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관점만 잡았을 뿐인데 합격률이 91%가 됐습니다" 라는 전자책의 일부를 소개하는 글입니다.
1. 스토리텔링이 중요한 이유
2. 스토리 구성 공식
3. SOARA 공식
4. 자기소개서 경험정리 리스트
5. 결론
지금까지 무의식 글쓰기, 인생그래프를 통해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경험을 뽑아내려고 노력했던 것은 자기소개서를 잘 쓰기 위해서입니다.
이제 본인의 경험들을 자기소개서에 체계적으로 표현해주기 위해 마지막 경험정리 작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이 작업은 많은 취준생들도 익히 잘 알고 있는 엑셀파일과 같은 표에 자신의 경험을 정리하는 것입니다.
이때 경험을 그냥 대충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구체적인 스토리로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흔히 이걸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라고 부르는데, 스토리텔링을 결코 무시해서는 안되는 과학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이야기는 모든 것이다.
― 윌리엄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
스토리텔링이라는 용어는 많이 들어보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언제부터인가 기업에서 마케팅을 할 때도 스토리텔링을 강조하고 면접에서도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이렇게 여기저기서 스토리텔링을 강조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불확실한 것을 이해하거나 추론하는 능력이 없는 동물입니다. 이런 이유로, 세상의 복잡한 사건과 관계들을 모두 고려해서 어떤 현상을 이해하기보다는, 중요하다 싶은 요소를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서 이해하는 성향을 지니고 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이야기 편향(Narrative Bias) 또는 이야기 모델 편향(Story Models Bias)라고 부릅니다. 이야기 편향 때문에 인간은 복잡한 통계수치나 연구자료들을 이해하는 능력보다 일화적 이야기들을 증거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1.
예를 들어볼까요?
부력(浮力, Buoyancy)을 떠올려보시기 바랍니다. 부력이 어떤 개념인지 떠올려보시기 바랍니다.
부력이 유체에 잠긴 물체가 받는 중력만큼 밀어올리는 힘이라고 떠올렸나요? 아니면, 아르키메데스의 '유레카 스토리'를 떠올리셨나요?
제가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자기소개서에도 똑같이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인사담당자는 딱딱하고 재미없는 숫자나 전공 용어로 범벅된 자소서보다는 구체적이고 일화적인 스토리가 담긴 자소서를 더 잘 기억한다는 말입니다.
이미 세계적인 기업들은 스토리텔링이 얼마나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기업의 가치와 제품을 고개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 능력을 중요한 직무역량 중 하나로 평가하기도 하는 것이죠.
이 정도면 스토리텔링이 왜 중요하며, 얼마나 중요하지를 이해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당신의 경험을 스토리텔링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당신의 경험을 자기소개서에 작성할만한 스토리로 편히 만들어줄 수 있는 [여러가지 공식들]이 있습니다. 그 중,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공식으로는 STAR 공식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STAR 공식은 상황(Situation)-임무(Task)-행동(Action)-결과(Result)의 영문 첫 글자를 딴 공식으로, 주어진 상황과 자신의 역할을 설명하고, 어떤 행동을 취함으로써 어떤 성과를 만들어 냈는지를 말하는 방법입니다.
STAR 기법은 행동 기반 구조화 면접2인 BBSI(Behavioral Based Structured Interview)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의 MIT와 카네기멜론 대학의 취업 지원 담당자들이 만든 전략으로, 당신의 경험을 논리적이면서 간결하게 풀어낼 수 있게 도와주는 훌륭한 공식입니다.
하지만 STAR 공식에는 다음과 같은 한계점이 있습니다.
첫째, 당신이 적극적인 사람이 아니라 수동적인 사람으로 비칠 가능성이 있다.
둘째, 당신이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를 말하지 않는다.
왜 STAR 공식이 이런 단점을 가지고 있는지는 STAR를 하나씩 뜯어보면 알 수 있습니다.
(1) STAR의 T(task, 임무)는 당신이 능동적으로 설정한 목표를 위해 수행해야 할 일이 아니라, 누군가로부터 부여받은 임무나 과업이라는 뉘앙스를 풍깁니다. 이런 이유로 당신은 일을 찾아서 하는 사람이 아니라 시키는 임무만 수행하는 수동적인 사람임을 암시할 수 있습니다.
(2) STAR의 R(result, 결과)은 말 그대로 결과를 말합니다. 이런 이유로, 당신은 행동에 대한 결과만 언급하고 그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는 말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웠고 배운 것을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https://smartstore.naver.com/careerners/products/5904239963
STAR의 두 가지 한계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공식으로 SOARA 공식이 있습니다.
