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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성욱 팀장 Sep 01. 2024

# 패자부활, 방황이 용납되지 않는 대학가

# 패자부활, 방황이 용납되지 않는 대학가


진로취업 지도를 오래하다보니 세대 변화가 몸으로 느껴지는데요


언젠가부터 우리 학생들이 자신에게도, 세상에게도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겁이 많아진게 느껴집니다.


그러다보니 문자 한개, 이메일 하나, 친구간의 통화도 조심스럽고 어렵고 제가 일하는 취업부서를 찾아와서 질문하나 하는것도, 통화 하는것도 큰 결심을 해야 할수 있습니다


심지어 취업상담은 너무나 큰 용기가 필요한 과정입니다.

왠지 자신의 삶아 까발려지고 평가받는 기분을 해보지도 않고 갖기 때문인거 같습니다


저희는 정말 도와주고 싶은데 말이지요.


더군다나 3, 4학년때쯤이면 뒤를 돌아보거나 주변의 동기들과 비교를 하고, 그냥 나를 패배자로 낙인찍기도 합니다.

그 과정에서 우울과 회피가 동반이 되고 무기력증이 나타나지요.


또한, 취업이 힘들다보니 수많은 학생들이 로스쿨, CPA, 변리사 등 전문직으로 쏠리는 신기한 현상 속, 필연적으로 전문직 탈락 학생들이 많이 양산되는데 특히 그 학생들이 동력을 잃고 방황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그 이후의 길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고 여러 길이 있는데 말이지요.


고시를 했던 친구들은 나이를 먹어서, 취준생 4학년들은 주변 누군가(엄친아, 엄친딸)처럼 1,2학년때 아무것도 못해서 심지어 3학년은 학생들끼리 하는 학회에서 떨어져서 그냥 주변과 비교하고 주저앉아 버립니다.


그리고 회피하고 우울하고, 자기방어기제만 강해져 가지요.


이런 현상은 대학생때뿐 아니라 직장에서도 일어납니다.

모든것이 조심스럽고 무섭다 보니, 전화나 대면 보다는 슬랙이나 노션, 이메일이 편하고요.

(바로 반응하지 않아도 되고 증거가 다 남으니까요)


주변인과 전화통화할때도 통화녹음은 기본 장착입니다


업무를 할때도 쭉쭉 치고나가기 보다는 우선 수비부터 합니다.

내 책임과 권한이 감당가능한건지부터 따져보지요.


이런 현상이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개인과 주변인에게 너무 힘들고 스트레스 쌓이는 상황인건 맞습니다.


왜이럴까 고민을 참 많이 해봤습니다


전화로 하면 5분이면 해결될 일을 이메일을 수십번 왔다갔다하고

찾아오면 친절히 서로 톤앤매너를 느끼면서 더 깊이 있게 상담할 수 있는데 말이지요.


심지어 익명성에 기댄 플랫폼에 숨어 이야기하는걸 좋아합니다.


조금더 주도적으로 나를 보여주는 동력이 있어야, 움직일 힘이 있어야

나를 보여주는게 핵심인 진로와 취업에 관한것이 진행 되는데도 말이지요.


늘 고민하는것이 자소서, 면접 어떻게 써라 전에 학생들이 움직일 수 있는 힘을 주는거 그게 바로 진로취업 현장을 누비는 저를 괴롭히는 고민입니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을 고민해봤는데요.


1. 패자부활이 허락되지 않는 입시

 - 고등학교때부터 수시같은 경우 한번 삐끗하면 회복이 힘든 극도의 경쟁사회가 한국 사회입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살아왔으니 대학때도 당연히 한번 실수면 끝이다 마인드때문에 조심스럽고, 겁이 나고 시도조차 힘들게 된다고 보입니다. 매사에 그렇게 조심스런 삶을 강요받았으니 전화 한통화도, 메일도, 어떤 액션 하나하나 너무 조심스럽고 겁이 나고 회피하고 싶지요.


2. 언가 해야하는 방황을 허락하지 않는 분위기

 - 대학을 위해 모범생만을 강요받다보니 사회공부가 안돼 있습니다. 진로지로를 하다보면 어떤 직업이 나에게 맞는지 알아보기 위한 "방황"은 필수적입니다. "나"를 알기 위해 이런저런 경험속에서 방황(이런저런 고민들)이 필수적인데 학생들 대부분 이런 "방황"과 "사람과의 관계"를 무서워 합니다. 20대때 하지 않으면 이 방황은 30대, 40대, 50대에도 찾아오는데 말이지요. 이런 방황은 빠를수록 좋다고 봅니다. 늦을수록 방황에서 오는 혼란은 더 커지니까요. 너무나 늦게 시작하면 선택지가 좁아질 때도 있고요.


