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들2

시집『버찌의 스물여섯 번째 도서관』중에서

by 부불리나

휴일들2



악 악 음악을 쓰다가 목이 쉬는 사람들

도끼눈을 뜨고 수목원에 가는 사람들

다 쓴 요일을 씻어서 반납하면

살림충전금 50점을 적립할 수 있다

요령을 들었다 놨다 눈치근이 불거진 사람들

조이는 건지 푸는 건지 알 수 없는 전동 드릴 소리

너무 많이 걸어놓은 희망 때문에

옷걸이가 쓰러진다

눈에 띄지 않을 만큼만 행복해지는 사람들

매일 다른 숟가락으로 하루를 긁고

지구를 살릴 용기는 텀블러에 담는다

사랑은 선풍기 날개!

전기가 들어올 때만 돌아간다

자신이 없어서 자신을 입양하는 사람들

본다는 건 눈동자에 기회를 몰아주는 일

아침에 읽은 문장이 비문증을 따라다닌다

깨진 것과 깨뜨린 것의 차이

버려진 화분에서 머리카락이 자란다

원하는 밝기의 태양을 창문에 붙이고 하루를 연다

마주르카를 탄 남녀가 신나게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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