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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병호 Oct 23. 2021

“서체 디자인의 길로 가도 된다.”

일에 대한 생각

1. 서체 디자인을 좋아하게 된 이유


초등학교 6학년 때, 손글씨 칭찬으로 서체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대학 졸업 시절 도시 안내판을 보며 한글의 글꼴이 도시마다 다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외국 관광객이 국내 관광을 하며 독특해할 것을 상상했었어요.


그때 상상했던 도시 안내판에 적용될 도시 브랜드 서체 만드는 일, 경관/간판 개선사업 하는 일 외에도 지역에 다니며 마을 단위의 브랜드 로고를 만들며 경험하는 소셜 브랜드 디자인(Social Brand Design), 즉 공동체의 마음을 모아 함께 아이디어를 이야기하고 결과물을 로고 형태로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수정마을 브랜드 개발 (경남대학교 링크사업단)


2.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의 간극


어제는 유명 디자인 회사 디자인 디렉터로 근무하는 분과 점심을 먹었습니다. 제가 그린 로고(Logo)들 중에 ‘한국찬송가공회’ 로고가 있는데, 피아노 건반에 HYMN(찬송)이라는 글자를 넣었었습니다.


근데 그게 대한민국 디자인전람회 브랜드 부문 상을 받았으니 아이디어 차원에서는 좋았다고 볼 수 있지만 M과 N사이에 공간이 좁고, 글 배열에 속공간이 균등하게 나눠지지 않았다고 조언해주셨습니다.


각자 잘하는 게 있고, 저는 디자인 보단 영업을 잘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이젠 나이가 있으니 신입 디자이너로도 어려운 점도 말씀주시며 “디자인은 우리에게 맡겨”라고 하셨습니다.


오늘 다시 연락 오셨어요. “이 영상(청년자기다움학교) 뒤늦게 봤는데 하고 싶으면 해도 된다. 서체 디자인의 길로 가도 된다.”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영업사원에서 서체 디자이너가 될 수 있었던 이유(청년자기다움학교)


3. 좋아하는 일이 잘하는 일로


저처럼 평범한 사람도, 작은 일을 비범하게 하다보면 비범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연스럽게 관심 가는 일에 더욱 집중하고, 선배들의 조언을 들으며 우직하게 하나씩 만들어가고, 보완해가다보면 어느새 전문가라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지난 9년간 도시 브랜드 서체 디자인 8건, 브랜드 로고 디자인 40건, 편집 디자인 9건, 캘리그래피 17건을 마무리했었어요. 중간에 거절 당하고, 중단된 것 포함하면 100건이 넘어가네요.


순리대로, 자연스럽게 좋아하는 일을 잘하려 하다보면 ‘잘하는 일’로 발전되지 않을까요? 너새니얼 호손의 ‘큰 바위 얼굴(Great Stone Face)’ 이야기 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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