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자해공갈?!

속 시원하냐?

by 삼또깡a

#퇴사일기
어느 직장이나 직원에게 애사심과 책임감, 사명감을 종용하지만 나의 직장은 사회복지 계열의 비영리법인이라 유독 심했다. 공과 사의 구분은 점점 희미해지고 이제 3년차인 내게, 바로 위 사수인 국장(20년차)의 퇴사는 큰 부담이었고 일부러 발목을 잡지 않기위해 버텼지만 모든 일이 내게 쏟아졌다. 일뿐인가 그의 사명감과 책임이 내게 추가로 부여되었다. (그들은 아니라 우기지만 내가 느끼는 부담은 그럼 어디서 온것인가?) 내 그릇에 담을 수 없는 일임에도 이 '조직'이라는 필터로 보면 그저 내가 부족할뿐이었고 나 또한 그랬다. 하지만 퇴사를 결심하니 자기비판과 죄책감위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월요일에 사직서를 제출했는데 윗선은 내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고 자기 변명만 늘어놓고 바뀔 것 없이 말로만 포장한, 그 알량한 제안들을 생각해보라했다. 잠시 혹하는 내가 있었지만 ... 남을 위해 일을 한다면서 독선에만 갇혀 정작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윗선들의 이율배반적인 모습들에 실망했고 결국 오늘 두번째 면담에서 퇴사 의사를 밝혔다. '인수인계는 한달', 이것이 내 도의적 책임이었다. '연차는 다 쓴다', 이것은 내 권리였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그들이 자신들의 배려이자 권한으로 내게 부여하는거고, 이마져도 먼저 나불댄 내가 건방지단 식이었다.
결국 말이 통하지 않겠다 싶어서 그간 나를 정신적으로 공격했던 상사, 나의 업무뿐아니라 나의 삶과 나라는 인간 자체를 두고 널 키우고 싶다라는 명목하에 멋대로 날 재단하려한 이들을 공격하며, 난 자해공갈을 했다 ㅋㅋ
울며불며 내 머리를 쥐어뜯고 때리며, "내가 이지경이 됬는데 속시원하냐고 더 노력해주냐고 더 남아서 노력해주길 원하냐." 하니 드디어 날 순순히 놔주려하더라. 이리 미친걸 보여주니 내가 원하는 대로 퇴사절차를 밟도록 해줬다.
퇴사에 대해 할말이 많지만 더 떠올리고 싶지 않을 것 같으니... 이리 길게 쓰면 아무도 안 읽을 것 같으니... 여기까지 이대로 봉하고 싶다.
그냥 나한테 잘 싸웠다하고 싶다.
더럽지만 마무리는 끝까지 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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