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당신은 지금 어떤 사랑을 하고 있습니까?"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당신은 지금 어떤 사랑을 하고 있습니까?" - 착한책가게
"당신은 지금 어떤 사랑을 하고 있습니까?" -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영화가 나에게 하는 질문들.
첫 번째 질문, 사랑은 어떻게 찾아오는가?
동네 주차요원 다림은 사진관 주인 정원에게 관심을 갖게 됩니다.
사진 인화를 기다리며 아이스크림을 나눠 먹었을 때부터였을까, 아니면 소파에 앉아 선풍기 바람을 나란히 쐬던 때부터였을까?
정확한 시점은 알 수 없지만 어느 순간부터 둘은 서로에게 마음이 기울어갑니다.
사랑의 감정을 느껴본 사람이라면 아마 알 것입니다.
사랑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기도 하지만, 어느 순간 천천히 깨닫게 되기도 하지요.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주인공 정원은 이렇게 찾아온 사랑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지도 밀쳐내지도 못한 채 곧 다가올 인생의 마지막을 준비합니다.
두 번째 질문, 영화의 배경은 왜 사진관일까?
사진을 찍는 순간, 우리는 영원히 그 순간에 머뭅니다.
그래서 사진은 '과거의 추억'이기도 하지만, '영원한 현재'이기도 합니다.
가족들 몰래 영정 사진을 찍으러 사진관에 온 할머니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 사진 예쁘게 찍어줘야 해. 이거 제사상에 놓을 사진이야."
할머니가 돌아가시면 그 모습 그대로 제사상에 놓여 자신과 손주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겠지요.
이 영화에서 '사진'은 '영원한 현재'를 의미합니다.
그래서 정원이 죽고 난 뒤, 혼자 사진관을 찾은 다림은 사진관에 전시된 자신의 사진을 보며
자신을 향한 정원의 사랑을 확인하게 됩니다.
두 사람 모두 서로에게 보고 싶다, 좋아한다, 사랑한다 말로 표현하지 않았지만
한 장의 사진을 통해 정원은, 다림을 자신의 마음 속에 소중히 담아두었음을 고백한 것입니다.
그래서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다림은 정원의 사랑을 확인하고 자신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세 번째 질문, 영원한 사랑은 가능할까?
이 영화에서 '사진'과 '죽음'은 모두 '영원한 현재'를 의미합니다.
정원은 사랑이 변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지금의 감정이 영원할 거라고 믿지 않습니다.
하지만 죽음을 통해 그 사랑이 영원히 현재에 머물게 되었다는 것을 압니다.
사랑을 하고 있는 동안 맞이한 죽음은 그때의 사랑을 영원히 간직하게 해줍니다.
인생의 절정과 같은 시기에 세상을 떠나야 했지만
한 여름의 크리스마스 같은 사랑을 선물 받았던 주인공 정원은 다림에게 다음과 같이 편지를 씁니다.
내 기억 속의 무수한 사진들처럼, 사랑도 언젠다는 추억으로 그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습니다.
당신만은 추억이 되질 않았습니다.
사랑을 간직한 채 떠날 수 있게 해준 당신께 고맙다는 말을 남깁니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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