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이 지금의 우리에게 건네는 자기이해의 기술
커리어너스라는 공간을 만들고 운영하면서, '자기 이해'라는 커다란 주제 아래 우리가 입이 닳도록 강조해 온 개념이 하나 있다. 바로 가치관(Value System)이다.
가치관은 한 마디로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의 목록'이다. 그것이 나를 이롭게 한다고 믿기에, 우리는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그것을 추구하며 살아간다. 흥미로운 점은 가치관이 선천적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가치관은 살아가며 마주하는 환경과 나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하고 흐르는, 후천적인 나침반에 가깝다.
나는 시간이 날 때마다 로마의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꺼내 읽곤 하는데, 최근 다시 읽은 문장 하나가 가치관의 본질을 날카롭게 꿰뚫고 있었다.
명성을 좋아하는 사람은 자신에게 이로운 것이 타인의 반응에 있다고 생각하고, 쾌락을 좋아하는 사람은 자신에게 이로운 것이 자신의 감각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성을 지닌 사람은 자신에게 이로운 것이 자신의 행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 문장을 읽으며 나는 한동안 멈춰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시대를 초월한 황제의 식견에 다시 한번 감탄했기 때문이다.
과거의 나를 돌이켜보면, 나는 돈을 참 좋아했다. 그때의 나는 나에게 가장 이로운 것이 물질적인 풍요에 있다고 굳게 믿었다. 또한, 지금의 나보다 훨씬 더 과도하게 즐거움을 추구했다. 무엇을 '하는지'보다 그 순간 어떤 '느낌'을 받는지에 매몰되어 있었던 셈이다.
지금은 다르다. 현재의 나는 '생각'하는 행위 그 자체를 좋아한다. 지적 탐구와 내적 성찰을 통해 더 넓은 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깊이 있는 사고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즐거움과 만족감을 느낀다. 나를 이롭게 하는 대상이 '외부의 자극'에서 '나의 행위'로 옮겨온 것이다.
가치관이 변한다는 것은 삶의 우선순위가 바뀐다는 뜻이고, 이는 곧 커리어의 방향성이 달라짐을 의미한다.
명성이 중요한 사람은 타인의 인정과 사회적 직함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쾌락이 중요한 사람은 당장의 보상과 감각적인 즐거움, 워라밸을 우선시한다.
행위가 중요한 사람은 자신이 하는 일의 본질과 전문성, 그 과정에서의 성장에 집중한다.
어떤 가치가 더 우월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중요한 것은, 지금 당신이 중요하다고 믿는 그 가치가 정말로 당신을 이롭게 하고 있느냐는 점이다. 혹시 나에게 별로 득이 되지도 않는 가치들을 타인의 시선 때문에 억지로 쥐고 있지는 않은가?
로마의 황제가 전쟁터라는 극한의 환경에서도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고뇌했듯, 우리 역시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 자신이 무엇을 가치 있게 여기는 사람인지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삶을 바라보는 방식이 꽤 많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가? 당신에게 진정으로 득이 되는 가치는 무엇인가?"
가치관이라는 뿌리가 단단하게 내려질 때, 우리는 비로소 타인의 반응이나 일시적인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자기다움'을 완성할 수 있다.
▶ 《명상록》이 던진 질문에 대한 가장 현대적인 해답, 자기이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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