3. 누구도 알려주지 않는 직업의 본질

  - 대학에 오면 고등학교때처럼 입시 가이드를 주는 사람도 없고, 교수님들도 본인의 학문분야에서 대가이실뿐 진로와 취업에 있어서는 잘 모르십니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직업의 본질. 결국 "나"에 대한 고민이 직업의 본질이고 내가 독립된 사회인으로 살아가는 과정임을 모르고 그냥 대입처럼 접근합니다. 입시 커뮤니티처럼 대학교 커뮤니티나 취업까페 글들이 내 진로를 결정해주는 이정표가 되버립니다.

  - 이론서에 나온 직업이 아니라 진짜 현장에서 느끼는 직업의 본질을 알려줄 어른들이 필요합니다.

  - 취업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니까 말이지요.

    (서태지와 아이들 마지막 앨범의 문구 "END=AND"가 생각납니다.)


그럼 대안은 뭘까요


1. "20대는 누구나 패자부활이 가능해!, 괜찮아"라는 어른들의 확신을 보여줘야 합니다.

  - 조금만 나이가 있으면 20대가 얼마나 많은 가능성이 있는 시기라는걸 알겁니다. 그냥 장밋빛 미래가 아니라 겁을 좀 덜내고 부딪혀도 되는 인생에 유일한 시기란걸 말이지요.

  - 고등학교 수시와 다른게 "20대 초반의 실패은 성장이라고!! 괜찮다"고 그런 실패후 성공 신화들이 많이 보여져야 할꺼 같습니다.

  - 그래서 자소서에도 실패경험 문항이 많이 나오는거겠지요.


2. "20대 방황은 건강한거야"

  - 누구나 방황의 시기는 옵니다. 20대의 방황은 건강한 방황이라고 생각합니다

  - 다만 나중을 위해 기본적인 것들은 조금 만들고 방황하면서 자신은 어떤 걸 잘하고 좋아하는지 파악해야겠지요.

  - 그리고 이런 방법론을 알려주는것도 필요해 보입니다. 내가 뭘 잘하고 좋아하는지 조차 모르는 학생들이 너무 많으니까요.


3. 부대낌의 미학을 20대때 배우는 분위기

  - 팀플이던, 동아리던, 학회던 20대 초중반 사람과의 부대낌, 관계를 배워야 합니다

  - 인싸와 아싸 이분법으로 나눌게 아니라 누구던 세상에 필요한 역할을 한다는걸 글이 아닌 경험으로 느껴야 합니다.


이런 모습을 위해선 대학이 변해야할꺼 같습니다.


요즘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5~6시경 수업이 끝나면 그냥 집으로 가서 힐링영상(주로 고양이)을 보거나, 넷플이나 유튜브, 게임을 하면서 여가를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이 외롭고 힘든거지요.


이에 반해 저는 일본 죠치대에 출장을 여러번 갔었는데요.


일본 죠치대에서 인상 깊었던 건 대부분의 죠치대 학생들이 1인 1동아리를 거의 필수적으로 한다는 겁니다.

또한 일본 특성상 생활체육이 정말 활발해서 운동 동아리가 잘 돼 있다는거였습니다.

(동아리 출신들이 프로로 가기도 하더군요.)


서로 부대끼면서 뭔가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필수화 되어 있습니다.


이런 서로 부대끼는 단체활동이 결국 위 3가지를 모두 할수 있게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대학도 그냥 어느 순간 바뀌어 버린 고등학교처럼 수업만 듣고 등하교만 하는 분위기에서 바뀌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밤을 새며 프로젝트를 하고, 서로 토론하며 부대끼고, 발로 뛰며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분위기

이상적이지만 꿈꿔봅니다.


그리고 우리 어른들이 20대의 방황이 결국 제대로된 30대, 40대를 만든다는걸 일깨워 줘야 할꺼 같습니다

인생의 길은 정답이 없고, 한명 한명의 인생의 길 모두 의미가 있으니 말이지요.


일요일 저녁, 개강을 하루 앞두고 하반기를 어떻게 이끌어 갈지 고민하면서 본질적인 고민을 해보고 기록해 봅니다


그럼 제가 좋아하는 영상 하나 함께 올립니다.


"20대, 30대 우리 젊은 청년들 괜찮아! 인생은 마라톤이 아니니까! 고민은 짧게 액션은 빠르게!"


https://youtu.be/kaKQHsUM3Po?feature=sha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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