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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동현 팀장 Sep 06. 2022

당신이 데뷔하기 전에 반드시 던져야 할 질문 1가지

나는 왜 
이 길을 선택했을까?



이 질문은, 제가 사회생활 1부의 마지막 회사를 그만두면서 제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현재는 행복한 2부의 커리어를 걸어가고 있습니다.)


나는 어쩌다 영업직을 하게 되었으며, 나는 어쩌다 PM(Project Manger)의 커리어를 밟게 되었고, 나는 어쩌다 IT 업계까지 굴러들어오게 된 것일까?


사무실에 있는 짐을 모두 챙긴 후, 저는 동료들에게 가벼운 인사만 던진 후, 2호선 강남역에서부터 6호선 증산역으로 향하는 지하철 안에서, 저는 제 스스로에게 왜 이 길을 선택했는지를 물었습니다.


왜냐하면 이게 벌써 세 번째였기 때문입니다. 야구에서 스트라이크가 3개이면 아웃이듯이, 남자들의 세계(?)에서 가위바위보는 3번만 하듯이, 저는 세 번을 모두 실패했었습니다.


그러다 저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나는 정말 진지하게 
이것을 한 번도 고민해본적이 없었구나...!




저는 본능적으로 제가 이 질문을 던지기 시작하면, 제 스스로 지금까지 걸어온 길에 회의감이 들 것 같아서, 제가 걸어온 커리어 전체를 부정할까봐.., 이 질문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오후 3시경의 지하철 안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습니다. 저는 제 손에 든 서류뭉치들을 바라봤습니다. 1주일 밤낮을 세워가며 인쇄한 제안서, 연구개발 사업에 제출할 특허를 위해서 아이디어를 냈던 종이뭉치들, 정신없이 뿌리고 다니느라 몇 장 남지 않은 명함들 등등.




지난 1년 간 노력했던 것들이 0(Zero)으로 돌아간다는 것이 문득 마음이 아파졌고, 저는 더 이상 제가 걸어온 커리어가 무슨 의미였는지를 찾지 않는다면, 제 목숨을 스스로 끊어버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만큼 제 인생에서 커리어는 중요한 의미를 지녔고, 그 중요한 의미를 찾지 못한다면, 제 스스로의 존재 자체가 부정당하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며칠 후, 박사 과정을 밟는 형님과 술을 한 잔 했습니다.


저는 (와이프 몰래) 술을 먹으러 왔다는 형님의 말을 듣기보다는, 저의 커리어에 대한 푸념을 형님에게 털어놓기 시작했습니다. 형님은 묵묵히 들어주었습니다. 1차가 끝나고, 2차가 끝나고, 3차가 시작될 때쯤 형님이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동현아, 너는 그래도 나보다 낫다.
너는 의사결정을 했고, 행동을 했고, 그것에 대한 실패를 했잖냐.



처음에는 이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인지 싶었습니다. 


'술 3~4병은 거뜬하게 푸는 이 양반이 벌써 취할리는 없을텐데?' 라는 생각을 하며 술잔을 내려놓고 귀를 기울였습니다. 이 양반이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지를 들어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던 것이죠.


형님의 말은 두서가 없었지만, 형님의 말은 간단했습니다. 제가 더 나은 삶이었고, 자신의 삶은 비참하기 짝이없다는 것이었죠.


물리학에서 박사 학위를 밟고 있는 형님은, 자신이 어쩌다 박사 학위까지 하게 되었는지를 후회하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언제 한번 이것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찰해보니, 결론은 매우 간단했다고 말했습니다. 



이게 다 빌어먹을
사회 시스템 때문이다. ㅅㅂㅂㅂ

형님은 순수하게 과학을 좋아하는 학생이었다고 합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국내에서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아는 대학교의 학부생으로 가서, 석사로 물리학을 전공하고, 박사까지 하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딱히 열정적이었던 것은 아니지만, 학급 내에서, 학교에서 1등의 자리를 놓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계속 공부를 해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게 자신의 패착이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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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런 커리어를 밟습니다. 일반적으로 자신의 위치에서 경쟁하는 사람들은 또래 집단(peer group)인 것이죠. 자신들의 동기와 경쟁을 하며, 그 그룹내에서 순위와 등급을 평가당하게 됩니다.


하지만 여기서 함정은, 진짜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또래 친구들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는 것(상대적 목표)이 아니라, 공부를 하는 지식을 통해서 그것이 어떻게 나와 사회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것(절대적 목표)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우리가 살아오는 주변 환경은 당신에게 
절대적인 목표가 아닌, 상대적인 목표를 추구하도록 만든다.