SOARA 공식은 독일의 뮌헨 대학교의 하기마스 라즐로(Hagymas Laszlo) 교수와 영국 국립경제사회 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Economic and Social Research)의 수석연구원인 알렉산더 보토스 박스(Alxander Botos)가 개발한 기법으로 기존의 STAR 공식의 한계를 보완해 줍니다.
거창하게 소개했지만, SOARA 공식은 다음과 같이 간단하게 구성됩니다.
S(Situation, 상황): 어떤 상황에서 어떤 문제에 직면했는지를 설명합니다.
O(Objective, 목표): 당시 상황에서 무엇을 성취하는 것이 목표였는지 설명합니다.
A(Action, 행동):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취했던 행동을 설명합니다.
R(Results, 결과): 행동으로 인해 발생한 결과를 설명하고 기존의 목표를 달성했는지를 말합니다.
A(Aftermath, 영향): 결과를 통해 어떤 것을 배웠으며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를 밝힙니다.
설명이 길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경험정리를 할 차례입니다.
경험을 정리하는 방법은 매우 간단합니다. 무의식 글쓰기가 끝난 후 자신이 쓴 글들을 천천히 읽어보며 자신의 입맛에 맞는 양식에 맞춰서 작성하면 됩니다.
이 때 양식은 본인이 스스로 작성하든, 다른 사람이 작성한 양식을 다운 받든 상관없지만, 자기소개서에 본인의 경험을 보다 쉽게 작성하기 위해서는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는 구조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편의상 제가 작성한 양식을 기준으로 경험을 정리하는 방법을 설명해보겠습니다.
1. 구분: 첫 번째 열은 구분입니다.
이 항목에서는 지난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성장과정', '학창시절', '대학생활' 등 무의식 글쓰기를 진행할 때 분류한 키워드를 입력합니다.
만약 카테고리의 기준이 당신이 살아온 인생과 다르다면, 자유롭게 카테고리를 수정해서 원하는 키워드를 입력하면 됩니다. 카테고리는 세부적일수록 좋습니다.
2. 경험: 본인의 경험의 핵심 키워드를 입력합니다.
3. 역할: 경험에서 맡았던 직위나 직책 또는 역할 등을 입력합니다.
4. 기간: 경험을 했던 기간을 작성합니다. 추후 자동 필터를 통해 쉽게 정렬할 수 있도록 입력하는 것이 좋습니다.
5. SOARA 공식: H부터 L열은 SOARA 공식입니다.
위의 그림과 같이, '참조' 워크시트에 나와 있는 SOARA 공식에 대한 설명을 보고 경험에 대한 디테일을 입력합니다.
SOARA 공식을 기준으로 리스트를 작성한 이유는 SOARA 공식을 통해 자소서 작성에 필요한 사항들을 빠짐없이 기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다른 공식을 활용해서 원하는 대로 입맛에 맞춰 수정해서 작성하면 됩니다.
6. 역량: 경험을 통해 습득한 역량을 입력합니다. 역량 정리리스트는 커리어너스의 하드 스킬 리스트, 소프트 스킬 리스트를 참조해서 입력합니다.
7. 비고: 경험을 입력하다가 갑자기 떠오른 내용이나 자소서에 쓰기 위해 필요한 키워드와 같은 기타 제반 사항들을 입력합니다.
지금까지 경험정리를 하는 방법을 알아보았습니다. 저는 총 3단계에 걸쳐서 경험을 정리하는 방법을 소개했습니다.
1. 무의식 글쓰기
2. 인생그래프
3. 경험정리 리스트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기 전에 이렇게 경험정리를 힘들게 하는 이유는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부디 이 과정을 통해 본인에 대한 이해도를 올리고, 보다 편하게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수 있는 준비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p.s.1: 사실, STAR나 SOARA와 같은 공식은 중요한게 아닙니다. 본인의 경험속에서 무엇을 배웠고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를 깨닫고 그것을 놓치지 않고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핵심임을 잊지마시기 바랍니다.
p.s.2: 경험정리 리스트는 커리어너스 블로그 자료실에 있습니다.
p.s.3: 조급한 마음에 마구 나사를 돌리다가 홈이 망가져서 영원히 풀지 못하게 되는 것처럼, 취업을 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나 간절해서 경험정리를 하지 않고 자기소개서를 쓰는 것은 오히려 취업을 멀어지게 하는 일입니다.
References and Notes:
1. Shahram Heshmat (2016). What is Narrative Bias?
2. 행동 기반 구조화 면접이란 한 사람의 과거의 행동은 미래를 예측하는 훌륭한 잣대로 기능하기 때문에, 지원자의 역량을 과거의 '경험 사례'를 근거로 평가하는 면접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 지원자가 기업에서 훌륭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없을지는 지원자의 과거 행동과 경험을 보면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