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동현 팀장 Apr 10. 2023

가장 힘들었던 경험을 묻는 면접관, 어쩌라는 것일까?

팀장님!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경험을 말하라고 하는데,
이건 하드 스킬인가요, 소프트 스킬인가요?
아는 선배가 무조건 직무랑 연결해야 한다고 하던데,,,
역시 하드 스킬로 답변하는 것이 맞겠죠?



얼마전 제가 자소서를 체크해줬던 친구가 합격한 이후 면접을 준비하면서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만약 당신이 아직 하드 스킬과 소프트 스킬을 구분하지 못한다면 위의 칼럼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https://blog.naver.com/careerners/222269381648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위의 질문을 하드 스킬로 답변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소프트 스킬로 답변해야 하시나요?


이 둘 중 어느 것으로 답변해야 할지 기준이 명확히 서지 않았다면, 당신은 이 글을 끝까지 읽으실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저 질문에 대한 답변은 당신, 그리고 면접의 상황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



1. 당신이 신입이라면 소프트 스킬이다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경험은 무엇인가요?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의 포인트는 '살면서' 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만약 당신이 신입인데 면접관이 이런 질문을 던졌다면, 정상적인 사고회로를 지닌 면접관이라면 당신에게 '가치관'을 물어본 것과 같습니다. 왜냐하면 심리학적인 프레임으로 인간을 바라봤을 때, 보통 어떤 개인의 가치관은 수많은 지식과 경험이 쌓이면서 형성되고, 특히 그 중에서 임팩트 있게 힘들었던 몇몇 사건들에 의해서 강력하게 확장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진부하게 들리실 수 있겠지만, 저는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경험 중 하나가 군대 생활입니다. 입대하기 전에는 군대 생활이 별 것 아니라고 으스댔지만, 군대에 가고 나서야 제가 얼마나 군대와 맞지 않는 사람인지를 깨달을 수 있었죠. 저는 덕분에 제가 '자유'라는 가치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저는 제가 일자리를 선택할 때도 상사가 시키는 일이 아니라, 제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했죠. 예를 들어, 영업 또는 PM과 같은 업종을 선택했던 것이죠. 그래서 만약 제가 신입이라면 군생활 경험을 말하면서 제가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설파하고, 그것을 토대로 직업관까지 연결시켜서 말할 것 같습니다. 


다시 초반부에 제게 질문을 했던 학생의 질문으로 돌아가볼까요?



팀장님!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경험을 말하라고 하는데,
이건 하드 스킬인가요, 소프트 스킬인가요?
아는 선배가 무조건 직무랑 연결해야 한다고 하던데,,,
역시 하드 스킬로 답변하는 것이 맞겠죠?



아닙니다. 


일이랑 연결시켜서 답변하셔도 무방하지만, 굳이 억지로 당신이 지원한 직무와 매칭시키실 필요는 없습니다. 


직무와 상관없는 답변을 했다고 점수를 깎는 면접관은 없으며,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오히려 당신에게는 행운입니다. 균형잡힌 관점을 지니신 분이 아닐테니 말이죠. 


그러므로, 당신이 신입이라면 걱정하지 마시고 당신이 어려움을 통해서 어떤 가치관을 형성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말씀해주시면 좋습니다. 


어떻게 말할지를 모르시겠다면, 아래 '자소서 성장과정' 칼럼을 참조하시면 됩니다. 


https://blog.naver.com/careerners/222287972977



2. 경력직이라면 하드 스킬이다


사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경력직이라면 왠만하면 대부분의 답변을 하드 스킬로 답변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조심하셔야 할 포인트가 있는데, '살면서' 라는 단서입니다.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경험은 무엇인가요?


직장에서 힘들었던 경험을 물어보신 것이라면, 회사와 팀원들 사이에서 예산 문제 때문에 난처한 입장에 처한 적이 있습니다. 



이해되시나요?


가끔 '살면서' 라는 단어세 지나치게 집착하는 면접관이 있기 때문에, 저런 단서를 달아둠으로써 나는 직장에서의 썰을 풀겠다고 간접적으로 말하는 것이죠. 그리고 보통은 직장 내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해결하나가는 과정에서도, 나의 가치관/직업관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당신이 경력직이라면 위와 같은 식으로 하드 스킬을 직간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추천드립니다. 


