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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동현 팀장 Apr 24. 2023

면접장에서 가ㅈ같은 회사 거르는 방법 5가지

팀장님, 제가 다음 주 월요일에 면접인데,,,
가'ㅈ'같은 회사 거르는 팁 같은 것 있을까요? ㅠ



참으로 마음이 아픈 질문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족(family)'이라는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가족같은'이라는 말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저도 역시 가족같은 회사의 피해자였기 때문에 이런 말을 쓰는 분들의 아픔에 깊이 공감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가족같은 기업이 많은 이유는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의 사장님들의 상당수가 과거에 근무했던 회사와의 '인연'으로 정말 '가족'처럼 비즈니스를 하는 경우가 많으시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잡일은 직원들에게 시키고 자기 자신은 골프나 치러 다니면서 꿀을 빠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 직원은 이 글을 보는 당신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구요. :)


당신은 월세를 내야 하고, 밀린 카드값을 리볼빙하는 일을 이제 멈추어야 하고, 학자금 대출은 어서 갚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성적인 생각을 하지 않고 나에게 합격점을 준 기업의 숨은 의도를 캐치할 가능성이 낮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성인이 되기 전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수십 번씩 면접을 봐왔고 다양한 일을 해왔기 때문에, 대충 어떤 기업이 가ㅈ같은 회사인지를 파악하는 노하우(?)가 생겼습니다. 


사실 제가 지원자로서 면접을 본지가 너무 오래됐기 때문에 이 노하우가 여전히 먹힐지는 의문스럽지만, 여전히 가족같은 회사 때문에 피해보는 분들을 최대한 방지하고자 저의 노하우를 공유해보겠습니다. 



1. 면접관이 애매모호한 말들만 한다


면접관: A씨께서 하실 업무는 일을 시작하고 천천히 설명드릴게요. 아마 회사에 오시면 많이 배우게 되실 거예요.


제 경험상 위와 같은 식으로 애매모호하게 업무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회사는 가족같을 확률이 높습니다. 


이런 식으로 말하면, 순진한 당신은 '배울 것이 많나보구나' 또는 '나를 배려해주는 회사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제가 그랬걸랑요.... ㅡㅡ..........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이 말은 그냥 아무나 대충 자격이 없어도 일단 뽑고 여러가지 잡무를 시킨다는 말과 똑같습니다. 그러니까 분야를 가리지 않고 일단 일이 있으면 아무 일이나 시킬 것이라는 말이죠. 


그 일은 당신이 원하는 고객을 응대하는 일이라거나 도면을 디자인하는 업무를 맡을 수도 있겠지만, 대표님의 자가용을 세차한다거나 회장님의 훈화말씀을 타이핑하는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2. 내가 아니라 면접관이 주로 말을 한다


두 번째는 제가 제가 100% 거르라고 추천하는 회사입니다. 


당신이 아니라 면접관이 주로 말을 한다면, 그것은 가족같은 회사처럼 시스템이 전혀 없는 기업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것은 별로 생각해볼 것도 없이, 논리적으로도 금방 이해되실 것입니다. 


면접을 보는 이유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보기 위해서인데,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보지 않고 자기 회사 이야기만 한다거나, 자기 자랑만 하는 경우에는 제가 앞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과거의 인연으로 떨어지는 계약으로 먹고사는 회사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죠. 


이런 회사는 새로운 영업루트를 확보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며, 그만큼 발전의 가능성이 제한적이며, 나중에야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을 알고 자신의 회사의 주업종외에 다른 업종까지 이것저것 손을 대다가 망할 확률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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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당신에게 우리는 가족같은 회사라고 말한다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당신에게 우리는 가족같은 회사라고 말하는 곳은 거르시는 것이 좋습니다. 



팀장님, 너무 극단적인 것 아니세요?

맞습니다. 면접관이 정말 따뜻하고 애정넘치고 분위기 좋은 회사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어서, 그리고 '가족같은'이라는 형용사가 지닌 숨은 뜻을 알지 못해서 이런 말을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이해합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면접장에서 '가족같은' 이라는 감정적인 요소를 강조한다는 것 자체가 개념이 없는 회사 또는 교육을 덜 받은 면접관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족을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가족이라는 단어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단순히 훈훈하거나 따뜻함이 넘치는 이미지가 아닙니다. 서로 어려울 때 희생할 것을 강요하고, 변함없는 헌신을 서로 해야하며, 세상의 모든 사람이 손가락질을 하더라도 무슨 일이 있어도 내 편이 되어주어야 하는 것이죠. 


(당신이 그 회사의 지분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이상) 회사에서의 관계는 절대 가족같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정상적인 면접관은 알아서 '가족같은' 이라는 단어를 내뱉지 않도록 교육을 받습니다. (받지 않아도 이미 잘 알고 있구요.)



