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남미를 통틀어 한국인에게 비자를 요구하는 유일한 곳이 케이맨 제도. 이 '콧대 높은' 태도가 썩 달갑지는 않지만, 당장 이를 차치하고 케이맨 제도 비자를 받는 것 자체가 보통 일이 아니었다. 한국에서 받으려 하면 3달까지도 걸렸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고, 실제로 미국에서 받을 때에도 1달은 걸렸으니 말이다.
하지만 최근 케이맨 제도 비자 발급이 온라인으로 가능해지면서 최소한 과거와 같은 불편함은 사라졌고, 이제는 1~2주 내로 발급이 가능하다. 그래도 문턱이 많이 낮아졌으니, 한번 방문해보면 어떨까. 처음에 예상했던 콧대 높음 대신 친절함이 당신을 맞이해줄 것이니.
Governor's Beach. 이 평화로운 광경을 즐기고 있자니 보고 있는 마음까지 감화되는 느낌.
이런 해변이 몇 마일이고 이어져 있다니, 자연의 혜택이 카리브해에만 집중된 것이 아닐까 싶을 지경.
물도 투명하기 그지 없고, 그저 천국이 따로 없다.
그리고 그 해변 바로 앞에 위치한 총독 관저 (영국령 영토인 까닭에 본국에서 총독을 보내 다스리고 있다). 하지만 총독의 사생활을 존중해 달라는 팻말 하나뿐, 편안한 느낌이다.
섬 남쪽 해안에 위치한 Czech Inn Grill. 수수한 외관이지만 이에 속지 말자.
외관은 수수할지 몰라도 음식이 수준급이기 때문. 주인이 원래 포시즌스 호텔 (유럽 쪽이었던 것 같은데) 주방장 출신인데, 이 섬에 매료되어 눌러 앉았다 한다.
손님이 음식에 매료돼 와구 와구 먹고 있는 와중에도 편안히 낮잠을 즐기시는 냐옹이.
하지만 한참을 기다려 봐도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같이 놀 생각은 포기. 그래두 밀린 잠을 자는게 더 중요할테니... 그런데 왜 이렇게 귀엽지 진짜?!
그랜드 케이맨에서 차로 갈 수 있는 반대쪽 끄트머리인 Starfish Point. 관광객이 몰려 있는 Seven Mile Beach 쪽과는 전혀 다른 한적한 분위기가 제법 좋다.
조용한 해변을 혼자 세 낸 듯 즐기는 호젓함. 저 멀리 노니는 사람들도 같은 기분이리라.
해질녘이라 찬란한 햇볕은 없지만, 햇볕에 가려 보이지 않던 색감이 보이니 이 또한 좋다.
하룻밤 묵어간 그랜드 케이맨의 동해안. 바람이 제법 세게 부는 시간대였지만 산호초가 파도를 잘 막아주어 해변의 파도는 잔잔하다.
다음날 아침, 다시 뜬 해가 한가한 Collers Beach를 비춘다. 해를 받아 찬란하게 빛나는 바다가 부르지만, 비행기 시간이 있으니 아쉬운 발걸음을 옮긴다.
하지만 의외로 시간이 조금 남게 되어 퀵하게 들른 Cayman Spirits. 럼과 보드카를 주로 생산하는데, 생각보다 라인업이 다양하다. 마셔보라는데, 참을 순 없는 일.
투어를 신청하면 이렇게 내부를 보여주는데, 술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구경하는 것이 나름 소소한 재미가 있다.
증류를 통해 원액을 뽑아내는 단계.
아니, 그렇다고 이걸 주는 족족 다 받아마셨다는 것은 아닙니다... 여튼, 이제 다음 섬으로 이동할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