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부다 (Barbuda)

‘안티가 바부다’가 아니라 ‘안티가 및 부속 도서’가 맞지 않을까?

by LHS





안티가 바부다라는 국명은 말 그대로 안티가 섬과 바부다 섬으로 이루어진 국가라는 의미에서 붙여진 것 (물론 이 두 섬 외에도 Redonda 등 더 작은 섬들도 여럿 포함되지만). 그래서 언뜻 생각하기에는 바부다 섬도 안티가 섬처럼 꽤나 번화할 것 같아 보이고, 그래서 그냥 안티가 섬만 잘 보고 가면 될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실제로는 안티가 섬에 전국민의 97%가 모여 살고, 바부다 섬에는 단 1,700명 정도만 거주한다. 그렇다면 바부다 섬은 안티가 섬과는 완전 다른 세상 느낌일 것이라는 의미. 그러니 기껏 안티가 섬까지 와서 바부다 섬을 빼먹고 가는 우는 범하지 않도록 하자.





안티가 섬에서 바부다 섬까지는 배로 두시간 정도 걸린다. 50km 정도 떨어져 있기 때문인데, 세인트 키츠 섬과 네비스 섬이 불과 5km 정도 떨어져 있는 것에 비하면 꽤 멀리 떨어져 있는 셈.


그런데 이 두시간 사이에 차원이라도 이동한 느낌이다. 얕은 바다 부두에 내리니 푸른 바다와 하얀 백사장 그리고 외로운 안내판 말고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차 몇 대와 사람 몇 명이 보이긴 했지만).


그런데 이 한적한 느낌이 불편하지가 않다. 바다를 제법 헤치고 와서 그런지, 이 정적인 느낌이 그저 고맙다. 참 무심하면서도 포근하게 관광객을 보듬어 안아 주는 섬이다.





무심하면서도 포근하다는 표현에 딱 어울리게도, 바부다 섬은 행여나 사람들이 백사장만 보다 질릴까 싶었는지 기암 괴석 가득한 절벽과 이를 뚫고 올라가는 동굴도 살뜰하게 만들어 두었다. 이 동굴들은 과거 해저에서 산호나 조개 등이 퇴적되어 형성된 두터운 석회암 층이 융기하면서 만들어진 것. 석회암 층이 물 위로 노출되면서 비바람에 의해 석회암이 침식되어 동굴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Two Foot Bay Cave에는 절벽 위로 올라가볼 수 있도록 사다리가 설치되어 있으니 올라가 보자. 절벽 위에서 바라보는 섬과 바다의 환상적 전망이 기다리고 있다.





바부다 섬의 북서쪽 호수 (바닷물이 자유롭게 드나들기 때문에 염호이다) 에는 군함조 서식지가 형성되어 있다. 군함조 개체수만 오천 마리 이상으로 추정되며, 따라서 평생 볼 군함조를 하루에 다 보는 느낌으로 ‘풍족한’ 군함조 관찰이 가능하다.


군함조는 개체 크기 자체는 암컷이 수컷보다 큰데, 수컷에게는 그 대신 ‘필살기’가 하나 있다. 바로 목 아래 붉은 주머니가 그것인데, 암컷을 유혹할 때에는 이 주머니를 부풀린다.





안티가 섬에 비해 비치의 개수는 적을지 모른다. 하지만 바부다 섬은 이를 스케일로 극복해 버린다. 그도 그럴 것이 Princess Diana Beach 길이만 8km, Pink Sands Beach는 4.5km에, 이름부터 무시무시한 11 Mile Beach까지 존재하기 때문.


그런데 이 비치가 그저 그런 비치도 아니고, 평생 몇 번 못 가볼 수준의 환상적인 비치이다. 게다가 바부다 섬 앞바다는 어찌 그리 하나같이 얕은지, 청록색 바다와 하얀 백사장이 함께 끝없이 달려가는 모습은 ‘이런 풍경이 이 지구에서 가능할 리 없다’는 확신을 줄 지경이다.


이 환상적 비치를 바로 앞에 두고 그냥 갈 수는 없다. 랍스터도 굽고 칵테일도 말아야 한다. 혹시 모른다. 인생의 하루를 이렇게 비현실적으로 즐긴 기억이 나중에 인생의 위기에서 버텨내는 원동력이 되어줄지도 모르는 일. 그러니 원 없이 즐기는 것이 정답이다.





