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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동현 팀장 Feb 19. 2024

전역을 앞두고 진로 고민이 많은 사촌 동생에게 쓴 편지


* 이 글은 군 전역을 앞두고 앞으로의 진로 고민 때문에 고민이 많은 사촌 동생에게 작성했던 편지를 각색한 글입니다. 진로를 고민하는 모든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이므로, 이 글을 통해서 나의 진로는 어떻게 설정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기준을 세워보시기 바랍니다.




To. 군 전역을 앞둔 사촌 동생


벌써 2년이라는 시간이 흘러서 전역을 앞두었다니 축하한다. 


너한테 편지를 받고, 시간이 얼마나 빠르게 흘러갔는지를 새삼스럽게 깨달았단다. 나는 그나마 11월쯤에 전역을 해서 눈을 최큼만 쓸다가 왔는데, 너는 1월에 전역하면 엄청나게 눈을 쓸다가 오겠구나. ㅋㅋㅋ


(중략)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네가 내게 보낸 편지에는 앞으로의 취업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 내게 물었는데,,, 나는 사실 잘 모른다. 


너는 나를 취업이나 비즈니스 쪽의 전문가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나는 '취업'이라는 주제에 있어서 전문가가 아니야. 다만 '나'라는 사람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을 기준으로 앞으로의 '커리어(진로)'를 설정하는 것에 있어서 조그마한 팁을 줄 수 있을 정도이지. 


그래서 나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3가지 팁을 너한테 줄게.



1. 불확실성은 갈수록 커진다



우선 첫 번째 팁은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진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야. 잘 알겠지만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말은, 말 그대로, 앞으로 미래를 갈수록 예측하기 힘들어진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지. 


요즘 군대에서는 인터넷도 마음대로 사용 가능하다니, 우리나라의 미래가 얼마나 암울한지는 잘 알고 있을 거야.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과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노인 빈곤율 때문에 네가 속한 20대뿐만 아니라, 내가 속한 30~40대가 국민연금을 통해서 미래를 담보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가 미지수이지. 


그렇다면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역설적이게도 우리가 부유하게 살고 있기 때문이야. 




진부하게 들리겠지만, 인류는 18세기 산업혁명 이후로 폭발적으로 성장해 왔어. 수십만 년 전에 살던 우리의 조상님들께서는 당장 내일도 살아갈 수 있을지 없을지를 담보하기 힘들었지만, 우리는 적어도 내일은 당연하게 살아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수준의 발전을 구축했지. 이 때문에 어떤 학자는 과거 약 100만 년 동안 증가한 인류의 생산능력은 현재 약 90분이면 충분하게도 그것을 커버하고도 남는다고 하더라. 


내가 왜 갑자기 성장에 대한 이야기를 하냐면, 우리의 성장속도가 빨라질수록 우리의 삶이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거야. 


생각해 봐. 과거에는 숲 속을 돌아다니는 멧돼지만을 사냥하면 되던 시절이었어. 혹은 1년 동안 열심히 농사를 지어서 굶지만 되지 않으면 시절이었어. 조선 시대에는 양반으로 태어난 사람은 공부를 하면 됐고, 노비로 태어난 사람들은 열심히 일을 하면 되던 시절이었어. 


그러다 영국에서 갑자기 산업혁명이 터진 것이지. '혁명'이라는 말이 좋게 들리지만, 평범한 사람들에게 '혁명'은 삶의 큰 변화를 말하는 것이야. 산업혁명 당시에 일어났던 러다이트 운동(Luddite Movement)은 방직기계가 노동자의 일거리를 줄인다는 이유 때문에 발생한 기계 파괴 운동이지. 우리의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러다이트 운동과 같은 일들은 오늘날에도 매일같이 일어나고 있어. 다른 나라는 물론이고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 


내가 굳이 이런 것을 구구절절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인공지능의 발전 때문에 현재 존재하는 직업이 네가 취업을 하게 될 시점에 사라질 확률이 높을 것이라는 것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거야.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다고 할지라도, 그 숫자가 줄어들어서 경쟁률이 치열해질 것은 자명한 사실이지. 


하지만 정부 관료들이나 기술 전문가들의 대부분은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인한 장밋빛 미래를 말하고 있어. 왜냐하면 그들은 엘리트들이기 때문이야. 


엘리트들은 높은 급여, 합리적인 근무 시간, 유연성, 그리고 폭넓은 기회를 보장받아. 내 말은 폭넓은 기회를 보장받는 엘리트들은,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인해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는 거야. 


