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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병호 Apr 05. 2022

스페이스 브랜딩에 대해

일에 대한 생각

하나의 브랜드가 깊이 자리 잡는 것은 

머리의 이해보다는 마음속의 공감이다. 4p.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는 무엇이 있나를 생각할 때, 결국 마음속에서 찾는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커피숍은 마포 합정역과 상수역 사이에 있는 ‘파이브 브루윙’이라는 10년 된 커피숍이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는 윤고딕, 윤명조라는 서체를 만든 ‘윤디자인’이라는 브랜드 회사다. 이처럼 브랜드는 머리의 이해보다는 마음속에 자리 잡힌 그 무언가다. 누구의 기준도 중요하지 않고, 내가 그 공간에서 행복하고 자유로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또 그 공간에서의 추억이 나를 더 기쁘게 만드는 것이 브랜드라 생각한다.


현재는 체험으로 고객의 마음과 감성에 

호소하는 시대다. 4p.


나의 마음과 감성에 따라 내 지갑은 열린다. 그 기준은 가성비, 가심비라고 말하지만 대부분의 결정은 충동적이다. 이제는 그 결정에 힘을 실어줄 것을 체험이라고 말하고 있다. 내가 직접 느낄 수 있도록, 경험할 수 있도록, 느껴 볼 수 있도록 말이다. 내가 쓰는 노트북의 키보드 소리, 마우스 소리, 벨소리, 진동 소리, 문 열리는 소리, 무게감, 맛… 체험으로 브랜드는 선택된다.


사람들은 구매는 온라인으로, 
브랜드 경험은 오프라인으로 한다. 11p.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우리는 온라인의 힘을 온몸으로 느낀다. 배달의민족을 통해 배달음식을 먹고, 마켓 컬리로 식자재를 구매한다. 그럼에도 제품을 마주했을 때 느끼는 촉감을 통한 경험은 오프라인이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공간은 어떤 형태로 역할이 변화될지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거리, 재질, 운영 방식에 따라 공간은 어떻게 변화될까? 공간이 앞으로 가지는 역할은 또 어떻게 변화될까? 공간의 역할 변화는 앞으로 브랜드 경험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그리고 앞으로의 공간이 주는 고객 경험은 체험 외에 어떤 감정을 전달할 수 있을까


일본의 무인양품과 한국의 닥터자르트는 
형태를 기반으로 가치를 추구하는 좋은 사례다. 21p.


공간의 구성과 제품의 배열 형태 만으로도 브랜드가 가진 방향성과 추구하는 가치를 전달할 수 있다는 사례다. 종이나 웹 위에서의 시각 디자이너의 편집이 아니라 공간에 배열하는 타이포그래피처럼, 제품을 배열하고 서체 디자이너가 글자를 그릴 때 속공 간을 분배하듯 공간을 배열한다는 관점을 갖게 됐다.


아모레 성수는 ‘(화장품을) 바르다.’라는 가치를 온전히 경험할  있도록 화장품을 발라 보는  장애가 되는 요소들을 모든 공간에서 덜어내는 스페이스 브랜딩을 했다. 26p.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니 현재 아모레 성수는 코로나로 인해 클래스와 메이크업 서비스를 잠시 중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모레가 가진 인상은 기업 전용 서체 아리따 돋움과 아리따 부리, 그리고 영문 서체에서도 느낄 수 있는 단아함과 아름다운 곡선에서 느껴지는 경험으로, 디자인 중심의 기업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요즘 가장 핫한 공간이라는 성수와 한남, 그중에 성수는 소셜 벤처들의 공간인데 아모레는 그 지역의 경험과 함께 화장품 공간을 설계하였다.  사회적 가치에 대한 경험이 큰 성수동 분위기는 건물 이상의 공간 의미를 두는 장소이기도 하다.


4시의 커피에는 브랜드가 필요 없다. 대신 다른 사람의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으슥하고 아늑한 공간이 필요하다. 32p.


