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 her inspire you.'
언뜻 들으면 로맨틱해 보이는 문구이지만, 실은 세인트 루시아의 관광 홍보 슬로건이다. 왜 'her'이라 했을까. 바로 이 나라의 이름 세인트 루시아가 여성 성인의 이름을 따서 지어진 것이기 때문. 게다가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여성 성인의 이름이 붙여진 나라임을 감안하면, 저 간단한 문구 하나도 실은 다른 나라들과의 차별성을 강조하는 꽤나 창의적인 것임을 깨닫게 된다.
크리스마스 이브 오후 네시경 Petit Piton의 모습. 순간 몰려든 구름을 배경으로 신비로운 모습을 자아낸다.
하지만 한 두 시간 후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면서, 연자주빛으로 물든 하늘을 배경으로 이제는 은은한 형상이 되었다. 실로 천의 얼굴과도 같은 존재.
해는 넘어갔지만 남은 빛은 바다와 풀을 은은하게 비춘다. 이렇게 비로소 로맨틱한 크리스마스 이브가 완성된다.
크리스마스 아침에 다시 바라본 Petit Piton. 이번에는 또 찬란한 햇살을 받아 우뚝 솟은 자태를 뽐내고 있다. 이 정도 되면 산인지 생물인지 의심이 갈 지경.
크리스마스의 찬란한 햇살을 받아 함께 빛나는 바다 그리고 풀의 모습.
이렇게 한참을 넋이 나가 Petit Piton과 바다를 바라보고 나서야, 비로소 호텔 시설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꽤나 아름다운 모습이지만, 경치가 역대급이니 밀릴 수밖에.
그렇다고 호텔에만 있을 수는 없는 일. 수도 Castries로 나가보니 거대한 크루즈선이 정박해 있다. 크리스마스날 이 아름다운 세인트 루시아를 밟았으니 복 받은 관광객 아니겠나.
다른 크루즈 부두에도 복 받은 관광객을 한가득 싣고 온 배가 정박해 있다. 이날 발견한 크루즈선은 총 세 대. 그만큼 아름다운 관광지라는 의미이리라.
바로 옆에서 바라본 크루즈선은 생각보다도 거대하다. 이 큰 배에서 내린 관광객들은 삼삼오오 택시를 잡아타고...
... 근처 해변도 즐기고...
... 또 험준하지만 푸르른 자연도 즐긴다.
하지만 역시 Petit Piton을 보러 오는 관광객이 많을 터. 그래서 이곳 전망대는 항상 관광객으로 붐빈다. 해질녘 자연이 만들어내는 경이로운 순간을 포착.
부리나케 호텔로 돌아와 봤더니 그새 하늘 너머로 쉬어 가는 해가 하늘에 금가루를 듬뿍 뿌려두었다. 이렇게 말도 안 되게 화려한 크리스마스가 저물어간다.
다음날 다시 만난 Petit Piton. 이번에는 크루즈선과 함께 노닐고 있는 모습이다.
Petit Piton의 아름다음을 한참 즐긴 뒤, 다시 밖으로 향한다. 목적지는 섬 북쪽 Pigeon Island. 저 멀리 보이는 Signal Peak의 모습이 동글동글 귀엽다.
하지만 바닷가에 높은 언덕이 있다는 것은 결국 이 지역이 군사적으로 중요하다는 의미. 실제로 이 지역은 옛날부터 해적, 프랑스, 영국 등 다양한 이들이 지나간 유서 깊은 곳이었다.
Fort Rodney에 오르니 시원한 풍경이 눈에 가득 들어온다.
반대쪽으로 눈을 돌리니 이번에는 시원한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Petit Piton을 보고 나니 더이상 아름다운 곳이 없을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Fort Rodney에서 바라본 Signal Peak의 모습. 이 봉우리는 영국에 이어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미국까지도 통신 기지로 활용했었다 한다.
이번엔 Signal Peak 중턱에서 바라본 Fort Rodney의 모습.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고 호텔에 돌아왔더니 다시 반겨주는 Petit Piton. 석양과 함께 노랗게 물들어가는 하늘을 배경으로 서있는 모습이 새삼 고고하다.
다음 날 아침이 밝았고, 이번에는 고래 구경. 15분 정도 배를 타고 나가니 바로 물 반 고래 반이다.
반대쪽을 보아도 역시 물 반 고래 반. 마치 유람선과 함께 뛰놀듯 주변에서 연신 장난질이다.
즐거운 고래 구경 뒤 다시 맞이하는 Petit Piton. 이제 다음날이면 돌아가야 하기 때문일까, 유독 더 눈을 떼기 싫어지는 아름다움이다.
거기에 요트까지 Petit Piton 앞에 함께 하니, 기어코 인생샷을 건지고야 말았다. 앞으로도 여행은 계속 다니겠지만, 이런 인생샷을 다시 건질 기회는 자주 없지 싶다.
그렇게 마지막 오후가 저물어간다. 이제는 차분히 세인트 루시아와의 이별을 준비할 시간.
언젠가는 이 환상적인 절경을 다시 볼 수 있겠지...?
세인트 루시아에서의 마지막 날 아침. 고개만 돌리면 언제든 맞아주던 Petit Piton에게도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지금 생각해보면 호텔도 상당히 아름다웠는데, Petit Piton에 너무 압도당해 다른 것이 눈에 잘 안 들어왔지 싶다.
다시 만날 때까지, 모두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