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란 무엇일까.
어릴 땐 원하는 장난감을 얻으면 행복했고, 학생 때는 좋은 성적을 받으면 세상이 다 내 것 같았다. 아빠가 된 지금은 두 딸이 언제나 웃길 바란다. 이처럼 행복은 나이를 따라 그리고 삶의 무게에 따라 조금씩 모양을 바꾼다.
우리는 왜 행복을 '추구'할까.
행복은 인간이 가진 가장 근원적인 욕구이자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신호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행복은 경쟁의 결과물처럼 여겨지기 시작했다. 누군가의 성공이 나의 실패처럼 느껴지고, 타인의 웃음이 내 불행처럼 다가온다. 그래서 우리는 행복을 찾기보다, 남보다 불행하지 않기 위해 애쓰며 살아간다.
그렇다면 그 결과물인 '돈'이 많으면 과연 행복할까.
연구에 따르면 돈은 행복에 일정 부분 영향을 주지만 그 효과에는 한계가 있다. 기초적인 생존과 안전, 사회적 안정감을 보장할 만큼의 소득은 행복을 높이지만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그 증가폭은 점점 줄어든다. 돈은 결핍의 불안을 줄이는 수단일 수는 있지만 충분한 행복을 만드는 본질은 아니다. 결국 행복은 관계와 성취, 그리고 스스로의 삶을 선택하는 자기주도적인 삶 속에서 자라난다.
'성적'이 오르거나 '직급'이 오르면 진짜 행복해질까.
이 또한 잠시의 기쁨은 줄지 몰라도 마음 깊은 곳까지는 닿지 않는다. 이것들은 외적 보상이기 때문에 일시적인 만족감을 줄 수는 있지만, 그것이 내적 충족감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쾌락의 쳇바퀴(hedonic treadmill)'라 부른다. 사람은 성취 후 곧 새로운 목표에 익숙해지고, 다시 더 큰 보상을 추구하게 된다.
그렇다면 행복의 '조건'은 무엇일까.
그것은 더 많이 가지려는 마음보다, 이미 가진 것의 가치를 느낄 때 일어난다. 감사와 기쁨, 평온한 마음은 결핍이 아닌 인식에서 시작된다. 무엇을 갖고 있느냐보다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행복의 크기를 결정한다.
행복을 '경쟁의 결과'가 아니라 '성취의 과정'으로 바라보면 어떨까.
아이들과 함께 밥을 먹고, 웃고, 도전과 실패를 나누는 그 시간 속에 행복은 이미 있다. 그리고 언젠가 아이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서서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자부심을 느낄 만큼 성장하길 바란다. 그 길에서 느끼는 몰입과 의미가 그들 인생의 행복이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