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한국인은 돈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길까

by 강동현

커리어너스 독자들이라면 잘 알겠지만, 우리의 핵심 이론은 프레임 이론이다. 이 개념은 인지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George Lakoff)가 정립한 것으로, 기본적으로 프레임은 어떤 대상이나 사건을 해석하는 ‘인지적 틀’을 의미한다.



그러나 나는 이 개념을 조금 더 확장해서 사용한다. 어떤 대상이나 사건을 해석하는 프레임은 단순히 개인의 인지 습관에서만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살아오면서 축적한 지식과 경험뿐만 아니라, 우리가 태어나고 자란 사회적·문화적·정치적 환경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



그래서 나는 프레임을 단순한 인지적 장치가 아니라 개인의 가치관, 직업관, 세계관, 그리고 삶의 철학을 포괄하는 구조적 틀로 이해한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서 오늘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시작된다.



나는 우리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태어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갖게 되는 프레임을 수동적 프레임이라고 불렀다. 반대로 내가 스스로 선택하고 축적하기로 결정한 프레임을 능동적 프레임이라고 부른다.



나는 우리나라의 많은 취준생들이 자기소개서를 제대로 작성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이 수동적 프레임 때문이라고 말해왔다. 정확히 말하면, 그들이 수동적 프레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기보다 자신이 수동적 프레임 속에서 사고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종종 수동적 프레임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하지만 조금 더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어떤 의미에서는 능동적 프레임보다 수동적 프레임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수동적 프레임을 인식하지 못하면 능동적 프레임을 구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무엇을 스스로 선택하려면, 먼저 무엇이 내가 선택하지 않은 것인지부터 알아야 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고 있을 뿐 우리 사회의 수동적 프레임은 세계적으로도 매우 강력한 수준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싱크탱크인 Pew Research Center가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17개국 시민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가 있다. 이 연구는 각 나라 사람들이 무엇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지를 보여준다. 그 결과는 꽤 흥미롭다. 먹고 살만한 나라라고 불리는 17개국 가운데 물질적 풍요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꼽은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바로 이것이다. 이것이 바로 수동적 프레임이다. 만약 당신이 지금까지 돈을 버는 것을 최고의 덕목으로 여겨왔다면, 혹은 집을 사고 자동차를 사고 승진을 하고 더 많은 돈을 버는 것을 커리어의 궁극적인 목표로 생각해왔다면, 그것은 반드시 당신 개인의 선택이 아닐 수도 있다. 그것은 어쩌면 당신이 살아온 사회가 보이지 않는 압력의 형태로 지속적으로 주입해 온 가치일 가능성도 있다.



내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나 역시 그것을 너무 늦게 깨달았기 때문이다. 나는 서른 살이 되어서야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인지 처음으로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가 진정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물질적 풍요’가 아니라 성장, 자유, 의미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 이후 나는 커리어의 방향을 바꾸었다. 그리고 지금 나는 이전보다 훨씬 더 분명한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다. 지금의 나는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중심으로 커리어를 만들어가고 있으며, 그 덕분에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지금 ‘물질적 풍요’라는 가치를 버리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나는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 사람들이 물질적 풍요를 중요한 가치로 꼽았다는 사실이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다른 나라들이 ‘가족’이라는 가치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사실을 들으면 “우리도 가족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실 이것 역시 전형적인 수동적 프레임이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단 하나다. 당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수동적인 것인지, 아니면 능동적으로 선택한 것인지를 확인하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당신이 이 글을 읽고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래도 나는 물질적인 것이 굉장히 중요한 사람인데?”



좋다. 만약 당신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 순간부터 그것은 더 이상 수동적 프레임이 아니다. 그것은 당신이 스스로 선택한 능동적 프레임이 된다. 문제는 그것을 의식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경우다.



나는 그것을 모르고 살다가 10년의 시간을 돌아 돌아왔다. 하지만 만약 내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던 상황에 있었다면, 나는 여전히 물질적인 가치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 선택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그것이 내가 선택한 가치인지조차 모른 채 살아가는 것이다.



나는 종종 지식인들이 말하는 이런 표현들을 떠올린다. “눈을 뜬 느낌”, “껍질을 벗은 느낌”, “뿌연 안개가 걷힌 느낌”, 나는 이것이 바로 자신이 어떤 프레임 속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처음으로 인식하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이것을 프레임 각성(Frame Awakening)이라고 부른다.



결국 커리어라는 것은 단순히 어떤 직업을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어떤 프레임으로 세상을 해석하며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문제다. 그러므로 당신이 커리어를 시작하기 전에, 혹은 이미 시작했다 하더라도 계속해서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나는 지금 수동적 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가, 아니면 능동적으로 선택한 프레임으로 삶의 방향을 결정하고 있는가. 그리고 나는 지금 나만의 프레임을 통해 삶의 중요한 결정을 내리고 있는가.




▶ 나의 수동적 프레임을 인지하기 위한, 자기이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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