꼭 해봐야 할 일: Pink Sands Beach에서 멍 때리기, 군함조 구경하러 가보기, Two Foot Bay Cave 위 절벽에서 가슴 뻥 뚫어 주기, 바닷가에서 해산물 구워 먹기.

날씨/방문 최적기: 겨울 기준 매일 20~30도로 따뜻하며, 여름에도 크게 더워지지 않음. 8~11월 우기, 6~11월 허리케인 시즌 및 12~1월 성수기 제외 시, 2~5월이 방문 최적기.

위치: 카리브해 북부 소앤틸리스 제도 (Lesser Antilles) 및 리워드 제도 (Leeward Islands) 에 속하며, 몬세라트 (Monserrat) 섬 동북쪽 약 40km에 위치.

시간대: 대서양 표준시 (한국보다 13시간 느림). DST (서머타임) 제도 없음.

항공편: BMN Air (http://www.antigua-flights.com) 가 안티가 공항 (ANU) 에서 하루 1~2편 직항편을 운항 (비행 시간은 20분 남짓). 안티가 공항까지는 한국발 행선지인 뉴욕에서 직항편 이용 가능 (비행 시간은 4시간 선). 참고로, 안티가 섬에서 배로 바부다 섬까지 이동도 가능하며, 요금은 편도 55달러 (소요 시간은 편도 2시간 남짓).

입국 요건: 안티가 바부다는 대한민국과 사증면제협정 체결국으로 대한민국 국민은 무비자 입국 가능 (최장 6개월).

화폐 및 여행 경비: 동카리브 달러 (XCD) 가 공식 화폐로, 고정 환율제 채택 (1 USD = 2.7 XCD). 미 달러 받는 곳도 많으니 (단, 거스름돈은 XCD로 줄 수 있음) 미 달러와 동카리브 달러를 동시 소지하고 환율 계산해 유리한 쪽을 사용하는 것을 권장. 아울러 바부다 섬에는 ATM이 없고 신용카드 사용 어렵거나 택시 등 현금 필요할 수 있으니 충분한 현금 소지 필요.

언어: 영어가 공용어로 영어 의사 소통 문제 없음.

교통: 섬이 생각보다 작지 않아 (도로 종단 시 45분 정도 소요), 대부분 이동 시 차량 필요. 섬 전체에 택시가 10여대 뿐이니 사전 예약 권장하며 요금도 사전 네고 필요 (단, 대부분의 경우 아침에 배로 도착, 택시를 이용하여 한나절 투어 후 오후에 배로 출발). 렌터카는 하루 70달러 선. 좌측 통행이나 차가 별로 없어 운전 부담은 적으나, 비치 진입로 등 비포장 구간 모래에 바퀴 빠짐 주의. 또한 visitor’s permit을 발급 받아야 (대부분 렌터카 업체 발급 가능; 3개월 50 XCD) 운전 가능하니, 차량 예약 시 visitor’s permit 발급 여부 확인 권장. 자세한 정보는 안티가 바부다 관광청으로 (https://www.visitantiguabarbuda.com/getting-to-barbuda).

숙박: 호텔은 거의 없으며 비싼 경우가 대부분이니 (일 1,000달러 이상) 참고. 게스트 하우스 이용도 가능. 자세한 정보는 안티가 바부다 관광청으로 (https://www.visitantiguabarbuda.com/island-accommodations).

식당/바: 식당이 몇 개 없으나, 호텔에 따라서는 자체 식당이 있는 경우도 존재. Princess Diana Beach의 Uncle Roddy’s (해산물/캐리비안) 와 Nobu Barbuda (해산물/일식) 를 추천하며, Codrington의 식당은 주로 허름한 편이니 참고. 자세한 정보는 안티가 바부다 관광청으로 (https://www.visitantiguabarbuda.com/food-drink).

전압/콘센트: 230V/60Hz에 플러그 타입 A/B 사용 (즉, 전압은 한국과 동일하나 플러그 타입은 미국과 동일). 따라서 대부분 한국 전자기기의 경우 여행용 어댑터 필요.

국제전화 국가 번호: +1-268.

주요 연락처: 긴급전화 (경찰/의료 911/999), 안티가 바부다 관광청 (+1-268-562-7600), 주도미니카공화국 대한민국 대사관 (+1-809-482-6505)*.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안티가 (Antigu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