직장에서 일어났던 어려운 일을 해결했던 경험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좋습니다. 


• 예산 관련 결정 문제
• 성과가 낮은 직원을 해고하거나 독려해야 하는 문제
• 팀이나 회사의 제한된 리소스를 고민하는 문제
• 급여를 삭감했었어야 했던 문제
• 고객 또는 파트너사에게 부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문제
• 회사 차원에서 지나치게 높게 설정된 목표/KPI와 충돌했던 문제
• 승진 or 상여 등과 같은 성과 보상 및 분배를 둘러싼 문제 
• 업무의 우선순위를 결정해야 했던 문제 
• 산업/직무와 같이 커리어 전환을 크게 해야 했던 문제 




https://smartstore.naver.com/careerners/products/7793382473





3. 그렇다면, 어떤 답변이 괜찮은 것일까?



위에서 기본적으로 어떤 방향성에 입각해서 답변을 하면 좋을지를 설명드렸으니, 이번에는 실제 예시를 통해서 어떤 답변이 점수를 높게 받을 수 있을지를 고민해보겠습니다. 


사실, 살면서 겪은 어려움 또는 직장에서 겪은 어려움에 대한 답변은, 당연하게도 1) 어려움이 면접관도 공감할 정도로 어려울수록, 2) 해결 과정이 면접관은 생각해보지도 못했을 정도로 참신할수록, 3) 그 결과가 회사에 막대한 이득을 가져다줄수록 좋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면접을 보는 행위 자체가, 우리가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뜻입니다. 그 말인 즉슨, 당신이 겪은 어려움이 그다지 임팩트가 있는 경험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죠. 


그러므로 당신이 답변을 하면서 포인트를 주셔야 할 것은 당신이 겪은 어려움이 아니라, 당신이 그 어려움을 어떤 프레임으로 바라보고, 그 결과 당신이 어떤 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는지를 말씀해주시는 것입니다. 


이게 무슨 헛....소리냐 싶죠?


당신이 저희 커리어너스 오랜 구독자라면 잘 아시겠지만, 제가 말하는 것은 먼저 당신이 바라보는 '어려움'이 어떤 것인지를 정의해주라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고객에게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의사결정을 고민할 때가 가장 어려운 것 같습니다. 클라이언트의 어카운트를 책임지는 담당자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제가 입사하기 전부터 회사가 쌓아온 고객과의 신뢰를 흔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어떠신가요?


위의 답변은 제가 한창 회사생활을 할 때 항상 써먹었던 멘트입니다. 개인적으로 위의 답변이 좋은 이유는 1) 1차적으로는 고객을 위하기 때문이지만, 2) 그 이면에는 회사가 노력해왔던 것을 존중하는 태도가 들어가 있기 때문이죠. 


저의 멘트를 제 스스로 좋다고 말하니까 조금 낯간지럽긴 하지만, 면접장에서 항상 까먹지 말아야 할 관점은 고객이 아니라 기업의 이윤이라는 점을 강조드리고 싶었습니다. 어쨌든, 이런 식으로 어려움을 바라보는 본인의 관점을 설명하고, 뒤에 그와 관련된 대표적인 스토리를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당신은 어려움을 어떤 프레임으로 바라보나요?
그것을 토대로 성장하는 것을 달가워하는 사람인가요?


저는 뇌과학이라는 프레임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저는 저의 뇌속에서 꿈틀거리는 신경세포들이 어려움이라는 주변 환경에 맞춰서 자신들의 회로를 재조정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저는 어려움을 강제적으로 선택하면서 성장해온 사람이죠. 


음... 여기서 제 스토리를 예시로 쓸까 하다가, 경력직 분들의 경우에야 이런 스토리가 많을테니 제쳐두고, 신입분들을 위한 예시를 4번에 설명해보겠습니다.



4. 신입이라면, 걍 솔직하게 답변하라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신입분들은 사회 경험이 없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소프트 스킬적인 느낌으로 솔직하고 편안하게 이야기해주시면 됩니다.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제게 다음과 같이 묻는 학생이 있더군요.


여자친구와 헤어진 
경험도 대답해도 되나요?


