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의 짜이

[에필로그] 짜이에 담긴 그 날들의 기억

by 쏠SOL



인도랑은 또 다른 느낌으로,


설탕을 숟가락 듬뿍 세 번 쯤 부어 낸 짜이가 그리운 밤이다.


이글네스트 (독수리 둥지)정상에서도 우린 짜이를 마셨다.


파키스탄을 생각하면,
늘 부어있던 눈을 부비면서 두 층 계단을 올라가선
주문이라기보다 차라리 잠꼬대라 할만한 투로 중얼거리던 내가 보인다.


'살로만, 엑짜이 슈가짜이 슈가슈가'

(살로만, 짜이하나주세요. 설탕짜이. 설탕많이요.)




뜨끈한 잔을 받아들고 그저 라카포시가 보이는 계단틀에 아무렇게나 앉으면 흐드러진 벚꽃이 그냥 보였다.

정말, 그냥.

내가 지금 어디있는거지, 인간세상맞지, 싶던 풍광들을 보고선
두 눈을 괜히 꿈뻑꿈뻑하면서 잠을 깨곤 했다.




뜨끈한 주전자 안에 가득, 두 세 번에 나눠먹어야 끝이 보일만큼 꾹꾹 눌러 담아주는 짜이
짜이를 들고 나와 앉아있던 계단. 거기서 바라보는 우리집 뒷산 '라카포시'





아. 먹고싶다.


훈자피자

하나언니가 담가준 양배추김치

윤이라고 부르랬던 오라버니가 만들어준 파전

영수랑 아침에 가서 먹던 스낵바 사모사

가죽같이 질겨서 뱉어낸 게 더 많았던 염소고기꼬치


그리고,



짜이짜이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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