이런 의미를 잘 알고 있던 넷플릭스 역시 아래와 같이 가족보다는 스포츠 팀처럼 사내 문화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https://jobs.netflix.com/culture



우리는 가족이 아닌 프로 스포츠 팀처럼 일하기를 원한다.
We model ourselves on being a professional sports team, not a family. 
― 넷플릭스(Netflix)

그러므로, 가족같은 회사라는 말을 입에 담는 회사는 당신이 생산적으로 일하기 보다는, 당신의 희생을 원할 가능성이 높을 수 있습니다. 


(추가로 제가 아는 후배가 과거에 다녔던 가족같은 회사에서 면접을 볼 당시에는, 가족같은 회사라는 말과 더불어 사내에서 무료로 헬스장을 활용할 수 있다거나, 생일마다 상품권을 챙겨준다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이런 곳을 조심하세요.)



4. 면접관 한 명만 말하는 회사



1:1 면접을 볼 경우도 있겠지만, 다대일 면접 또는 다대다 면접에서,,, 


말을 조금 어렵게했는데, 그러니까 면접관이 여러명일 경우 한 명만 말하는 곳이 있습니다. 저는 이런 경우에도 가족같은 회사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정상적인 면접관이라면 자신이 어쩔 수 없이 편향적으로 면접을 볼 수밖에 없음을 잘 인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제대로 된 기업은 항상 면접관 한 명에거 의사결정을 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명의 면접관을 참여시켜서 객관성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기 마련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사람만 당신에게 질문한다거나, 한 사람만 떠들더라도 다른 면접관의 의견을 묻지 않는다거나, 다른 면접관들은 전혀 당신에게 관심이 없어보이는 듯이 행동한다면, 이런 기업의 사내문화는 가족같은 확률이 높습니다. 



5. 4가지 없게 말하거나 행동하는 회사



마지막으로 제가 꼭 피하라고 권하고 싶은 회사는 당신에게 예의 없이 4가지 없게 구는 회사입니다. 



헐, 학점이 이거밖에 안되요? 뭐했어요?
공백기가 2년이나 되는데, 그냥 놀기만 하신 건가요?
(당신의 말을 끊고) 네 그건 됐구요, 그래서 할 수 있다구요?




가끔 제게 이런 식으로 기분 나쁘게 말을 하는 면접관이 있다고 하소연을 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확실하게 말씀드릴게요. 이딴 식으로 4가지 없게 말을 하거나, 당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싹둑 잘라먹는다거나, 다리를 떨거나 건방지게 당신을 위아래로 훑어보는 면접관이 있다면 그 기업은 반드시 피하셔야 합니다. 


'면접'은 상당히 공적이고 격식을 지켜야 하는 자리입니다. 애초에 기업은 당신이라는 사람을 처음 만났기 때문이죠.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런 식으로 4가지 없게 나온다면, 이것은 당신을 직원이 아니라 노예처럼 생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생각해보세요. 공적인 자리에서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데, 나중에 당신이 계약서를 쓰고 족쇄를 손에 채운 다음에는 어떻게 행동할까요? 


가끔 '어느 정도가 4가지 없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것은 전적으로 당신이 판단하는 것입니다. 만약 당신이 기분이 나빴다면, 그 회사는 가ㅈ같은 회사입니다. 그냥 공식처럼 외우셔도 됩니다. 






마지막에 살짝 옛 생각이 떠올라서 흥분했는데, 어쨌든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당신이 피해야 할 회사의 면접의 유형들 5가지를 알아보았습니다. 


1. 면접관이 애매모호한 말들만 한다
2. 내가 아니라 면접관이 주로 말을 한다
3. 당신에게 우리는 가족같은 회사라고 말한다
4. 면접관 한 명만 말하는 회사
5. 4가지 없게 말하거나 행동하는 회사


당신이 똑똑하다면 잘 알겠지만, 이 글에서 반대로 행동하는 회사들은 한번 쯤 취업을 고민해볼 법할 것입니다. 


면접관이 업무의 디테일에 집중하고, 당신의 경험 중에 이상하게 하나만을 물고 늘어지는 질문을 한다거나, 면접관 한 명이 말을 하는 것을 느끼고, "아이고 너무 나만 말했네, 김대리님은 질문 없으신가요?"라는 질문을 한다거나, 우리는 가족이 아니라 팀원을 원한다고 말하거나, 너무 나이가 지긋하신 분이 꼬박꼬박 존댓말을 쓴다면, 100%는 아니겠지만 당신이 일을 할만한 문화를 가진 회사라고 추정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https://blog.naver.com/careerners/223083337376



https://blog.naver.com/careerners/222526246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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