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리차르의 황금사원이 똥처럼 다가왔다.
듣던대로 화려했다, 암리차르의 황금사원.
유랑하며 탁발하던 구루(종교적 지도자)를 받들어, 전세계 순례자들에게 무료 숙식을 제공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시설도 그정도면 깨끗했고 (내 기준),
바나나 케익같던 부서지는 떡도 맛있었다.
문제는 나였다.
맥간에 더 있고 싶어서 미루고 미루다가
추운 날씨와 우박 탓에 감기가 더 심해져버려서, 그 김에 길을 나섰던 차였다.
멍청이 같은데, 몸이 안좋으면 말도 안되는 선택을 하게 되더라.
이게 처음은 아니다.
어쨌든, 로컬만으로 히말라야 끝자락을 빙빙 돌다가
암리차르에 도착해선 그대로 뻗었다.
흔히들 말한다.
여행은 돈이 있을 때, 시간이 생길 때 하는 것이 아니라,
걸을 수 있을 때
애초에 강철체력이었던 과거는 없지만, 꽤나 여러번 이 말을 절감한다.
다른 여행자를 보며, 나를 보며.
몸이 안좋으니까 아무것도 하기 싫고, 짜증은 있는대로 부렸다.
괜히 암리차르에까지 부렸다.
친절해도 사길쳐도 멋있어도 더러워도,
뭐가됐든 마음에 드는 게 있었을까.
다음날 바로 짐을 싸서 파키스탄 국경을 넘었다.
진짜 하, 별.
맥간-암리차르-훈자에 이르는 2박3일 먼 길을 가장 컨디션이 바닥일 때 가게 됐다.
이날 쓴 일기는 온갖 종류의 욕으로 도배가 돼 있다.
건강하자.
집에 가면 꼭 운동해야지. 그래서 건강한 돼지가 될 테야.
'돈을 벌기 위해 건강을 잃고
건강을 찾기 위해 그 돈을 다 잃고
불확실한 미래를 염려하느라 현재를 놓치고
그래서 결국은 현재에도 미래에도 살지 못하고
결코 죽지 않을 것처럼 살다가
결국은 살아본 적이 없듯 무의미하게 죽어가는 것'
마음의 눈으로 보면 연관성이 보이는, <신과의인터뷰>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