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모도 ep50
[You got matched!] (매칭이 성사되었습니다!)
택건은 핸드폰에서 울리는 알림 소리에 화면을 들여다봤다. 얼마 전 택건은 가인의 추천으로 이성 만남 데이팅 어플을 깔았다. 가인은 호주에도 만남 어플로 이성을 만나는 사람들이 꽤 많다고 했다. 연고도 없이 호주에 혼자 온 워킹이나 학생들이 많다 보니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이성을 찾는 방법으로 온라인 어플을 통한 만남과 커뮤니티를 많이 이용했다.
택건도 처음 호주에 온 이후, 호주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인맥도 없었기에 카톡에 있는 시드니 지역의 오픈 채팅방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대면 없는 온라인의 인간관계를 만들어 갔다. 그들과 직접적인 관계는 아니지만 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홀로 된 해외 생활에 서로에게 동질감에서 오는 위안이 되는 듯했다.
걔 중엔 좀 더 빨리 자신의 솔 메이트를 찾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은 소개팅 어플을 통해 복잡한 과정과 모호한 단계를 생략하고 조건이 맞는 이성을 만나 외로움의 허기를 달래고 좀 더 빨리 진지한 관계로 나아가고자 했다. 가인도 중국계 건축 회사에서 일할 때 젊은 중국인 워커들이나 외국에서 온 워커들이 어플을 이용해서 여자들을 만나고 다니는 모습을 많이 봤었다. 대부분 가벼운 만남을 위해 이용하긴 했지만 간혹 괜찮은 이성을 만날 수도 있었다. 가인도 호주에 왔을 초창기 이성 만남 어플로 여자를 몇 번 만나보곤 했었다. 물론 진지한 관계로 발전하지는 못했다.
"나도 한 번 만나볼까?"
“그래요 형님! 형님은 중국어도 되니까 선택의 폭이 넓잖아요, 어플에 올라오는 여성들 중에 중화권 여자들이 엄청 많아요. 전 영어도 잘 안 되는데 만나니까 대화가 너무 힘들더라고요. 채팅이야 뭐 번역기 돌려서 어떻게 하겠지만 만나서 이성 간에 감정 교류를 영어로 하는 게 쉬운 게 아니더라고요”
택건은 외국어를 능력을 올리는 가장 빠른 방법은 이성을 만나는 것이라는 것을 익히 잘 알고 있었다. 그가 중국어를 원어민 수준처럼 자연스럽게 구사할 정도가 된 것도 대학교 유학시절 중국 여자와 연애를 했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다. 특히 여자의 언어 구사력이 남자들보다 뛰어나고 어휘량도 풍부하고 발음도 정확한 편이라 외국 여자 친구를 사귀게 되면 외국어 실력이 빠르게 향상된다. 그건 진리와도 같았다.
영어권 나라에서 산다고 영어실력이 자연히 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가장 큰 착각이다.
택건은 호주에 온 이후 좀처럼 늘지 않는 영어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한인들이 많은 곳에 어울려 사는 데다가 하는 일 또한 한인들과 어울리다 보니 영어를 듣거나 말할 일이 거의 없었다. 한국이나 별반 다를 게 없는 생활이었다. 가끔씩 자신이 한국에 있는 건지 호주에 있는 건지 헷갈릴 정도였다. 중국어를 배울 때는 한류 덕분에 중국사람들의 호의적인 태도로 어딜 가나 부족한 중국어라도 잘 받아주곤 했지만 이곳은 상황이 달랐다. 오지(Aussie) 사람들은 영어를 못하는 동양인은 몇 번 말하고 알아듣지 못하면 그냥 무시해 버리기 일쑤였다. 또 동양사람들이 못 알아듣도록 일부러 오지식 영어를 쓰는 경향도 짙어 그들과 어울려 영어를 듣고 말할 기회를 가지기가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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