이건 논란의 여지가 조금 있을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상대방이 30~40대라면 대답해도 상관없고, 50~60대 임원분들이라면 여자친구와 헤어진 이야기를 말씀하시는 것은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연애 결혼이 아니라 '맞선'을 통해서 결혼한 분들에게, 그리고 '결혼'에 대한 관점 자체가 다른 분들에게 여자친구와 헤어진 경험을 말하는 것은.... 별로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사실 이건 면접뿐만 아니라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서도 중요한 원리이긴 하지만, 당신이 여자친구와 헤어졌다는 것이 정말 힘들었다는 사실을 공감해줄만한 사람에게 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면접의 과학》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당신이 면접관의 심리적 장벽(Psychological Barrier)을 무너뜨리지 못하면, 즉, 당신의 이야기에 공감을 하지 못하는 면접관에게 여자친구와 헤어진 경험을 말하면, 당신의 이야기를 낮게 평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건 유사성 효과(Similarity Effect)와 관련된 전략입니다.)


만약 상대방이 이해할만한 사람이라고 생각된다면, 저는 다음과 같이 답변할 것 같습니다.


면접관: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지원자: 조금 부끄럽지만, 중학생 때부터 8년간 사귄 여자친구와 헤어진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아무래도 그 친구와 살아온 환경이나 가치관이 비슷할 뿐만 아니라, 살면서 마주하는 어려운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왔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친구 덕분에 강제적으로 홀로서는 법을 배울 수 있었고, 그 덕분에 이자리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


이해되시나요?


위의 예시에서는 면접관의 감성을 더 자극하기 위해서 일부러 8년간 사귄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당신이 100일간 사귄 여자친구/남자친구와 헤어졌다고 하더라도, 당신이 그 경험이 정말 힘들었다면, 남들이 뭐라고 하더라도 당신에게 그 경험이 소중했다는 뜻입니다. 당신이 그 경험을 소중히 여겼다는 뜻은, 당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그 경험에 들어있을 확률이 높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솔직하게 작성하시기 바랍니다. 다만, 그 솔직함을 어떻게 포장할지를 고민해보시기 바랍니다. 프레이밍을 통해서 말이죠. 


신입분들이 사용하기 좋은 '어려운 상황'에 대한 예시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 연인과 헤어진 문제
• 전공을 선택하거나 바꿔야 했던 문제
• 친구/동료/선배/후배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갈등을 겪었던 문제
•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겪었던 문제
• 어떤 수업을 들어야 할지, 어떤 동아리를 선택할지, 어떤 공모전을 해야 할지를 고민하던 문제
• 직무/산업/기업을 선택해야 했던 문제
• 자퇴/편입 등을 고민하던 문제
• 커리어와 관련하여 친구/동료/선배/후배/부모님과 갈등하던 문제




자, 정리해보겠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당신이 면접을 보면서 받는 질문 중 하나인, "가장 힘들었던 경험"을 말하는 방법을 설명하였습니다. 



1. 당신이 신입이라면 소프트 스킬이다
2. 경력직이라면 하드 스킬이다
3. 그렇다면, 어떤 답변이 괜찮은 것일까?
4. 신입이라면, 걍 솔직하게 답변하라


이분법적이라서 별로긴 하지만, 일단 당신이 신입이라면 소프트 스킬로, 경력직이라면 하드 스킬로 답변하는 것이 (100% 정답은 아니지만) 정석적인 방법입니다. 


그리고 당신이 이 질문에 답변하기 위해서는, 당신의 가치관 중에서도 당신이 어려움을 바라보는 당신만의 고유한 프레임이 정립되면 좋습니다. 


끝으로, 신입이라면 그냥 솔직하게 답변하셔야 하는데, 어떤 답변을 할 지에 대해서 준비가 안되셨다면, 자소서를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것입니다. 취업을 하지 않더라도 당신의 삶과 커리어를 위해서 당신의 가치관은 반드시 정리해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결국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점에 우리가 어떤 의사결정을 할지를 알려주는 나침반이 당신의 가치관이기 때문이죠. 


그러므로, 이 글을 토대로 다시한번 당신의 가치관을 정리하시는 계기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


https://blog.naver.com/careerners/223059770019


https://contents.premium.naver.com/careerners/career/




작가의 이전글 자소서 단점 작성법: 그냥 인정하라 (리프레이밍)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