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생각집합

[인간생각]_1: 인간은 존엄한 존재인가?

인간은 다른 동물들보다 뛰어난 존재인가?

by 성장흐름


존엄성은 인간을 탐색하다 보면 늘 마주하는 문제다. 우선 글을 쓰기 전에 존엄성(Dignity)의 의미를 확고히 한다.


존엄성의 구분 : 내재적 가치와 속성적 가치

Intrinsic value and attributed value


1) 내재적 가치(Intrinsic value)


이는 문자 그대로 고유한 위상으로서 갖는 가치다. 이는 외부의 가치 평가자에 의해 부여되는 것이 아닌 절대적인 가치다. 그 자체만으로 갖는 순수한 가치가 바로 내재적 가치다. _내재적 존엄성


2) 속성적 가치(attributed value)


이 가치는 평가자가 필요하다. 속성적 가치는 가치 평가자에 의해 가치의 정도가 결정된다. 예를 들어 공룡 화석이 있다고 하자. 고고학자인 철수가 보는 화석의 가치와 채소가게 장수인 영희가 매기는 화석의 가치는 다를 것이다. 이때 부여되는 것이 각각의 속성적 가치라고 할 수 있다. _속성적 존엄성



인간은 과연 존엄한 존재일까?

동물과 구별되는 인간만의 특징은 무엇인가.


자유롭게 써보자면, 나는 인간이 동물과 구별되는 존엄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지성의 수준부터 생활양식까지 다른 동물과는 다르다.


1. 인간은 교육을 통해 보이지 않는 것들을 믿고 공부할 수 있다. 언어가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동물과 인간을 가르는 확실한 영역이다. 동물은 그들끼리 간단한 의사 표현이 가능할 테지만, 굳어진 규칙이 없다. 하지만 인간에게는 언어라는 확실한 소통 체계가 있다. 그리고 언어(문자) 덕분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알 수 있다. 단 한 번도 외국에 안 가본 사람이라도 미국이 어디에 있는지, 중국 사람들은 무얼 하고 사는지 알 수 있다. 바로 언어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 살아있는 사람들 가운데 윤동주 시인을 직접 만난 사람이 있는가? 아마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시인 윤동주의 작품을 통해 그의 정신과 문체를 알 수 있다. 인간만의 특질 중 한 가지는, 한 번도 만나지 않았음에도 타자를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영역은 동물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다.


대한민국 사람들은 이순신 장군이 훌륭한 수군이었음을 알 수 있다. 기록된 문자들이 그 역사를 말해주기 때문이다. 자기 세대가 아닌 과거의 존재의 기록과 성품을 알 수 있는 종(種)은 인간밖에 없다. 달팽이가 자기 할아버지의 삼촌 달팽이의 성격이 어땠는지 알 수 있겠는가.



2. 인간은 나머지 동물들을 다스릴 수 있는 지혜와 힘을 지니도록 설계되었고, 지어진 존재다.


신학적인 배경을 인용하자면, [구약성서]는 인간이 창조주에 의해 엄연히 지어진 존재임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 창조주가 인간에게 땅을 정복하고, 이 세상의 모든 생물을 지배하라고 명하는 대목이 기록되어 있다. 실제로 인간은 다른 동물들보다 월등하게 높은 지능으로 사회를 이루었고 다른 종들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다시 인간과 동물의 관계로 돌아와 생각해보자. 자연 앞에서 나머지 종을 책임져야 하는 단 하나의 종이 있다면 그것은 인간이다. 다시 말해, 인간은 능력과 책임의 측면에서 동물과 구별된다.


3. 인간과 동물 모두 집단을 이루어 생활하지만, 인간은 처벌의 기준인 법을 제정했다.


작년에 쓴 노트에는 '선악을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라고 적었는데 위처럼 바꿨다. 동물도 선악 구분은 할 줄 안다. 일례로 수컷 범고래 무리는 발정기에 암컷 범고래를 강간하는데, 한 마리씩 망을 본다고 한다. 그들도 그들의 세계에서 그 행동(수컷의 암컷 강간)이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이라는 것을 알 고 있다.


인간들 역시 집단을 이루고, 그중 일부가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은 동물과 마찬가지이다. 다만 인간의 경우에는 그 선악의 기준과 판결의 기준이 되는 법이 늘 함께 했다. 남의 쌀을 훔치면 그 12배를 갚는다든지, '2000만 원 이하 벌금 또는 n 년 징역살이'처럼 법은 디테일하게 인간의 생활을 감찰한다. 하지만 동물 세계에서는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법도가 없다.


4. 인간은 초월적인 존재를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이다.


이 항목은 종교와 관련된다. 종교의 특징은 초월적인 힘을 가진 존재를 믿음으로써 인생의 고뇌를 해결하고 삶의 궁극적 의미를 찾는 것이다. 놀랍게도, 문자 체계가 자리잡기 이전부터 인간은 초월적인 존재를 생각했다. 가뭄이 들면 비를 내려달라며 신을 찾고, 즐거운 일이 생기면 잔치를 벌이며 신께 감사를 드린다. 이 역시 다른 종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인간만의 고유한 영역이다.


한 교수님은 수업 중에 "원숭이가 법당에 가나? 강아지가 예배드리지는 않잖아?" 라며 초월자를 생각하고 믿는 것은 오로지 인간만이 가능하다고 말씀하셨다. 그때 피식했던 기억이 난다.






위에 언급한 것들은 특별히 '인간이 동물과는 엄연히 다르다.'를 어필할 수 있는 근거라고 생각한다. 관점을 어떻게 취하냐에 따라 다양한 근거가 나올 수 있고, 반대 의견이 제시될 수도 있다. 가령, '산속에 숨어 사는 아무개 원주민은 자급자족하며 헌법도 없는데 그들도 존엄한 인간이냐?'라는 질문이 충분히 제기될 수 있다. 사람마다 집중하는 부분이 다르므로(가치 평가자가 다르기 때문에) 한 주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필자는 크리스천입니다. 2번을 작성할 때에는 성경적 배경에 초점을 두고 글을 기록하였습니다. 인간이 동물들보다 능력이 있다는 것은 인간이 수행할 수 있는 범위가 넓고 다양하다는 것이지, 가치 면에서 동물을 압도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사람과 동물 모두 소중하고 귀한 존재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