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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HS Sep 28. 2024

뉴 프로비던스 (New Providence)

바하마의 관문





옛 말에, 티끌 모아 태산이라 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바하마의 경우에는 정말로 그렇다. 섬 하나 하나의 면적은 크지 않지만*, 무려 700여 개의 섬과 2,400여 개의 작은 섬 (cay) 들로 구성된 결과 바하마의 전체 면적은 무려 13,880㎢에 달한다. 한국으로 치면 부산, 울산, 경남을 합친 것보다도 조금 더 큰 수준. 서울보다 작은 섬 하나로 국가가 되는 일이 비일비재한 범 카리브 지역에서는 나름 대국에 속한다 봐야 할 터.


여하튼 그래서 바하마에는 일반적인 카리브해 작은 섬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다양성이 존재한다. 뉴 프로비던스 섬처럼 25만 명이 넘게 살고 있는 도회지가 있는가 하면, 안드로스 섬처럼 만 명도 안 살고 있는 한적한 곳도 즐비하다. 그러니 기왕 바하마까지 왔다면 수도 Nassau에만 있을 것이 아니라 외곽 도서**도 한 두 개는 다녀와야 바하마를 제대로 느껴 보았다 할 수 있을 듯 하다.


하지만 역시 시작은 뉴 프로비던스 섬이 될 확률이 높다. 이 나라의 메인 허브 공항이 이 섬에 위치해 있어 일단 이 섬으로 입국하게 될 것이니까. 그러니 기왕 들어온 김에 일단 잘 개발된 관광지의 모습이란 어떠한지 잘 즐겨 보기로 했다.





숙소에 짐을 풀어 놓고 정처 없이 걸어 나섰다. 다음날 새벽 비행기로 안드로스 (Andros) 섬에 가야 하기에 공항 근처에 숙소를 잡아 놓았으니, 관광지와는 거리가 먼 지역. 일단 바닷가까지만 나가면 식당이든 뭐든 있겠지 생각하며 걸어 나갔다.


그런데 바다가 미쳤다. 관광객 많은 지역도 아니고 그냥 동네 바닷가인 셈인데, 물 빛깔부터 예사롭지 않다. 해 질 녘 바닷가에서 물 보면서 멍 때리고 있었다. 행복 뭐 있나. 이런 게 행복이지.





Nassau에 체류하면서 먹은 저녁은 총 세 끼.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세 끼가 바하마의 관광 산업을 요약해 보여주는 듯 했다. 아래 세 가지 유형을 하나씩 보았기 때문.


첫번째는 진정한 호스피탈리티를 보여주는 프로페셔널한 관광업, 그리고 두번째는 전혀 다듬어지지 않은 순박한 관광업. 그런데 이 둘 사이에 세번째가 존재한다. 바로 관광객이 들고 오는 돈을 노리고 뛰어 들지만 진정한 호스피탈리티에는 관심이 없는 ‘겉멋’ 든 관광업.


바하마의 물가가 워낙 비싼 편이라 어차피 가격은 별 차이가 없다. 그렇다면 화려하지만 ‘겉멋’ 든 곳보다는 다소 투박하더라도 진심이 느껴지는 곳이 나은 듯하다. 결국 관광도 진심이 핵심 아니겠는가.





신대륙의 역사가 길다 해봐야 수백 년 안팎이지만, 그래도 바하마의 수도 Nassau의 역사도 이 지역에서는 제법 긴 편이다. 17세기 후반 영국인들에 의해 세워진 이래 스페인과 프랑스의 공격도 받았고 한때 해적 소굴이 되기도 했지만, 그래도 긴 세월을 묵묵히 버텨 지금까지 온 것. 그러니 도시 곳곳에 역사의 흔적이 남아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바하마의 국회의사당, 정부청사, 대법원의 공통점은? 첫째, 수도 Nassau 중심부 500m 거리 내에 다 함께 모여 있다는 것, 그리고 둘째, 셋 다 핑크색 건물이라는 것.


그러고 보면 바하마에서는 유독 핑크색 건물을 많이 보았다. 그런데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이 핑크색이 촌스럽지 않고 화사하면서도 우아함을 잃지 않는다. 하지만 관광객의 입장에서 아무렴 어떠한가. 위압적인 느낌을 벗어 던지고 관광지에 잘 녹아 들어주는 이들이 고맙다.