애초에 우리의 조상들은 수백만 년을 100명 남짓한 작은 무리 안에서 수렵·채집 생활을 하면서 보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영국의 인류학자인 로빈 던바(Robin Dunbar)가 주장한 개념에 의하면, 개인이 사회적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숫자는 평균적으로 150명 정도죠. 그래서 이것을 던바의 숫자(Dunbar's Number)라고 부릅니다.


던바의 숫자가 주는 인사이트 때문에, 우리는 절대적인 목표가 아니라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의 경쟁하도록 진화하였습니다. 게다가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거의 20년 가까이를 학교에 다니기 때문에, 늘 학교를 중심으로, 같은 반 친구들과, 같은 과 동기들을 중심으로 우리가 잘하고 있는지 못하고 있는지를 따집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학교' 이외의 삶은 생각할 수 없는 것이며, 학교를 벗어나는 것에 많은 어려움을 느끼고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사회에 나오더라도 굉장히 큰 압박감에 시달리는 것입니다.


이것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자신이 살아온 삶의 밖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게 만든다는 것에 있습니다. 책이나 유튜브 같은 SNS나 대중매체에서 소개되는 다른 사람의 삶의 모습도 나와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기 때문에, 애초에 그 삶을 살아간다는 것을, 내가 지금 걸아가는 길을 이탈하는 것을 생각할 수 없게 만듭니다. 애초에 우리의 뇌는 Step.1부터 Step.101과 같은 세부적인 디테일이 없는 계획은 폐기해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선배는 바로 자신이 이런 케이스에 해당한다고 말했습니다. 선배가 사용한 용어에 따르면, 선배는 자신이 '터널비전(Tunnel Vision)'에 갇혀서 의사결정을 했다는 것을 알았고, 자신이 학문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나, 아직 밝혀지지 않은 세상의 숨은 진실을 탐구하고 싶은 마음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학위를 위해 공부를 한다고 말했습니다.




오늘 제가 이 글에서 설명한 내용은 저희가 늘 강조하는 수동적 프레임(Passive Frame)에 대한 내용과도 연결됩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관점은 사실 내 것이 아니라, 사회의 시스템에 의해서 대부분 형성된 것이라는 것이죠.


만약 선배가 수동적 프레임에 입각해서 커리어를 쌓아왔다고 할지라도, 선배가 걸어온 '과정(process)'이 즐거웠다면, 그 과정을 소중하게 여겼다면 괜찮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선배는 그저 우연히 흘러가는 대로 이 길에 접어들었고, 와이프 몰래 저와 함께 술을 나눠 마시는 이유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고 했습니다. 


이 글을 통해서 제가 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은, 당신이 지금 걸어가고 있는 길에 대해서 아래와 같은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가 지금 이 길을 왜 걷고 있는 것인가?
이 길은 나에게 어떤 면에서 중요한 것인가?
내가 진짜 이 길을 걷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해서 명료하게 답변하지 못한다면, 타인에게 조리있게 설명하지 못한다면, 어쩌면 당신은 수동적 프레임에 입각해서, 터널비전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당신은 아마 저처럼, 이에 대한 질문을 지금까지는 회피해왔을 수 있지만, 당신이 걸어가는 길 중간에 언제든지 이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될 것입니다. 저와 선배처럼요.


저와 선배 중 누가 더 괜찮은 길을 걸었느냐에 대한 비교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저와 선배는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고, 서로 다른 것을 이루기를 원하며, 서로 다른 꿈을 꾸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당신은 혹시, 주변 사람들에 의해서 공부하고 있거나, 주변 사람들의 권유에 의해서 직무를 선택하거나, 커뮤니티에서 좋다고 말하는 기업을 선택하고 있지는 않은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그 모든 것을 해결해줄 수 있는 본질적이면서 근원적인 질문이 바로 내가 왜 이 길을 걷는지에 대한 질문입니다. 저는 당신이 사회에 진출하기 전에, 최소한 이 질문에 답변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당신이 더 행복하게, 더 성공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저와 선배가 그랬던 것처럼요. :)





p.s. 질문에 대한 답변을 바로 못찾을지라도, 최소한 당신이 걷고 있는 커리어의 과정 자체를 즐기고 있다면 다행인 것입니다. 결국 모든 문제의 본질은 당신의 관점에 달려있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당신의 프레임만 명확하다면, 모든 의사결정은 당신이 불만족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결국 만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



p.p.s. 네, 맞습니다. 이 글이 결국 지원동기와 연결된다는 것을 느꼈다면, 당신은 취업 준비를 잘하고 있는 것입니다. ㅎㅎㅎ




p.p.p.s. 내가 터널 시야에 갇혀있다는 사실을 깨기 위해서는 아래 글을 참조해서 프레임을 넓히려는 시도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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