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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은정 Oct 30. 2018

'사회적 아이덴티티'

사회적 아이덴티티가 변한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것이다.

사회적 역할과 계층과 권력 관계와 부여되는 이름은 실로 놀랍고 그것은 개인 내면의 아이덴티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사회적 아이덴티티(소셜 아이덴티티라는 말을 쓰지 않은 이유는, 한글+영어의 구조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소셜이라는 단어보다는 사회적이라는 단어가, 정체성이라는 단어보다는 아이덴티티라는 단어가 개인적으로 더 다가와서 이렇게 표현하기로 한다.)
나는 변한 것이 없는데 사회적 아이덴티티가 변함으로 인해 사회에서의 위치가 바뀌고 요구되는 것이 바뀌며 놓여지는 상황이 바뀌게 된다. 여기에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나는 전혀 변한 것이 없는데 나 역시 이것을 잊고 변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개인에게 끼치는 영향력을 실로 놀랍다.


학생에서 학교 밖 청소년이 되는 일, 대학생이 되는 일.
한 사람이 취준생에서 취업자가 되는 일, 취업자에서 실업자가 되는 일.
미혼에서 결혼으로 옮겨가는 일, 결혼에서 이혼으로 옮겨가는 일.
아이가 생기면서 이전에는 없었던 엄마, 아빠라는 호칭이 생기는 일.
거래처에 따라서 갑의 위치가 되었다가 을의 위치가 되는 일.
가르치는 역할에서 배우는 역할에 서 있는 일 
등등 무수히 많은 역할을 건너가면서 사회적 아이덴티티가 달라진다. 그리고 그것에 의해 스스로를 판단하거나
이전에는 없던 열정과 자유가 생기거나 좌절과 무기력이 발생된다.
생각해보면 얼마나 놀라운가. '나'라는 존재는 변한 것이 없는데 사회적으로 부여한 어떠한 것이 내게 왔다고 해서 '나'라는 사람이 전혀 달라지는 것으로 수용하는 방식은 생각할수록 공포에 가까운 두려움이 생긴다.
그래서, 이런 변화의 순간에 정신 차려야 할 것은 나는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라는 존재는 그대로이고 
여전히 온전하며 소중하고 가장 우선순위에 놓여야 하는 그 위치를 망각하지 않기를 기대한다.
때론 사람들이(혹은 대부분이) 사회적 아이덴티티가 '나' 자신인 줄 알고 실수와 포악을 저지르는 경우가 있다.
때론 사람들이(혹은 대부분이) 사회적 아이덴티티가 '나' 자신인 줄 알고 자책과 나락으로 몰입되는 경우가 있다.
사회적 아이덴티티에 '나'를 온통 맡기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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