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좁은 사람들의 특징

왜 우리는 타인의 삶을 연봉과 학벌로만 읽으려 하는가

by 강동현


연봉이 4,000만 원도 안되는 직업을 선택하는 것은 멍청한 짓이야.
서울 내의 대학을 나오지 않았으니 지적 수준이 낮을 거야.
평생 독신으로 살아온 것을 보니 인생이 허무할 것 같아.
외모나 옷차림이 엉망인 것을 보니 자기 관리를 전혀 하지 않는 사람일거야.
아이돌 음악을 좋아한다니, 음악을 즐기는 수준이 매우 낮은가보네.
신을 믿지 않는다니 도덕관념이 매우 부족하겠군.
환경운동을 하면서 시간을 허비한다니 한심해 죽겠어


우리는 일상에서 타인의 삶을 너무나 쉽게 재단한다. 외모, 옷차림, 취향, 종교, 심지어는 타인의 신념까지도 자신의 잣대 위에 올려놓고 서슴없이 등급을 매긴다. 누군가는 환경운동을 하는 이를 보며 시간을 허비한다고 비웃고, 누군가는 아이돌 음악을 듣는 이의 수준을 폄하한다. 이토록 당당하게 타인을 비난할 수 있는 이유는 단 하나다.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곧 '절대적 기준'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타인을 함부로 판단하는 행위는 심리학적으로 일종의 '투사 편향(Projection Bias)'이다. "저 사람은 어리석어"라고 쏘아 붙이는 사람은 정작 자신의 내면에 숨겨진 어리석음을 마주할 용기가 없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결핍이나 불안을 타인에게 덧씌워 공격함으로써 스스로의 우월함을 확인받으려는 방어 기제인 셈이다.



이런 사람들은 대개 '수동적 프레임'에 갇혀 산다. 이들은 스스로 가치관을 정립하기보다 사회가 정해놓은 정답, 성공, 학벌, 재력 등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한다. 그리고 그 정답지가 모두에게 적용되어야 한다고 굳게 믿는다. 자신의 색깔이 무엇인지 고민해본 적이 없기에, 타인의 다채로운 색깔을 보면 그것을 '틀린 것' 혹은 '열등한 것'으로 간주해버리는 것이다.



이 얼마나 편협하기 짝이 없는 관점이란 말인가. 로마의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Marcus Aurelius)는 이를 일찍이 간파한 메시지를 남겼다.



우리 자신의 가치는 우리가 에너지를 쏟는 대상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것을 명심하라.


사회적 지위나 부를 좇아 법조인이나 의사가 된 사람보다, 가난과 무관심 속에서도 자신의 예술적 소명에 응답하는 이가 사회에 더 깊은 울림을 줄 때가 많다. 타인보다 앞서기 위해 명문대 간판을 딴 사람보다, '배움' 그 자체의 순수함에 매료되어 독학으로 진리를 탐구한 이가 훨씬 더 깊은 지식의 지평을 소유할 확률이 높다.


외면을 명품으로 치장하며 타인의 시선에 스스로를 가두는 사람보다는,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자연스러움을 긍정하는 이가 인간적으로 훨씬 진실하다. 결국 삶의 품격은 남들이 정해준 기준을 얼마나 잘 수행하느냐가 아니라, 자신이 무엇을 사랑하고 무엇에 몰입하느냐에서 결정된다.



자기 자신을 깊게 이해하는 사람일수록 타인을 함부로 재단하지 않는다. 내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가 타인에게는 무의미할 수 있음을, 그리고 타인의 하찮아 보이는 일상이 그에게는 우주만큼 거대한 의미일 수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내가 가장 경계하는 부류는 자신의 수동적 프레임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이들이다. 사람들이 타인의 기준에 맞춰 사는 것까지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그 좁은 기준을 타인의 삶에 들이대며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명백히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자기이해'는 거저 주어지지 않는다.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무의식 글쓰기'를 통해 내면의 소란스러운 감정을 기록하고, 내가 왜 특정한 상황에서 분노하거나 냉소하는지 그 뿌리를 파헤쳐야 한다. 내가 타인을 비난할 때 사용하는 그 기준이 과연 나의 것인지, 아니면 사회가 주입한 허상인지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타인을 향한 오만한 판단은 '나 자신에 대한 무지'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그러므로 누군가를 평가하기 전에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나는 나 자신을 얼마나 깊게 이해하고 있는가?"를. 이 질문에 답할 수 없는 자는 결코 타인의 삶을 논할 자격이 없다.





▶ 나의 내면의 잣대를 바로 세우는 첫 걸음, 《자기이해학》

https://tumblbug.com/self_understanding

자기이해학 배너 (텀블벅).png





작가의 이전글외향성이 정답인 사회에서 '심심한 성격'으로 살아남는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