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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주해 May 20. 2018

시내버스에 안전벨트가 없는 이유

매일 아침, 저녁 출퇴근 시 이용하는 버스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다. 더는 들어갈 수 없을 것 같은데도 억지로 밀고, 밀어 타야지만이 출근 시간에 맞출 수 있다. 제대로 서있기도 힘든데 버스는 아랑곳하지 않고 무리하게 끼어들고 급정거, 역주행 등 우리의 출퇴근 시간을 위험천만하게 만들고 있다. 그런데, 왜 시내버스에는 안전벨트가 없을까?



시내버스에는 안전벨트가 없다

출퇴근 시간만 해도 정원 초과 상태로 달리는 시내버스에는 알다시피 안전벨트가 없다.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 제27조, '시내버스(마을, 농어촌버스 포함)에는 안전벨트를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는 시내버스의 공간적 특성에서 비롯됐다. 서서 가는 사람들에게 안전벨트를 전부 채울 수 없고, 안전벨트를 착용할 수 있는 좋은 방법도 없다.




정류장 사이, 단거리 교통수단

버스 정류장 사이 거리는 400~800M로 짧은 편이다. 막혀서 그렇지 생각보다 가까운 거리다. 조금 멀리 간다 해도 1km를 거의 넘지 않는다. 정류장 사이를 이동하는 동안 버스는 신호의 통제를 받는다. 그리고 다른 차량보다 빠르게 달리지 않아 대형사고 위험률이 낮다. 그런 이유로 안전벨트의 필요성도 낮아진다.


또한 한두 정거장 이동해야 하는데 안전벨트를 착용해야 한다면 승하차 시 불필요한 시간만 낭비하게 된다. 승객이 좌석에 앉을 때까지 기다렸다 출발하는 버스 기사님은 생각보다 드물다.



버스는 크고 무겁다

버스는 크고 무겁다. 그래서 일반 승용차보다는 안전하다. 차의 질량은 운동량에 비례하기 때문에 버스가 도로 위에서 버스보다 작은 차량과 충돌하더라도 큰 피해를 입지 않는다. 반대로 버스와 충돌한 승용차 또는 작은 차량은 큰 피해를 입는다. 물론 버스가 과속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비용 때문일 수도 있다

시내버스에 벨트가 추가되면 그만큼 버스의 생산비용이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위와 같이 버스의 안전벨트가 승객의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버스의 생산비용이 증가하게 되면 결국엔 버스비도 오른다.




좌석제 도입의 실패

좌석에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안전벨트를 착용하게 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하지만 서 있는 사람들에게 안전벨트를 매게 할 방법에는 마땅한 게 없다. 


불과 몇 년 전인 2015년에는 광역버스 좌석제를 도입한 적이 있다. 안전을 위해 입석을 없애고 전면 좌석제를 운영했다. 하지만 버스 운영 횟수를 늘리지 못했고 탑승 가능 인원이 줄어들어 엄청난 혼란이 됐었다. 그로 인해 한동안 버스를 이용해야 하는 많은 사람들이 불편함을 겪었다.


이와 같은 문제로 시내버스에 안전벨트를 설치하는 것은 여러 어려움에 부딪히고 있다.




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교통사고

버스를 이용하다 보면 크고 작은 사고 위험에 노출된다. 때로는 '내 목숨은 안중에도 없나, 대체 왜 이러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버스 기사의 과속, 신호위반, 역주행 등으로 많은 승객들이 고통받고 있다. 다시 말해 기본적인 안전운전 수칙 조차 잘 지켜지지 않는다.



실제로 시내버스가 아무리 안전하게 운전한다고 하더라도 다른 차량에 의한 사고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경남 창원의 정류장에서는 앞서 정차하고 있던 시내버스를 다른 시내버스가 충돌했고 그 사고로 두 버스 승객 13명이 경상을 입었다.


또한 전북 정음의 교차로에서는 시내버스와 25톤 덤프트럭이 충돌, 운전자와 승객 8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2016년 거제시에서는 출근길 시내버스 두 대가 충돌해 승객 30명이 다친 사고도 있었다. 하지만 큰 이슈가 되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기사를 통해 안타까운 사고 소식을 접한다. 하지만 내일도 모래도 유일한 교통수단인 버스를 하는 수없이 이용해야 한다. 마땅한 대체 교통수단도 없다. 혀를 차지만 어쩔 수 없이 이용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언제까지 운수업계 탓만 할 것인가?

이미지 출처 : flickr


전문가들은 '시내버스 특성상 대형 사고 노출 위험이 비교적 낮기 때문에 안전벨트 도입의 필요성도 낮다.'라고 한다. 사실 안전벨트보다 더 안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버스 기사분들에게 안전운전 교육을 강화하고, 난폭운전을 막을 실효성 있는 대책이다. 또한 근본적으로 과속 등을 유발하는 현행 운수업계 문화 개선이 먼저 뒷받침되어야 한다.




버스 이용하면서 불편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남겨주신 댓글들을 취합해서 차트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도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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