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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HS Aug 20. 2024

세인트 키츠 (Saint Kitts)

카리브해 독립 ‘막내’





아이티, 쿠바, 도미니카공화국 등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 카리브해 국가들이 본격적으로 독립을 시작한 것은 생각보다 오래 되지 않는다. 1962년 자메이카와 트리니다드 토바고를 필두로 하나씩 독립을 시작, 대부분 1970년대에 독립을 쟁취한다. 그리고 그 마지막을 장식한 것이 바로 세인트 키츠 네비스. 1983년에 독립을 쟁취하였으니 이제 겨우 40년 남짓 된 신생국인 셈.


하지만 비교적 짧은 독립 기간에 비해 이 섬에는 즐길 것이 너무나도 많다. 특히 빼어난 자연 사이 사이에 문화와 역사의 흔적까지 잘 보존되어 있어 더욱 그렇다. 그래서 이 섬에서는 역할을 잘 바꾸어 가며 지내야 한다. 때로는 관광객, 때로는 역사 탐방객, 또 때때로 명예 현지인까지.





세인트 키츠 섬의 남쪽 끝에는 길쭉한 반도가 달려 있다. 좁은 곳은 겨우 400m 정도에 불과하며, 반도의 끝에서 5km 정도만 가면 네비스 섬이 이어진다. 비교적 작은 화산들이 세인트 키츠 섬 남부에 조그마한 섬들을 만들었고, 이 섬들 사이가 퇴적물로 막히면서 반도가 형성되지 않았을까.


그런데 이 반도의 모습이 절경이다. 마치 디저트 같은 조그마한 녹색 언덕들이 반도를 이루고 있어 첫 인상은 아름다운데 어딘가 귀여운 느낌을 준다. 그리고 조금 더 지켜 보고 있으면 드디어 왼쪽과 오른쪽의 바다 색이 다름을 깨닫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동쪽 (사진상 왼쪽) 은 대서양 쪽이고 서쪽 (사진상 오른쪽) 은 카리브해 쪽이기 때문. 그에 따라 바다 빛깔도, 파도의 강도도 달라지는 것.


택시 투어 중이었지만 한참을 멍 때리고 있었다. 그런데 마음 급해 보이던 기사 아저씨도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별 말이 없다. 하긴, 여기 데려왔을 때 사진만 찍고 바로 갈 수 있는 관광객이 누가 있겠는가.





카리브해의 섬들이 대부분 작은 규모이지만, 그럼에도 열강들은 과거 이 섬들을 플랜테이션으로 쏠쏠하게 이용했다. 주로 사탕수수, 담배, 기타 향신료 등을 재배해 이를 미국이나 유럽으로 다시 판매했고, 이러한 역사는 지금도 유적으로 섬의 곳곳에 남아 있다.





섬을 식민지로 삼아 취할 이득이 많다면 (게다가 세인트 키츠는 과거 카리브 섬 중에서도 사탕수수 생산으로 거의 탑이었다 하니), 이를 놓고 벌이는 쟁탈전 또한 꽤나 살벌했을 터. 실제로 영국과 프랑스가 이 섬을 놓고 꽤 오랜 기간 싸웠으나, 결국 영국이 승리하여 1983년까지 이 섬을 통치하게 된다.


그 흔적을 Brimstone Hill Fortress에서 확인할 수 있다. 처음에는 프랑스군이 이 언덕에 대포를 설치, 언덕 아래 Fort Charles를 공격했다. 허나 이후 영국군이 같은 방식으로 재미를 봤고, 이후 아예 요새를 지은 것.


지금은 그저 평화로운 관광지이지만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 지정은 덤), 이 요새의 규모와 시설을 보면 당시 영국군에게 얼마나 중요했는지 알 수 있다.





세인트 키츠 섬 최남단에서 바라보면 큼지막한 산 (딱 봐도 화산임을 알 수 있다) 하나가 마치 헤엄쳐 건널 수 있을 정도로 가깝게 보인다. 바로 네비스 섬인데, 두 섬간 거리는 단 5km 정도.


그래서 세인트 키츠 섬에서 네비스 섬을 오가는 것은 생각보다 쉽다. 최단 거리 루트를 쾌속선으로 달리면 10분이면 충분하며, 양 섬의 최대 도시 (Basseterre와 Charlestown) 를 잇더라도 1시간이면 충분하다. 그러니 세인트 키츠까지 왔다면 네비스도 꼭 둘러 보는 것이 좋다 (물론 반대도 성립).