자. 생각해 봐.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인해서 A 직업이 사라지고 B 직업이 나타났어. B 직업을 갖기 위해서는 약 3년이라는 시간 동안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해. 이런 경우에 석박사 학위를 갖고 있는 엘리트들이 B 직업을 얻을 가능성이 클까, 아니면 학사 학위를 갖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이 B 직업을 얻을 가능성이 클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국회의원, 인공지능 전문가 등과 같은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절대 일반인들의 관점으로 미래를 예상하지 않아. 자기만의 관점에서 미래를 예상하는 경향이 짙지. 이걸 전문용어로는 '투사 편향'이라고 부르는데, 그래서 언론에서 나오는 말이나 심지어 유튜브 전문가들이 하는 말을 곧이곧대로 해석하면 가까운 미래에 네가 곤란한 상황에 처해질 수 있다는 것이지. 


나는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대부분의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암울한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앞으로 직업의 세계에서도 '부익부빈익빈'이 가속화될 것 같다는 것이지. 조금 더 직관적으로 말하자면 파레토라는 분의 경제학 이론을 빌려오자면, 미래에는 약 20%의 양질의 정규직과 약 80%의 비정규직들만이 남게 될 거야. 


그래서 지금 현재의 '좋은 직업'은 연봉도 높고 대출을 받아서 아파트도 살 수 있고 자가용도 끌 수 있는 직업이지만, 10~20년 후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에게 있어서의 '좋은 직업'은 겨우 먹고살 수 있을 정도의 직업일 가능성이 클 것 같아. 


굉장히 암울하게 들리지? 내 말이 틀릴 가능성이 매우 높으니까, 너무 진지하게 들을 필요 없어. 그냥 '미래에는 더 먹고살기 힘들어질 수 있겠구나. 내가 지금 좋다고 생각하는 직업이 사라지거나 후져질 가능성이 크구나'라는 정도로 생각해 둬. 


어쩌면 너는 "형, 그러면 엘리트가 되어야 한다는 말인가요?"라고 묻고 있을 수도 있어. 그것도 방법이지만, 일단 그 질문을 킵(keep)해 두고, 네가 해야 할 것 2가지를 알려줄게. 



2. "무슨 일을 할까?"는 "나는 누구일까?" 다음이다



네가 반드시 해야 할 것 중 하나는 "무슨 일을 해야지 잘 먹고 잘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아니라, 네 스스로 "나는 누구일까?"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는 것이야. 참고로 이 질문은 지금 이 글을 읽는 순간부터, 네가 눈을 감는 날까지 반드시 1주일에 한 번씩, 못해도 1개월에 한 번씩은 무조건 던져봐야 해. 


"나는 누구일까?"라는 질문이 졸라 막연하고 추상적으로 들린다는 것을 잘 알아. 나도 너처럼 군대에서 여러 책을 읽으면서 내가 누구인지를 찾으려고 했었는데, 나는 못 찾아서 그냥 포기했거든. 하지만 내가 그래서 10년 이상을 낭비한 거야. 네가 나처럼 되고 싶지 않다면, 30살이 되기 전까지 또는 취업을 하기 전까지는 반드시 네가 누구인지를 찾는 것을 제1의 목표로 삼는 것을 추천할게.


여기서 '네가 누구인지를 찾으라'는 말은 '네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찾으라'는 말이야. 


그래도 이해가 잘 안 될 수 있으니까, 예시를 들어줄게. 흠... 그래 네가 군대에 있으니까, 군대 예시를 들어보자.




군에서 어떤 사람들은 유독 "빨리 나가고 싶다."를 외치는 사람들이 있을 거야. 내가 신병으로 들어갔을 때 만났던 말년 병장은 나한테  어쩌면 너도 "빨리 사회로 나가고 싶다."라고 외치고 있을지 모르겠네. 그렇다면 너는 왜 "빨리 밖으로 나가고 싶다"라고 말하고 다니는 것일까? 


물론, 네가 빨리 나가고 싶기 때문에 빨리 나가고 싶다고 외치는 것은 잘 알아. 하지만 다른 동기는 저 말을 별로 하지 않는데, 왜 너는 저 말을 유독 많이 하는 것일까? 그것은 네가 무의식적으로 네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위협'을 받거나 '담보'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저런 말들이 튀어나오는 거야. 이걸 어떤 전문가는 '편도체 납치'라는 용어로 부르기도 하지. 


이게 무슨 말이냐면, 너는 '자유'라는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빨리 나가고 싶다."라는 말을 외칠 가능성이 높아.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자유'라는 가치를 덜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빨리 나가고 싶다."라는 말을 너보다는 덜 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지. 


