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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동현 팀장 Feb 25. 2022

혹시 자소서에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라고 쓰셨나요?

혹시 이게 탈락하는 이유가 아닐까요?


* 이 글은 자소서를 진부하게 작성하는 분들을 위한 칼럼입니다. 이 글을 통해서 어떻게 인사담당자의 눈에 띄는 자소서를 작성할 것인지를 고민해가세요.



요즘 자소서를 검토할 때마다, 아니다...


요즘이 아니라, 작년부터 자소서를 검토하며 지속적으로 (부정적으로) 눈에 밟히는 문장들이 있습니다.



(···)
잦은 밤샘과 부족한 능력에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플랜을 세부적으로 가져갔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행착오도 유의미할 것이라고 되뇌었습니다. (···)
그 결과 저는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저는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사실 이 자소서는 잘 작성한 자소서입니다.


문제는 모든 취준생들이 이런 식으로 작성한다는 게 문제일 뿐이죠.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키야... 얼마나 멋집니까?


여러분은 어떠세요? 이 글을 작성한 친구가 회사에 입사하게 되면 정말 엄청나게 성실하게 일할 것 같은가요? 이 글만 보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한 달 내내 야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과연 이 친구는 정말 그럴 마음이 있는 걸까요?


사실, 이 친구가 정말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 친구는 잦은 밤샘을 하면서 연구활동을 이어나갔고, 그 결과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한 것도 FACT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글을 읽는 사람이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3만 명이 똑같이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고 어필하기 때문입니다.



https://smartstore.naver.com/careerners/products/5904239963







그래서 저라면 차라리 이렇게 쓸 것 같습니다.



[노력은 반드시 배신한다]
(···)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잦은 밤샘과 부족한 능력에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는 63개 팀 중 62등이라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부족한 능력을 자책하며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 
이 과정을 통해서, 얼마나 '노력'했는지에 '집착'할 경우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배신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노력에게 배신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노력보다는 '발전'과 '개선'에 초점을 두고 (···)


느낌오시나요? 같은 글이라고 할지라도, '노력'에 대한 본인의 프레임이 들어간 글, '일'에 대한 본인의 인사이트가 들어간 글의 느낌은 확 다르게 느껴집니다.



게다가 진부하기 짝이 없던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아니라 '노력은 배신한다'라는 역발상적인 소제목이 붙었으니, 인사담당자의 눈길을 당연히 끌 수밖에 없겠죠.


여러분.


자소서를 편하게 쓰려고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취업 준비과정 중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자소서입니다. 본인의 생각을 차별화하려고 노력해보시기 바랍니다.


당신의 마음 속에는 남들과는 차별화된 그 무언가가 반드시 있습니다. 다만 당신이 표현하기 어려워하는 것일 뿐입니다.




p.s. 차별화를 어떻게 하냐구요? 프레임하세요. 당신의 철학, 색깔, 가치관, 생활신조 등을 아우르는 당신만의 프레임이 무엇인지를 밤새 고민하세요. 밤새 프로젝트를 하는 것보다, 이걸 밤새 하는 것이 훨씬 가치 있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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