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과 영생

데모도 ep46

by 글짓는 목수

"야! 일어나!”

“엇! 여기가 어디예요?”

“어디긴 어디야? 내 밭이지”

“예? 근데 내가 왜 여기 있죠?”

“그건 내가 물어볼 말인데? 넌 왜 남의 밭에서 쳐 자빠져 자고 있냐?”

“어랏!? 내 갈비뼈가 멀쩡하네 어떻게 된 일이지? 갈비뼈가 부러진 줄 알았는데...”

“무슨 소리야 어서 일어나!”

“아니 근데 나보다 나이도 한참 어려 보이는 것 같은데 왜 자꾸 반말이세요?”

“뭐? 그런 넌 몇 살인데?”

“나 올해 마흔인데요.”

“마흔? 하하하 야! 난 올해 400살이야”

“어쭈! 야~ 이 자식아! 어디 어린 녀석이 어른을 가지고 놀려고 들어? 기껏 돼봐야 중학생쯤 되어 보이는구만”

“중학생? 그건 뭐냐?”


택건이 잠에서 깨어났을 때는 알 수 없는 숲 속의 흙바닥에 누워 있었다. 그리고 아랫도리에 누런 천 조각을 같은 걸 걸친 젊은 청년이 그 앞에서 서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 모습이 왠지 낯설고 이상했다. 주변을 둘러봐도 그 많던 인파들은 온 데 간데없고 시드니의 화려한 도시 풍경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주변은 황량한 논밭만 펼쳐져 있었다. 택건은 안 그래도 낯선 환경 때문에 어리둥절하고 있던 차에 젊은 남자애의 예의 없는 반말에 적잖이 기분이 상했다. 택건은 일단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보려 핸드폰을 찾았다.


“어랏? 뭐야? 내 핸드폰? 뭐야 아무것도 없잖아?”


택건이 정신을 차리고 핸드폰을 찾으려 했을 때 비로소 자신이 어떤 소지품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더 황당한 것은 자신이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알몸으로 흙바닥에 누워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아무것도 입지 않았는데 옷을 입은 것 같이 춥거나 허전한 기분이 들지 않았다.


“어이! 저기요 내 핸드폰이랑 옷 못 봤어요?”

“핸드폰? 그게 뭐야?”

“뭐긴 뭐예요? 스마트 폰 말이에요, 갤럭시인데 못 봤어?”

“갤럭시? 그건 또 뭐야? 왜 자꾸 이상한 얘기만 하지?”

“아놔! 짜증 나네”


그 청년은 마치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처럼 택건이 말하는 단어들을 죄다 알아듣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제야 택건은 지금 자신이 살던 세계가 아닌 어떤 다른 세계에 와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하늘을 쳐다보니 구름 한 점 보이지 않았다. 하늘이 유난히도 파랗다. 하늘인지 바다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그때 택건의 배에서 ‘꼬르륵’하는 열량 공급요청 신호를 보내왔다.


“난 하나님이 시킨 일 때문에 이제 배를 만들어야 해서 가볼게, 올해는 농사도 못 짓고 뭐 먹고살아야 할지 참... 앞날이 깜깜하다, 갑자기 왜 배를 만들라고 하는 건지… 그것도 농부인 내가 무슨 목수도 아니고 휴~”

“자~~ 잠깐! 배? 배를 만든다고? 내가 목수일을 배워서 그쪽 일을 좀 도와줄 수 있을 거 같은데… 먹을 거랑 입을 것 좀 주면 내가 같이 도와줄게”


택건은 혼잣말로 궁시렁 거리는 청년을 다시 불러 세웠다. 택건은 자신이 목수라고 얘기하니 그제야 그 청년은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택건에게 급 관심을 보였다.


“진짜? 너 목수야? 정말 잘됐다. 도와주면 나야 정말 고맙지”

“근데 넌 이름이 뭐야?”

“난 노아라고 해”

“노아? 어디서 많이 들어본 거 같은데... 어디서 들었더라...”


그렇게 택건은 노아를 도와 배를 만들기 시작했다. 택건은 자신이 살던 세계가 아닌 어느 먼 과거로 온 것이라 생각했다. 일단 며칠을 굶은 듯한 주린 배를 채워야 했다. 그래서 일단 노아에게 부탁해서 일용할 양식을 얻었다. 그 대가로 그를 도와서 일을 하기 시작했다. 근데 노아가 얘기한 배는 택건이 생각하던 그런 배가 아니었다. 노아는 정말 무슨 30만 톤쯤 되는 VLCC급 벌크선을 만들 모양이었다. 그가 배를 만들려고 밀어놓은 땅이 축구장 세 개쯤은 들어갈 만한 넓이였다.


“헐! 이렇게 많은 나무를 다 베었어?”

“응, 내가 이 나무들 다 베는데만 3년이 넘게 걸렸어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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