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 업계와 '나'는 왜 어울리지 않는가?

유행을 쫓는 사람과 본질을 딛는 사람의 결정적 차이

by 강동현

최근 들어 부쩍 엔터테인먼트 업계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의 상담 요청이 늘었다. 특정 기업의 이슈 때문인지, 아니면 업계 특유의 화려함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사실 엔터 업계는 나와 결이 상당히 먼 분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내게 다음과 같이 묻는다.



제가 불확실성이 큰 이 분야를 계속 준비하는 것이 맞을까요? 이 분야는 제가 준비하는 직무 공고 자체도 별로 뜨지 않더라구요.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모른다. 질문을 던진 그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진로를 상담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무의식 글쓰기'처럼 개인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텍스트가 필요하다. 그 토대 위에서 내담자가 어떤 무늬를 지닌 사람인지 추론해야 비로소 의미 있는 대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언을 구하는 이들에게 나는 역으로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곤 한다. 내가 왜 엔터 업계를 선호하지 않는지, 왜 그곳이 나와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지를 설명하는 과정이 그들에게는 오히려 스스로를 가늠할 수 있는 좋은 거울이 되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단 하나다. 나는 뼛속까지 '본질주의자'다.



본질주의자란 찰나의 트렌드나 일시적인 유행을 쫓는 사람이 아니다. 어떤 현상의 가장 밑바닥에 흐르는 기본적인 성질과 특징에 집중하며,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고 유지되는 모델을 신뢰하는 사람들이다.


내가 운영하는 '커리어너스'의 콘텐츠를 예로 들어보겠다. 내가 자기소개서나 취업이라는 테마로 글을 쓰는 가장 큰 이유는 이 분야가 지닌 '에버그린(Evergreen)'한 속성 때문이다. 푸른 소나무처럼, 취업과 커리어에 대한 고민은 10년이 지나도, 20년이 지나도 인류가 존재하는 한 지속될 본질적인 수요라고 믿는다.


물론 어떤 분들께서는 "AI가 등장했으니 자기소개서는 사라지지 않을까요?"라는 질문을 하면서, 자기소개서의 효용성을 의심하지만, 기업들이 이력서 외에 인적성 검사와 여러 차례의 면접을 보는 이유를 생각하면, 자기소개서가 사라지더라도, 어떤 방식으로든 '당신'이라는 사람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한 절차가 생길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나는 오늘 쓴 글이 내일이면 낡은 것이 되어버리는 소모적인 콘텐츠는 내게 맞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고객의 니즈가 초 단위로 변화하는 엔터 업계, 패션, 언론사, 게임, IT, 외식업 같은 도메인에서는 숨이 막힌다. 변화무쌍한 파도를 타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희열이겠지만, 본질주의자인 나에게는 힘겨운 소음일 뿐이다.


나는 오히려 교육, 출판, 에너지, 법률, 의료, 환경처럼 변화의 호흡이 긴 업계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내가 작성하는 글들이 최신 기술 트렌드가 아니라 철학, 경제, 심리학, 뇌과학 같은 근원적인 주제를 다루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당신은 어떤 스타일인가?
매일같이 요동치는 변화에 기민하게 반응하며 그 흐름을 주도하는 도메인이 맞는가?
아니면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본질에 초점을 둔 도메인이 맞는가?


커리어의 성공 여부는 시장의 유망성보다, 산업의 호흡과 당신의 맥박이 일치하는지에 달려 있다. 당신이 준비하는 그 화려한 세계가 정말 당신의 본질과 맞닿아 있는지, 지금이라도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 유행을 타지 않는 나만의 본질에 입각한 커리어를 설계하는 방법론, 《자기이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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