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armen Sep 06. 2017

미국 데이터 사이언스 인턴 구직기-1.지원 기업 정하기

 

졸업을 위해서, 취업을 위해서

나에게 인턴십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일단 내가 다니는 프로그램에서 4주 이상의 인턴십은 졸업 요건이다. 더불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서의 경력이 전혀 없고, 외국인인 내가 미국 취업 시장에 나가기 위해서는 짧게나마 실무 경력이 필요했다. 


2016년 가을에 입학해서 2017년 겨울에 졸업하는 나에게는 2017년 여름 인턴십이 유일한 기회였다. 인턴십 지원은 2016년 12월 말에 시작했고, 보스턴에 있는 모바일 앱 회사로부터 최종 오퍼를 받은 2017년 4월 초까지 4-5개월을 인턴 지원, 면접과 테스트에 보냈다.



0.8%의 합격률

결론적으로 말하면 나는 131개의 인턴십 오프닝에 지원했고, 1개 회사로부터 오퍼를 받았다. 미국에 오기 전에도 구직 경험이 있었지만 (학부 때 인턴, 정규직 지원과 회사 다니면서 이직 세 번) 지원한 포지션 숫자에서 보다시피 미국에서 인턴을 구하는 것만큼 어려웠던 적은 없었다. 너무 많이 떨어졌다. 


내가 생각하는 실패의 원인은 1) 내가 채용 기준에 미치지 못하여 탈락 2) 나 자신이 어떤 자리에 적합한지 몰라서 여기저기 두서없이 지원 3) 트럼프 정부 이후 외국인 채용을 꺼리는 분위기 정도이다. 


1번에서 말하는 기준에는 여러 가지가 포함될 것이다. 구체적인 스킬과 지식, 학부 전공과 경력, 다니고 있는 학교와 전공의 인지도 등등. 특히 회사마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애널리스트 인턴에게 요구하는 것이 각기 달랐다 (예: 데이터 일을 하는 포지션에서 엔지니어를 겸해야 하는 경우 JAVA 같은 컴퓨터 공학의 스킬을 원하는 경우도 많음). 3번은 모든 회사에 해당되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 다만 우리 프로그램의 학생들의 2016년 대비 2017년의 인턴십 성공률이 확연히 다른 것을 보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으리라 생각된다 (정규직까지 염두하고 인턴을 뽑는 회사들이 적지 않음). 1번과 3번은 회사들이 정확히 말해주지 않아 모르겠지만, 2번은 점점 많은 회사에 지원을 하면서 깨닫게 되었다. 



내가 지원한 131개의 포지션 

나의 인턴 지원 기준은 '미국에서 근무하는 데이터 관련 포지션'이었다. 처음에는 지역, 업종, 포지션 이름을 가리지 않았다. 내가 지원한 포지션들의 이름들을 토대로 만든 아래 워드 크라우드에서 보다시피 science, scientist, analyst라는 말이 job name에 가장 많이 들어있었다. 인턴을 지원하면서 이후에 내 이전 경력 (광고, 마케팅, 소비자 관련) 위주로 지원하다 보니 marketing도 크게 자리하고 있다.  

시각화 툴: https://www.wordclouds.com/


지역으로 보면 지원했던 회사의 35%는 캘리포니아에 있었고, 60%의 회사들이 캘리포니아, 뉴욕, 매사추세츠 3개 주 중 하나에 있었다. 그렇지만 아래 지도에서 보다시피 그 외에도 여러 주에 위치한 회사에 지원했다.


시각화 툴: Tableau



지원했던 회사들이 속한 업종도 다양했는데 단일 업종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회사들은 internet service (모바일 앱이나 웹사이트를 기반으로 재화가 아닌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 한국 회사 중 이 카테고리에 해당하는 회사는 배달의 민족, 야놀자 등)이었다. 

시각화 툴: Tableau



나를 좋아하는 회사들 

인턴 지원 기간의 대부분은 공고를 찾아서 레주메와 커버레터를 수정하고 포지션에 지원하는 데에 할애했다. 왜냐하면 그렇게 지원한 회사 중 10%만이 나에게 기회를 주었기 때문이다.


시각화 툴: Tableau


처음에는 선호하는 지역, 업종이 없었기 때문에 보이는 대로, 여력이 되는대로 다 지원했고 인터뷰나 테스트 기회를 주면 감사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나를 "상대적으로 더" 좋아하는 회사들이 있다는 걸 알았다. 


시각화 툴: Tableau


그동안 나는 나 자신을 '마케팅 경력자'라고 소개했지만, 내가 어떤 시장에 팔리는지에 대한 조사나 전략은 없었다. 스스로를 마케팅하는 데에는 누구보다 무지했던 셈인데, 다행히 시장에서 시그널을 주었다. 나의 시장성을 파악한 이후에는 인터넷 서비스 카테고리에 속한 회사들을 위주로 지원했고, 이 중 한 회사로부터 오퍼를 받았다. 



타겟팅, 타겟팅, 타겟팅

물론 내가 인턴 지원 초기에 한국에서의 직장 경력을 이용해야 한다는 생각을 못한 건 아니었다. 그렇지만 정말 그런 쪽으로 만 지원했다가 잘 안될까 봐 걱정되어서 처음에는 다 지원했었다. 


돌이켜보면 미국에는 업종이나 지역을 좁혀도 좋을만큼 회사가 많고, 내 이력서는 10초도 안되는 짧은 시간에 채용 담당자의 시선을 끌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회사에 지원하는 것보다, 이력서를 본 순간 다른 지원자보다 더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은 사람이 되도록 나 자신이 차별화 되는 회사에 문을 두드리는 것이 성공률을 높이는 전략의 시작이다. 


나의 경우에는 주로 인터넷 서비스 업종에 해당하는 회사나 마케팅, 세일즈 팀과 함께 일하는 포지션에 지원했을 때 인터뷰에 초대받거나 테스트 기회를 얻었다. 대학원 입학 전에 3-4년간 디지털 광고 세일즈와 비지니스 컨설팅 일을 하면서 리테일, 인터넷 서비스 업계의 회사들과 일했던 경력 덕분이었다. 


채용 기업들로부터 인정받을만한 자신의 강점을 파악하고 타겟 시장을 선정하는 것이 시작이라면 다음 단계는 이력서를 잘 쓰고, 인터뷰를 잘 보는 것이다. 이에 대한 나의 경험은 다음번 포스팅에서 다룰 예정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