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대학교 초년생인 친구와 상담을 진행했습니다. 나를 이해하는 것의 중요성을 설파하자, 그녀는 제게 이렇게 묻더군요.
진로 검사나 성격 검사를 통해서 진로를 정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
https://blog.naver.com/careerners/223014318404
그래서 저는 위의 칼럼을 들먹이며, 1학년 2학년 때는 최대한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그녀는 내게 묻더군요. 왜 경험을 쌓아야 하냐고요.
오늘은 그녀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심도 깊게 해볼까 합니다.
진로 및 성격 검사는 분명히 훌륭합니다.
공부를 많이 하신 과학자분들이 충분히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어떤 특성을 지닌 사람은 이런 직업을 갖는 것이 좋을거야"라고 말씀해 주신 것이기 때문이죠. 학생들이나 취준생들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편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진로 및 성격 검사에서 예시로 드는 직업들은 너무나도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것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외향적인 특성을 지닌 사람안 영업직이나 홍보 담당자가 어울립니다."라는 결과표를 받았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런데 당신이 이공계를 전공한 학생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런 경우 당신은 영업직과 홍보직은 당신의 전공, 예를 들어 기계설계라는 전공을 살릴 수 없으니 영업이나 홍보는 당신의 길이 아니라고 생각하겠죠.
하지만 이것은 틀린 생각입니다.
진로 및 성격 검사는 '당신'이라는 사람의 '성향'을 파악해서 당신과 알맞는 직업을 추천해주는 것이지, 당신이 실제로 선택할 최종 직업을 추천해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당신은 외향적인 성격을 살려서 기계 설계 엔지니어로서 단순히 설계업무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설계의 취지를 고객들에게 설명하거나, 설계 전문가로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즐기는 외향성을 살리는 업무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진로 및 성격 검사는 이렇게 활용해야 합니다.
당신의 직업 선택의 가능성을 좁히는 솔루션이 아니라
직업 선택의 가능성이 넓히는 솔루션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무슨 말인지 이해 되시나요?
그러니까, 직업 및 성격 검사가 추천해준 직업을 가야지! 라고 생각하지 말고, 이 테스트들이 추천해준 직업을 당신이 할만한 직업 리스트에 추가하는 용도로 활용하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진로 검사는 당신이 예술가적인 성향을 가진 그룹에 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을 하는 것이지, 당신이 예술가가 되어야 한다고 말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의 과학자들이 아무리 똑똑하다고 할지라도, 당신은 과학자들이 연구한 범주에 속하지 않는 독특하고 고유한 존재일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당신이 직업 및 성격 검사의 결과에만 기대어 커리어를 결정하는 것은 당신의 가능성을 지나치게 좁힐 수 있습니다.
그럼 어쩌란 말이냐고요?
그래서 제가 제안해 드리겠습니다. 커리어 다이아몬드 모델을 활용하세요.
https://smartstore.naver.com/careerners/products/5904239963
직업 선택의 가능성을 넓히기 위해서는 3단계를 진행해야 합니다.
커리어 다이아몬드라는 새로운 모델을 소개해 드릴 예정이지만, 이 모델을 활용하는 방법도 저희가 기존에 블로그에서 주구장창 강조해왔던 커리어를 찾는 방법 3단계와 똑같습니다.
① 자기 분석
② 직무 분석
③ 프레이밍
그러니까, 나를 이해하고, 일을 이해한 다음, 나와 일의 연결고리를 매칭시켜주는 것입니다.
패트리샤 안데르센(Patricia Andersen)과 마이클 밴데히(Michael Vandehey)가 소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커리어 다이아몬드 모델(Career Diamond Model)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림을 보시면 좌측에는 '자기 인식'이 우측에는 '커리어 선택'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나'라는 사람의 적성에 맞는 진로를 찾기 위해서 '나'를 이해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나로 대변되는 '내면의 세계'에 대한 이해와, 직업의 세계로 대변되는 '외부의 세계'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이렇게 나와 일에 대한 이해가 끝나면, 이 둘의 공통점을 찾아서 연결고리를 만들어준 다음, 최종적인 커리어를 선택해야 합니다.
https://blog.naver.com/careerners/222526246943
이렇게만 설명하고 끝내면, 제가 그동안 위와 같은 칼럼에서 프레이밍을 설명한 것과 무슨 차이가 있냐고 물으실 수 있는데, 차이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오늘 저에게 질문을 준 친구와 같은 분들, 그러니까 성격 및 진로 검사를 통해서 커리어를 정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주시는 분들은 커리어 다이아몬드 모델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아래와 같은 반쪽짜리 모델을 활용하는 것과 똑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무슨 말인지 이해 되시나요?
대부분의 학생들, 취준생들, 심지어 직장인들까지도, 자신의 커리어를 고려할 때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능성을 확장하는 것을 먼저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어떤 일을 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좁은 관점으로만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나의 적성에 맞는 일을 찾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가능성을 넓혀야 합니다. 다이아몬드를 구성하는 좌측 삼각형을 먼저 만든 다음, 우측의 삼각형을 완성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라는 것이죠.
예를 들면, 제가 직업을 선택하던 당시에는 아래와 같이 고민하였습니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부터 고민했죠. 영업, 마케팅, PM이라는 직무를 중심으로 기재한 다음, 내가 관심있고 할만 하다 싶은 산업군들, 건설, 금융, 에너지 등과 같은 산업을 기재하였습니다.
그리고 지인으로부터 물류 사업을 제안받았기에 물류 사업을 하면서 CEO를 해볼까?라는 꿈을 꾼 적이 있었기 때문에 해당 내용을 기재하였으며, 개발자가 앞으로 유망하다는데 어린 시절에 익혔던 조잡한 프로그래밍 실력을 활용해서 개발자로 커리어를 전환해볼지를 고민해 봤었죠.
이렇게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의 폭을 넓힌 다음 우측과 같이 나의 가치관을 기준으로 내가 어떤 커리어를 밟아나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일지를 고민하였습니다.
만약 나의 성격적 특성이나 가치관을 모르시는 분들, 그러니까 자기 분석이 되어 있지 않은 분들은 아래와 같이 먼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이해하는 것을 넓히는 것도 중요합니다.
자, 정리해보겠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진로 및 성격 검사를 잘못 활용하는 사람들의 잘못된 방법을 지적한 다음, 커리어 다이아몬드 모델을 활용하여 어떻게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커리어를 밟아나갈 수 있을지를 설명하였습니다.
1. 진로 및 성격 검사는 지나치게 추상적이다
2. 진로 및 성격 검사는 이렇게 활용해야 한다
3. 직업 선택의 가능성을 넓혀라: 커리어 다이아몬드 모델
커리어 다이아몬드 모델 이미지를 뭔가 있어보이도록 작업했지만, 사실 개념 자체는 별 것 아닙니다. 왜냐하면 제가 수백 편의 칼럼에서 강조해왔던 '프레이밍' 3단계가 그대로 반영된 모델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리어 다이아몬드 모델이 당신에게, 그리고 저에게도 주는 교훈은 많은 사람들이 커리어를 선택할 때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를 '넓히려는' 고민을 하지 않고, 그냥 자신의 머릿속에만 있는 좁은 선택지들 중에서 성급하게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모델을 활용해서 당신의 커리어를 만족스럽게 그래서 그 누구보다 생산적일 수 있는 방법으로 가져가 보시기 바랍니다.
p.s. 이 글에 사용된 PPT는 아래 네프콘 링크에서 다운로드 받으실 수 있습니다.
https://contents.premium.naver.com/careerners/career/contents/240408195549595n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