비즈니스에서는 별로 좋은 덕목이 아니라는 글을 쓴 바 있습니다. 저는 지나치게 현실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이런 덕목이 크게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장기적으로는 그렇겠지만, 단기적으로 사회초년생분들께서는 착한 사람 증후군에 준하는 성향을 지니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그랬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사람들은 어떻게 자소서를 작성해야 할까요? 어떻게 리프레이밍해야지 채용담당자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저는 다른 사람들의 부탁을 쉽게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부탁한 일을 떠맡거나 원하지 않는 희생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 저는 사람이 지닌 고유한 내적 성품은 쉽게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성격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대신, 이를 긍정적으로 활용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누군가가 제게 부탁을 하는 것에 무조건적으로 'No'를 외치는 것보다는, 그 부탁을 저로 하여금 팀워크를 제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 기본적으로 어떤 조직 내에서 일할 때는 개인보다는 팀이라는 패러다임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위의 내용이 이해가 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분명히 개인적인 관점에서 부탁을 쉽게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은 부정적인 요소입니다. 왜냐하면 팀 전체의 생산성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조직이라는 전체적인 관점으로 바라본다면,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것은 상대방이 어떤 문제를 고민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키를 내가 쥐고 있다는 뜻이 됩니다. 이런 관점에서, 업무 협의를 적절하게 할 경우에는 조직 전체의 생산성을 증가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는 관점인 것이죠. 




https://smartstore.naver.com/careerners/products/5904239963







3. 금방 싫증을 내는 성격 (for. 습관성 이직러)


마지막 문항으로는 지나치게 너무 다양한 경험이 있는 분들을 위해서, 혹은 저처러 지나치게 자주 이직하는 분들을 위해서 준비해봤습니다. 


당신은 혹시 이력서에 너무 다양한 경험이 적혀있지는 않나요? 혹시 주변에서 아래와 같은 이야기를 들어보지는 않으셨나요?



음... 이직을 많이 했네요... 이유가 무엇인가요?


아무리 세상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아니 전세계의 모든 국가들의 기업들은 지원자가 이직을 자주 한 사람이라면 절대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직이 많은 것을 어떻게 리프레이밍할지는 전적으로 당신의 역량입니다.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이직을 하는 데에는 모종이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짐작하지만, 상대방은 당신이 조직에서 소외되었다거나, 이직을 가장한 퇴사를 당했다거나, 당신이라는 사람 자체가 끈기가 없고 어떤 일에 대한 열정이 있을지라도 빠르게 그 열정이 식는 타입의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를 어떻게 리프레이밍해야 할까요?


저는 어떤 일에 가치가 없을 경우 금방 싫증을 내는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를 저의 단점으로 인식하지만, 저의 생각은 다릅니다. 제가 이직을 많이 했던 이유는 제 스스로가 진정으로 원하는 업무가 무엇인지,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입니다. 제가 4년 동안 3곳을 다니면서 맡은 업무는 다양했지만, 항상 변하지 않았던 업무는 '경영'과 관련된 업무였습니다. 이 업무는 산업군을 가리지 않그 늘 저를 자극했고, 제가 사회초년생 시절에 느꼈던 혼란스러움을 점진적으로 벗아날 수 있게 만들어주었습니다. (···)


어떠세요? 이해되시나요?


당신은 모르시겠지만, 주변 사람들이 당신에게 그렇게 살면 안된다고, 그렇게 커리어를 밟으면 안된다고 말할지라도, 당신이 했던 행동들에는 당신을 위한 이유가 항상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당신이 습관적으로 이직을 했던 사람이라면, 그것은 당신이 이상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당신이 추구하는 가치가 일반적으로 사회가 지니고 있는 통념과는 다를 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당신의 내면에 있는 진실이 무엇인지를 고민해보고, 다른 사람들이 단점으로 인식하는 성격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치환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자소서를 작성해보시기 바랍니다. 








자, 정리해보겠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자소서에 단점을 진부하게 작성하는 분들을 위해 3가지 예시를 설명해보았습니다. 


1. 취준생들의 단골 단점: 꼼꼼함 (for. 완벽주의자)
2.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 (for. Nice Guy)
3. 금방 싫증을 내는 성격 (for. 습관성 이직러)


러시아 제국의 황제였던 예카테리나 대제는 강품이 불면 어떤 사람은 상상을 얻고 어떤 사람은 두통을 앓는다고 설명하였습니다. 



강풍이 분다. 이 바람으로부터 누구는 상상을 얻고 누구는 두통을 앓는다.
― 예카테리나 대제(Catherine the Great)


이처럼 당신이 당신의 단점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볼 것인지에 따라서, 상대방이 당신을 어떻게 인식할 것인지가 결정됩니다. 


자소서는 그것을 준비하는 시간이며, 면접에서 적절하게 면접관의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 그리고 이것을 넘어서 당신의 커리어를 주체적으로 가져가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정리를 해두시고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 글을 통해서 당신 스스로를 어떻게 긍정적으로 다듬을지를 고민해보시기 바랍니다. :)


https://blog.naver.com/careerners/222526246943




More resources:

아직도 자소서에 '완벽주의, 꼼꼼한' 성격을 작성하세요?

[경영] 다른 관점을 지닌 사람들은 다른 일을 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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