꼭 해봐야 할 일: Cable Beach 등 해변 즐기기, 귀여운 돼지와 함께 해수욕 즐기기, Nassau 시내에서 역사의 흔적 발견하기, Paradise Island에서 워터파크, 해변, 공원 등 즐기기.

날씨/방문 최적기: 겨울 기준 매일 15~25도로 선선하며, 여름에는 25~35도로 다소 더움. 6월~10월 우기 및 12~1월 성수기 제외 시, 2~5, 11월이 방문 최적기.

위치: 북대서양 서쪽 루카얀 열도 (Lucayan Archipelago) 에 속하며, 미국 마이애미 동남쪽 약 280km에 위치.

시간대: 미 동부 표준시 (한국보다 14시간 느림). DST (서머타임) 제도 있으며, 통상 3월 초 시작, 11월 초 종료 (’24년에는 3.10 (일)~11.3 (일); DST 기간 중에는 한국보다 13시간 느림).

항공편: 뉴욕, 애틀랜타, 보스턴 등 한국발 주요 행선지에서 직항편 이용 가능 (비행 시간은 미국 내 출발지에 따라 상이하며, 통상 2~3.5시간 선).

입국 요건: 바하마는 대한민국과 사증면제협정 체결국으로 대한민국 국민은 무비자 입국 가능 (최장 3개월).

화폐 및 여행 경비: 바하마 달러 (BSD) 가 공식 화폐로, 고정 환율제 채택 (1 BSD = 1 USD). 그러나 미 달러도 통용되어 별도 환전은 불필요. 신용카드가 널리 사용되나 택시 등 현금 필요할 수 있으니 충분한 현금 소지 권장. 시내에는 ATM 다수 존재.

언어: 영어가 공용어로 영어 의사 소통 문제 없으나, 현지인 간에는 Creole (현지어) 종종 사용.

교통: 섬이 생각보다 작지 않아 (섬 동서 도로 종단 시 35km 선) 근거리 이동 외 택시나 렌터카 이용 필수. 택시 요금은 공항 기준 Cable Beach 지역은 15~20달러, 시내는 20~25달러, Paradise Island는 25~30달러, 시내 및 Paradise Island 지역 내 이동 시 5~10달러 선. 렌터카는 하루 50~70달러 선이나, 도로에 차가 많고 시내 도로가 좁아 좌측 통행 운전에 자신 없는 경우 택시를 추천.

숙박: 대부분 숙박 시설은 Cable Beach, Nassau 시내, Paradise Island 지역에 위치. 양질의 리조트 호텔은 대부분 일 300~500달러 선이며, 일 1,000달러 이상도 고급 호텔도 존재 (Rosewood, Four Seasons 등). 그러나 일 150~300달러 선의 호텔도 다수 존재하니 예산 등 고려한 선택 필요. 빌라 렌트도 가능하나 해변 관광지 지역 아닐 수 있으니 위치 확인 후 예약 권장. 자세한 정보는 바하마 관광청으로 (https://www.bahamas.com/hotels).

식당/바: 숙박 시설과 마찬가지로 Cable Beach, Nassau 시내, Paradise Island 지역에 식당/바 다수 분포, 즐거운 식도락 생활 가능. 사람들이 추천하는 식당을 찾아 나서기 보다는, 적당해 보이는 식당에 그냥 들어가 보는 모험을 추천. 자세한 정보는 바하마 관광청으로 (https://www.bahamas.com/plan-your-trip/restaurants).

전압/콘센트: 120V/60Hz에 플러그 타입 A/B 사용 (즉, 미국과 동일). 따라서 대부분 한국 전자기기의 경우 여행용 어댑터 필요.

국제전화 국가 번호: +1-242.

주요 연락처: 긴급전화 (경찰/의료 919), 바하마 관광청 (+1-242-302-2000), 주도미니카공화국 대한민국 대사관 (+1-809-482-6505)*.

기타: 미 국무부에서는 일부 지역의 (주로 뉴 프로비던스 내 일부 우범지대) 범죄를 사유로 바하마 여행 시 주의를 당부 (Travel Advisory Level 2 – Exercise Increased Ca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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