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30년을 살고도 10년처럼 느끼는 이유

아인슈타인이 가르쳐준 삶의 밀도에 대해서

by 강동현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해서 미안하지만,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제안한 상대성 이론(Theory of Relativity)은 '자기이해' 관점에서 우리에게 서늘한 진실을 떠올리게 해준다.


시간은 모든 관찰자에게 절대적으로 흐르지 않는다. 그것은 관찰자의 속도와 중력, 즉 삶을 대하는 '좌표'에 따라 철저히 상대적으로 흐른다.



많은 이들이 상대성 이론을 그저 시간과 공간이 구부러지는 기괴한 물리 법칙으로만 이해한다. 하지만 이 이론의 정수는 '물리적 상수의 절대성'을 기반으로 관찰자의 '주관성'을 증명했다는 데 있다. 빛의 속도가 절대적이듯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 24시간이라는 물리량은 절대적이다. 하지만 그 시간을 통과하는 '나'라는 관찰자가 어떤 상태인가에 따라, 생의 길이는 수십 년씩 늘어나기도 하고 한 줌으로 쪼그라들기도 한다.


우리는 경험적으로 안다. 10년 전 오늘이나 지금의 오늘이나 똑같은 24시간이라는 선상에 있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과거의 시간은 지나치게 압축되어 기억된다. 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는 '요약된 데이터'로 남기 때문이다. 반면, 현재를 온전히 살아내는 사람에게 지금 이 순간은 매우 느리고 선명하게 흐른다. 이를 물리학적으로 비유하자면, 현재에 몰입하는 자의 '고유 시간(Proper Time)'은 외부의 표준 시간보다 훨씬 더 밀도 있게 팽창한다.


진짜 문제는 '미래'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에서 발생한다. 《이웃 마을》의 할아버지가 탄식했던 젊은 시절처럼, 현재의 나보다 '미래의 나'에만 모든 중력을 쏟아붓는 사람은 현재의 시간을 강제로 압축시킨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순간, 우리의 뇌는 현재를 '목적지로 가기 위해 거쳐야 할 지루한 통로'로 인식한다. 통로에서의 시간은 기억할 가치가 없기에 뇌는 이를 빠르게 편집해 버린다. 결국 현재를 희생하며 미래를 꿈꾸는 사람은, 물리적으로는 30년을 살았어도 심리적으로는 단 10년밖에 살지 못한 것 같은 '시간 손실'을 겪게 된다. 이것이 바로 삶의 상대성 이론이 주는 경고다.


가장 비극적인 시나리오는 이것이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지워버리는 습관이 몸에 배면, 정작 그토록 기다리던 미래가 '현재'가 되었을 때조차 우리는 또 다른 미래를 위해 그 순간을 희생시킨다. 빛의 속도에 가까워질수록 시간이 멈추듯, 미래라는 허상을 쫓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당신의 진짜 삶은 정지해 버린다. 결국 당신은 평생 다가오지 않는 미래라는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에 갇히게 된다.


나는 이 지점에서 나의 고등학교 시절을 돌이켜본다. 아침 7시 등교와 밤 12시 하교. 좋은 대학이라는 미래를 위해 3년이라는 현재를 통째로 제물로 바쳤다. 그 3년은 지금 내 기억 속에서 단 몇 장의 흐릿한 사진으로 압축되어 있다. 반면, 커리어너스에서 글을 쓰며 보낸 지난 3년은 수십 권의 책처럼 두껍고 선명하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팔아치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간은 물리적으로 공평할지 몰라도, 그 시간을 경험하는 밀도는 철저히 계급적이다. 현재에 만족감을 느끼며 시간을 투자하는 사람만이 '긴 생'을 누릴 자격을 얻는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의 인생은 영원히 채워지지 않는 공허한 미래들의 합(合)으로 남을 뿐이다.


부끄럽게도 나 역시 병원 침대에 몸을 뉘어서야 이 상대적인 진실을 조금이나마 깨달았다. 나는 당신이 병실의 천장을 보기 전에 이 사실을 깨닫기를 바란다. 당신이 미래라는 망원경을 내려놓고 당신의 내면이라는 현미경을 들여다보기를 원한다. 미래보다 현재에 집중하는 사람으로 변화하는 것, 그것이 당신의 생을 두 배로 늘리는 유일한 방법이다.


지금 당신이 추구하는 가치가 미래를 위한 '저축'인지, 현재를 위한 '향유'인지 다시 한번 점검해 보길 바란다. 당신의 시계는 지금 어떤 속도로 흐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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