꼭 해봐야 할 일: Brimstone Hill Fortress 방문하기, Scenic Railway 타 보기, Wingfield Estate 등 플랜테이션 유적 방문해 보기, 청정 바다 다이빙 해보기 (숙련된 다이버만).

날씨/방문 최적기: 겨울 기준 매일 20~30도로 따뜻하며, 여름에도 겨울 대비 크게 더워지지 않음. 7월~11월 우기* 및 12~1월 성수기 제외 시, 2~6월이 방문 최적기.

위치: 카리브해 북부 소앤틸리스 제도 (Lesser Antilles) 및 리워드 제도 (Leeward Islands) 에 속하며, 신트 외스타티위스 (Sint Eustatius) 섬 동남쪽 약 15km에 위치.

시간대: 대서양 표준시 (한국보다 13시간 느림). DST (서머타임) 제도 없음.

항공편: 산후안 (SJU), 안티가 (ANU), 산토 토밍고 (SDQ) 등지에서 직항편을 운항 (비행 시간은 45분~75분 선). 그리고 이들 공항까지는 뉴욕, 애틀랜타, 댈러스, 워싱턴, 보스턴, 시카고, 디트로이트 등 한국발 주요 행선지에서 직항편 이용이 가능 (비행 시간은 4~5시간 선).

입국 요건: 세인트 키츠 네비스는 대한민국과 사증면제협정 체결국으로 대한민국 국민은 무비자 입국 가능 (최장 90일이나, 항공권/숙박 등 여행 계획에 맞게 체류 기간 부여하니 유의).

화폐 및 여행 경비: 동카리브 달러 (XCD) 가 공식 화폐로, 고정 환율제 채택 (1 USD = 2.7 XCD). 미 달러 받는 곳도 많으니 (단, 거스름돈은 XCD로 줄 수 있음) 미 달러와 동카리브 달러를 동시 소지하고 환율 계산해 유리한 쪽을 사용하는 것을 권장. 아울러 신용카드가 널리 사용되나, 택시 등 현금 필요할 수 있고 수도 Basseterre를 제외하면 ATM 찾기 어려울 수 있으니 충분한 현금 소지 권장.

언어: 영어가 공용어로 영어 의사 소통 문제 없으나, 현지인 간에는 Creole (현지어) 종종 사용.

교통: 섬이 생각보다 크기 때문에 (남북 도로 종단 시 1시간 정도 소요) 근거리 이동 외 차량 이용 필수. 택시 요금은 공항 기준 Basseterre 지역은 15달러 선, Frigate Bay 지역은 20달러 선, Southeast Peninsula 지역 40달러 선, Kittitian Hill 지역 60달러 선. 렌터카는 하루 50~70달러 선이나, 좌측 통행 운전에 자신 없는 경우 택시를 추천. 또한 driver’s permit을 발급 받아야 (렌터카 업체 발급 가능; 3개월 62.5 XCD, 12개월 125 XCD) 운전 가능. 자세한 정보는 세인트 키츠 관광청으로 (https://www.stkittstourism.kn/plan/getting-around).

숙박: 대부분 호텔은 Frigate Bay 및 Basseterre 지역에 위치. 호텔이 많은 편은 아니나 그래도 비교적 저렴한 호텔 (일 150~300달러 선) 및 고급 호텔 (일 300~800달러 선) 모두 존재. 빌라 렌트도 가능. 자세한 정보는 세인트 키츠 관광청으로 (https://www.stkittstourism.kn/stay-dine).

식당/바: 식당 또한 주로 관광객이 많은 Frigate Bay 져역에 위치. Tiranga (인디언), Marshalls, Spice Mill (캐리비안), Rock Lobster (해산물) 등을 추천. Basseterre 지역에서는 Serendipity나 El Fredos (캐리비안) 등을 추천. 자세한 정보는 세인트 키츠 관광청으로 (https://www.stkittstourism.kn/stay-dine/food-and-drink).

전압/콘센트: 230V/60Hz에 플러그 타입 D/G 사용 (즉, 타입 G인 경우 영국과 동일). 따라서 대부분 한국 전자기기의 경우 여행용 어댑터 필요.

국제전화 국가 번호: +1-869.

주요 연락처: 긴급전화 (경찰/의료 911), 세인트 키츠 관광청 (+1-869-465-4040), 주도미니카공화국 대한민국 대사관 (+1-809-482-6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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