사람의 심리가 잘 묘사되는 것 역시 공간이 가지는 특징이다. 공간의 역할은 사람들의 내면이 가진 마음가짐을 잘 결정한다. 심리와 공간은 맞닿아 있다. ‘당신이 가는 커피집이 어디냐고 말하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하겠다.’ ‘내가 가능 공간이 나의 안목과 나의 사회적 위치를 말한다.’ 우리는 사회적 위치를 브랜드로, 내가 사용하는 공간으로 표현하는 것을 즐긴다.


젠틀몬스터 디자이너들은 실제로 ‘어떻게 미칠까?’.

어떻게 미친  보여줄까?’ 질문한다고 한다. 45p.


질문은 그 기업의 문화를 만든다. ‘매출이 얼마야?’ ‘그 사람 실적이 어떻게 돼?’라는 질문을 하게 만드는 문화를 가진 기업은 곧 그 기업이 된다. 젠틀몬스터의 혁신적인 질문은 그 공간을 경험하는 고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어 랜드마크가 되게 한다. 수년이 지나도 젠틀몬스터는 여전히 15일마다 변모하고, 또 새로운 경험을 투자하는 문화를 만들고 있다. 마치 10분 만에 수십 억 원을 사용해 폭죽을 터트리는 한화생명처럼, 젠틀몬스터는 미친 짓을 하지만 고스란히 그 경험을 전달받은 고객은 기업의 진정성을 공간에서, 도전에서, 미친 짓에서 느끼게 될 것이다.


안경은 제품의 특성상 구매 전에 착용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구매하려면 매장에 방문해야 하는 제품이라고   있다. 45p.


기업의 본질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 젠틀몬스터의 본업이자 본질은 안경을 만드는 것이고, 안경을 파는 것이겠다. 특히 일상에서 사용하는 안경이 아니라 선글라스를 취급하는 기업이라는 높은 장벽이 있고, 제품의 특성상 매장에 직접 방문해야 하는 제품이다. 어떤 고객이 어느 정도 있는지. 왜 그 사업을 할까?라고 궁금할 정도로 레드오션인 시장에서 젠틀몬스터는 업계 1위에 있다.


현대카드는 전용 서체를 만들어 기업의 레거시를 키웠다. 고객이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소유의 프라이드를 느끼게 한다. 디자인 서체를 통한 브랜딩 전략은 현대카드를 디자인 가치 중심 기업으로 대중에게 인식되게 했다. 63p.


국내 기업들의 전용 서체 문화를 만든 기업이 현대카드다. 2003년에 시작한 프로젝트지만, 지금까지도 꾸준히 타이포 브랜딩으로 기업의 브랜드 관리를 하고 있는 것이 더욱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한다. 조사해보니 2001년 1.8%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던 현대카드는 현재 16%로 약 9배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대카드의 스페이스 브랜딩은 공유 가치 창출 프로젝트로 진화하고 있다. 봉평장 프로젝트, 송정역 시장 프로젝트, 가파도 프로젝트. ‘현대카드가 6년간 1,500번의 회의를 거치고, 최욱 원오원 건축사무소 대표 등 전문가들이 서울과 제주를 2,000여 회 왕복하며 600여 명이 참여한 대형 프로젝트라는 기록을 남겼다. 66p’. 어쩌면 현대카드의 경쟁사는 신용카드가 아닌 우리 마음속에 자리 잡은 어떠한 브랜드가 경쟁사 일 수 있겠다.


그들은 피터 드러커의 “마케팅의 목적은 판매를 불필요하게 만드는 것이다.”라는 명언을 차용해 “공간 조성의 목적은 광고를 불필요하게 만드는 이라고 강조한다. 71p.


공간 조성은 광고를 불필요하게 만든다. 대학 시절부터 들어왔던 ‘도시 부흥, 도시 재생을 위한 스페이스 브랜딩의 대표적인 사례’로 늘 첫 번째로 언급된 빌바오 구겐하임 박물관처럼. 한국의 대표적인 도시 부흥, 도시 재생의 공간은 어디일까?  ‘세계 최고의 마케팅 전문가 잭 트라우트는 말한다. “사람들의 마인드에 들어가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첫 번째’가 되는 것이다. 76p.’라고 했다. 대한민국은 여전히 도시 재생의, 도시 부흥의 첫 째 자리를 비워두고 있는지 모른다.


#독서노트 20200405

김주연, 스페이스 브랜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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