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합리화의 모순

데모도 ep58

by 글짓는 목수

"행님도 뭐 여기서 더 살아 보시면 아실껍미다.”

“어쭈 이제 공자 앞에서 문자 쓰는거냐?”

“하하 행님, 공자고 맹자고 부처고 간에 돈 없으면 어디 가서 대접 못 받습미데이”

“진짜 돈 좀 벌었나 보다 너?”

“돈 생기니 사람들 대우가 다르긴 다르데요, 뭐 여자들도 그렇고”

“오~ 너 여자도 생겼냐?”

“뭐 세상에 널린 게 여자 아입니까? 하하”

“와, 너한테 이런 말도 다 듣고 참 오래 살고 볼일이다”

“남자들한테는 돈이 의리고 여자들한테는 돈이 사랑입니데이, 가시네들도 겉으로 사랑, 사랑 씨부려 싸도 돈 없음 다 나가떨어지는 게 지들이 말하는 사랑아입니까? 그래서 남자는 죽어라 돈을 벌어야 하고 여자는 돈이 사랑인 줄 알고 살아가야는 거 아입니까”

“야~ 돈 있는 놈 옆에 붙어 있는 여자가 진심이겠나?”

“그럼 저는 뭐 진심이겠습니까? 하하하, 인생 한 번 뿐입니데이 형님! 폼 나게 살아야 되지 않겠습니까?”

“와~ 가인이 마이 바뀟네”

“변해야 살아남는 세상 아이겠습니까?”

“하하하 말도 청산유수여!”

“돈이 입에 힘을 실어주데요 하하, 행님! 나중에라도 생각나심 언제라도 한번 연락 주이소”


가인은 언제 만들었는지 금색으로 반짝이는 얇은 플라스틱 명함을 내밀었다. 거기에는 [OK 픽업]이라는 상호와 함께 ‘Director Manager Cain Lee’라는 자신의 직함과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그리고 명함 뒤쪽에는 “We can do anything for you” 글귀가 중앙에 새겨져 있다.


“와 뭐, 이거 콜택시 회사 명함치고는 너무 화려한 거 아니가?”

“행님! 비즈니스는 보여주기 아닙니까 하하하”

“아이고, 너도 수호랑 같이 댕기더니 닮아가냐?”

“저는 수호 행님이랑은 이제 질적으로다가 다르죠잉.”

"아주 그냥 지랄을 쌈을 싸서 드시는구먼, 뭐 어쨌든 그래도 내 생각해 줘서 고맙 데이"

"뭘요, 외노자(외국인 노동자)끼리 돕고 살아야죠 하하"

"그래 맞네. 외노자 하하하"

"어랏! 수호 형님 이리로 올 것 같은데요"

가인은 수호가 콜택시 일을 하다 둘이 있는 식당 근처에서 손님을 내려주고 대기 중이라는 문자를 받았다. 마침 저녁 시간이었다. 수호는 일하던 도중 밥도 안 먹고 해서 둘이 이 근처에 있다는 소식을 가인에게 듣고 찾아왔다.

"오! 둘이서만 좋은 거 먹는 거가?"

"어! 왔나? 앉아라, 우리도 좀 전에 시작했다."

"수호 행님, 오늘 콜 좀 있어요?"

"뭐 니 만큼이나 있겠나? 다 알믄서 뭘 물어보노?"

"하하하, 오후 매니저가 콜 좀 많이 안 주데예?”

“니가 말 좀 해주라, 금마 그 어린놈이 와 그래 싸가지가 없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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