어쩌면 너는 전역을 앞두고 후임들과 PX에서 냉동파티를 열면서, "전역하면 꼭 연락해라."라는 말을 하고 있을지도 몰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형식적으로 이 말을 하면서 3~5명의 후임들을 챙긴다면, 어쩌면 너는 50명이 넘는 후임들과 1개월 이상 동안 PX 파티를 열고 있을지도 모르지. 


전에 건대에서 만났을 때, 네가 예전에 군대 생활이 재밌다고 했었잖아? 그때 네가 내게 했던 이야기를 떠올려봐. 너는 훈련이야기를 하면서 '훈련'이 아니라 '훈련'에 함께 참가한 분대원들, 간부들에 대한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했었어. 그들과 함께 무엇을 먹었는지, 그들과 함께 어떤 고생을 했는지를 말했었지. 


하지만 나는 내가 말했던 것처럼 군대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그냥 처음 해보는 훈련들이었지. 나의 스토리에는 부대원들은 별로 없어.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내게 동기가 없어서 외롭겠다고 말하지만, 나는 외롭지도 않고 외롭지 않지도 않은 아무런 생각이 없는 사람이었던 것이지. 내가 전역할 때 내가 진심으로 챙기거나 나를 진심으로 챙겨준 후임들은 1~2명 뿐이었어.


이처럼, 너는 '관계'라는 가치를 남들보다 중요하게 여길 가능성이 높아. 우선 나보다는 확실하게 중요하게 여기는 편이지. 이 편지가 오가는 것도 네가 노력한 덕분인 것처럼 말이지. 그러므로, 남들보다 네가 후임들을 더 챙기는 이유는 네가 남들보다 더 후임들과 보냈던 시간의 가치를 높게 평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일거야. 




이게 '진로'와 무슨 상관성이 있냐고 묻고 있다면, 아주 잘하고 있어. 


이게 너의 '커리어'와 아주 큰 상관관계가 있어. 너가 이러한 가치들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모른다면 너의 진로는 앞으로 엄청나게 많은 굴곡을 지나칠 가능성이 매우 높아. 어떤 사람들은 이 굴곡을 넘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도 많아. 


위에서 말한 것처럼 만약 네가 '자유'와 '관계'라는 가치를 중요하게 여긴다면, 너는 이 2가지 가치를 보장받을 수 있는 직업과 회사를 가는 것이 좋아. 


가끔 언론에서 힘들게 대기업을 준비해서 취업을 했는데 그만둔 사람들에 대한 인터뷰가 나오잖아? 이런 사람들은 대기업에 들어가고 나서야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깨달았을 가능성이 높아. 


예를 들어, 너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잘 알거야. 고리타분한 것은 싫어하고 나를 구속하는 것에 대해서 적개심을 드러내며 상대방을 어떻게든 물어 뜯으려고 하는 미친개 같은 스타일이지. 


우리 집안사람들이 모두 공무원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왜 공무원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나는 공공기관에서 아르바이트로 일을 하면서 내가 얼마나 이러한 조직들과 어울리지 않는지, 공무원으로 선배들과 대화를 하면서 이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등을 직간접적으로 경험을 해봤기 때문이야.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은
그것이 위협을 받지 않는 이상 절대 튀어나오지 않아.


그래서 네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을 찾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을 해봐야 해. 여기서 말하는 다양한 경험은 네가 좋다고 생각하는 경험도 좋지만, 네가 좋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험이 장기적으로는 더 도움이 될 수 있지. 


이제 왜 "무슨 일을 할까?"라는 질문보다 "내가 누구일까?"라는 질문이 먼저여야 하는지 이해가 되니?



3. 선배들이 만들어 둔 길 vs.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길



이제 다시 1번에서 킵해둔 질문을 가져와보자.

형, 그러면 엘리트가 되어야 한다는 말인가요?



이제 이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이해가 되니?

참고로 여기서 말하는 '엘리트'의 정의가 다소 모호해. 그래서 나는 3번의 소제목으로 2가지 기준을 제시한 거야.

너는 선배들이 이미 만들어둔 길을 가는 것을 선호하니, 아니면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길을 개척해 가는 것을 선호하니?

사실 이 질문에 답변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야. 그리고 이제 겨우 21살이 된 네가 이 질문에 바로 답변하는 것은 매우 힘들고, 사실 미래가 창창한 너가 섣불리 답변해서도 안될 질문이지. 그러니까 내가 아래에 기술할 내용들은 한 번만 읽어보고 5년 뒤에 다시 읽어보도록 해봐.


(생략된 내용은 프리미엄 콘텐츠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contents.premium.naver.com/careerners/career/contents/240128132313233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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