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버찌의 스물여섯 번째 도서관』중에서
신들은 바위로 된 신발을 돌려가며 신는다
신발이 무거워서 잘 돌아다니지 않는다는 뜻
밤마다 혼인색으로 변하는 나무는
나무랄 만한 구석이 많다
놀란 듯이 잠들고
죽은 듯이 깨어나는 건강의 비결이란
이런, 이미 다 말해버렸네
아프리카대머리황새는
홍학을 잡아먹을 때 붉은 머리카락이 난다
설탕 무첨가 무설탕 첨가
어느 쪽이 더 달달할까
기분마다 색깔을 바꿔 끼우는 그림자
삶의 크기를 고양시키기 위해
죽음으로 뛰어드는 이야기
아닙니다 삶은 문고본이 아닙니다
공중화장실과 공중전화기의 공통점은
대합실을 지나 대화합의 길로 간다는 것
필사적인 몸짓은
멀리서 보면 왜 춤처럼 보일까
비극을 쥐어짰더니 웃음소리가 흘러나온다
알게 된 사실을 덮어두기 싫어서
사전은 펼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