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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rmen Jul 20. 2016

현재 상태: 은퇴

미국 학생 비자를 신청하는 프로세스 중에 현재 직업을 묻는 질문이 있었다. 보기는 employed, student, entrepreneur, unemployeed, retired 등등. 올해 5월에 퇴사했기 때문에 unemployed로 체크하려고 했는데 인터넷에 찾아보니 'retired'가 꼬투리 안 잡히는(?) 답변이라고 하기에 졸지에 공식적인 은퇴자가 되어버렸다.


8.5년의 경력, 4개의 회사, 3개의 직업을 거쳐 현재 나는 은퇴한 상태이고, 2016년 8월부터 미국에서 석사 과정을 시작한다. 나의 행로가 일반적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특이한 케이스는 아닌 것 같다. 직장 경력이 10년 정도 되면 누구든 크고 작은 부침을 겪었을 것이고, 토플과 GRE 학원 수업에서 심심치 않게 삼십 대 중반 이상의 '어른'들을 볼 수 있었으니까. 


그래서 내가 쓸 이야기의 소재가 유일무이하지 않다는 건 알지만 나의 유학 결정과 유학 생활, 그리고 그 후 취업 이야기를 온라인에 깔끔한 형태로 정리해보고 싶었다. 일차적으로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다. 올해 초 내가 '유학을 가게 되었다'고 말했을 때 의외로 나와 같은 30대 직장인인 친구, 직장 동료, 선후배들이 나와 비슷한 고민, 걱정, 꿈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모두가 나처럼 직장을 박차고 나와서 유학을 갈 필요도, 그럴 수도 없겠지만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하나의 가능성으로 나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이미 성공한 사람의 회고록이 아닌, 하루하루 깨지고 있고 어디로 향할지 모르는 현장 중계가 될 성싶은 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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